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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은 하늘, 이제 그만 - 환경이야기 (물) ㅣ 노란돼지 창작그림책 15
이욱재 글.그림 / 노란돼지 / 2012년 3월
평점 :
"엄마, 더러워..기린 오줌으로 씻는데..!"
놀란듯한 아이의 외마디 말에 왜 나도 모르게 울컥해 버렸을까?
"그 애들은 기린 오줌도 고마운 곳에 살고 있으니까 그렇지..먹을 물도 없는데 씻을 물이 어딨어?
너 물안먹구 얼마나 참을수 있어?"
나도 모르게 약간 퉁명스레 목소리가 나간것 같다.
"알어..물이 부족하니까 아껴써야 한다고.." 애는 기분나쁜듯, 또 짐짓 잘아는척 ....하지만 배운대로 앵무새 처럼 말하고 있었다.

선명한 노란색 표지라서 피부색이 검은 아이의 그림이 더욱 도드라져 보인탓인지
그 표정이 한참을 뇌리에서 사라지지 않고 있었다.
아이들이 저마다 학교에,유치원에 가 있을때 책을 받아서
난 별다른 생각 없이 애들에 앞서 책을 펼쳐보았다.
처음엔 별다를것 없는 우리의 일상들이 그려졌다.
그리고 나서는 대조적인 삶을 사는 아이들이 담담한 어투로 생활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물이 있는 웅덩이까지는 걸어서 3시간이 넘게 걸려.
…
웅덩이의 물이 점점 더러워지는 것 같아.
그래도 이런 웅덩이라도 있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

애들 동화로만 여기고 있었는데..
그만 코끝이 찡해지고 안타깝게 여겨졌다.
'나도 다~..배운건데....'
애들이 내가 느낀대로 느낄려나 궁금했다.
그런데 책펴들고 얼마안되 그런말을 하니 잠깐 울컥했던것 같다.
7살,8살 애들은 천천히 책을 읽고 공감이 안되는 부분을 나와 많이 얘기했다.
처음에 그저 기린 오줌에 씻는게 충격적이였던 애들은
오염된 물에 하늘나라에 간 친구얘기에 슬퍼하고, 전쟁얘기에 걱정하기 시작했고
'르완다'의 '자말'이라는 아이에게 <희망편지>를 써야 하는 8살 큰애와는
꽤 큰 공감대를 가지고 많은 이야기를 해 볼수 있었다.
'르완다'도 '아리안'이 사는 '수단'처럼 물분쟁 국가라고,또
항상 전쟁의 위험이 있고 '자말'의 부모도 병에 걸려 죽었고 한명은 죽어간다고..

낯선 세상의 얘기 같이 동떨어진 느낌이 들던 내용은
차츰차츰 애들에게나 나에게나 가슴 한켠에 깊이 파고들어왔다.
아이들은 '자말'에게 처럼 '아리안'에게도 편지를 쓰겠다고 한다.
'물을 갖다주고 싶어..'
보낼수 없는 편지는...아니 너무나 보낼데가 많은 이 편지는
수많은 '아리안'이 기다리고 있을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