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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것은 다 너를 닮았다 - 개정판
김지영 지음 / 푸른향기 / 2023년 3월
평점 :
아, 내가 잠을 참 오래 잤구나.
꿈이었을까.
내 안의 감정 속 민낯을 드러내는 건 쉽지 않다. 더군다나 간결하고 명료하게 서술하는 일은 더더욱 그렇다. 오랜만에 그런 에세이를 읽었다. 빙빙 돌리는 말 없이, 마음을 내려놓고 조용히 읽을 수 있는 글이다.
비행기를 타고 외국에 나갈 첫 경험이 두달 남짓 남았다. 비행기표와 숙소를 예약해놓고도 약간의 두려움은 여전하다. 아무리 P라도 나는 덜컥 뉴욕행 비행기를 끊을만큼 대담하진 못할텐데, 행복이 너무나 절실할 순간에는 용기가 생기나보다. 책은 마치 첫 여행의 설렘과 두려움이 공존하며 균형을 이룬다.
'고된 것을 감수하고, 힘든 것을 버텨낼 원천은 어디에 숨어있을까. 이 여행이 끝나면 과연 나는 일상에 무너지지 않을 힘을 갖게 될 수 있을까.'
여행이 '배움'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는 말에 동의한다. 모두의 목적은 다르니까. 책 속 말대로 쳇바퀴 같은 일상을 살다 '종종 말랑해지기 위해' 가는 게 바로 여행의 가장 큰 목적이 아닐까 생각한다.
공항에 갈 날이 기다려진다. 비행기 창문 너머로 보일 세상은 어떨지, 상상과는 많이 다를지도. 나는 과연 어떤 감정을 느끼게 될지 상상해본다.
고된 것을 감수하고, 힘든 것을 버텨낼 원천은 어디에 숨어있을까. 이 여행이 끝나면 과연 나는 일상에 무너지지 않을 힘을 갖게 될 수 있을까. - P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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