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투를 자른 사무라이 - 조선과 일본의 엇갈린 운명
이광훈 지음 / 따뜻한손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대략 1853년 구로후네의 내항부터 1905년 을사조약까지 일본의 근대화를 다룬 책이다. 중간 중간 당시 조선의 상황은 어땠으며, 조선의 권력층과 식자층은 비슷한 기회가 왔을 때 어떻게 행동했는지가 비교된다. 고유명사가 너무 많이 나오고 한정된 분량에 이것저것 최대한 담아야겠다는 저자의 욕심 때문에 앞부분을 읽기가 버거운데 중반부터는 수월해진다.

  일본이 근대화에 성공한 비결이나, 조선이 실패한 이유에 대한 분석은 그냥저냥 고개를 끄덕거릴 수준이다. 그보다는 한일 양국의 문화나 태도에 대해 비판하는 대목이 통렬하고 적확해서 무릎을 치게 된다. 책은 일본의 근대화 과정을 무조건 긍정하지도 않고, 한국의 상황을 애써 변명하거나 비하하지도 않는다.

 《바람의 검심》 ‘추억편’ 주요 배경인 ‘금문의 변’에 대해서도 책에 한 대목이 나와 반가웠다. 신선조(신센구미)에 대한 저자의 평가는 이렇다. “확고한 이념이나 주관도 없이 그저 이름을 한번 떨쳐 보기 위해 살상을 저지른 그들의 악행이 지금은 영웅적 행태로 소설이나 만화를 통해 부활하고 있다.” 그런데 ‘미부의 늑대’라는 표현은 만화가의 창작이 아니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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