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온 산에 참꽃이다! - 이호철 사계절 동화 : 봄 ㅣ 살아 있는 글읽기 5
이호철 지음, 박소정 그림 / 고인돌 / 2012년 4월
평점 :

오랜만에 참 다정한 책을 만났다.
한국정서가 두드러진 부드럽고 온화한 삽화가 인상적인 책..
우리애가 절반이나 모르는 말로 되어 있는책..
자상하게 주석도 달려 있지만 우리애는 사투리 읽기에도 버거운거 같다.
그래도 재미있다며 흉내내고 깔깔거린다.
오히려 내가 옆에 앉아 일일이 참견하게 되는 책이다.
'너 소꼴이 뭔줄 알어?'
'너 화전이 뭔줄 알어?'
그래도 전에 유치원에서 제비꽃 화전은 만들어본 경험이 있나보다.

내게도 생소한 말..참꽃
그저 진달래면 진달래,철쭉이면 철쭉이라 알지..참꽃, 개꽃 하는구나
나도 배워가면서 오히려 내가 푹빠져서 책을 봤다.
재미있게도 등장인물은 호철이다. 지은이 이호철..
나보다도 조금더 오래전..아니 우리 아이들의 할아버지,할머니 어린시절의 향수를 고스란히 묻어나온다.
그 아련한 그리움이란 잃은걸 아는 사람들만 느낄수 있는 감정일 것이다.
우리 아이들은 슬프지만 나와는 조금 다른 느낌일것 같다.
다른 나라 이야기처럼 생소하고 그저 호기심이 생기는 이야기..
그래도 저희들이 아는 말이나 느낌이 생겨나면 그렇게 아는채 하며 참견하고 물어온다.

이 책에는 세편의 이야기가 마치 수필같이 쓰여있다.
<온산에 참꽃이다><광수야, 소꼴 뜯으러 가자><살구가 익을 무렵>
같은 배경, 같은 등장인물들...말그대로 작가가 자신의 어린시절 고향이야기를 옮겨온 것이다.
참꽃을 따먹고 교실에가서 꽃병에 서로 넣으려다가 다투고..진달래 전설이 그렇게 많았나 새삼스럽다.
소꼴로 쑥도 뜯어 먹이는 지도 몰랐고 낫던져 꼴따먹기하다니 지금같으면 위험하다며 사레칠일이
아이들의 재미난 놀이가 되어 있다.
그 시절 그렇게 어려운 살림들에도 어떻게 그렇게 인정이 넘쳐나는지 보는내내
마음 흐뭇해지는 따뜻함이 느껴졌다.
다음번에 애들 할아버지를 뵈러가면 이책 얘기를 하면서 넌지시 옛날 이야기를 한번
들추어 보는것도 애들 정서에 참 좋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