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아플 땐 불교심리학
잭 콘필드 지음, 이재석 옮김 / 불광출판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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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리학이라고 하면 서양에서 생겨났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프로이트, 아들러, 융.. 그런데 이미 동양에서는 불교라는 심리학이 이미 높은 수준으로 밝혀졌습니다. 마음에 대한 과학적인 원리가 불교에 이미 담겨 있다는 의미입니다.


  저는 대학원에서 상담심리학을 전공하면서 본격적으로 심리학의 여러 분야를 탐구하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다가 알게 된 것이 불교 심리학입니다. 한때 불교를 배운 적이 있고 철학적 배경이 저랑 상통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불교 심리학은 저에게 쉽게 다가왔습니다.


  이 책은 크게 5 챕터로 구성돼 있습니다. 첫 번째 챕터가 불교의 핵심 원리를 설명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은 정말 누구인가?'에 대한 불교적인 답변이 책에 담겨 있습니다. 현대 심리학이 밝혀낸 내용과 다르지 않습니다. 우리는 자아라는 신비의 환영을 갖고 살아갑니다. 우리 몸 전체는 7년이면 전부 바뀌어버립니다. 모든 세포가 변한다는 것이지요. 하지만 우리는 '나'라고 생각하고 믿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은 착각에 불과한 것입니다. 국가, 화폐, 자본주의, 국경 등 모든 개념은 추상적이고 실재하는 개념이 아닙니다. 단지 실재하고 있다고 믿는 것이지요. '나'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불교의 깨달음은 '나'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더불어 자아 관념에 집착하지 말라고 조언합니다. 우리는 사회적으로 위치한 상황에 따라 마음이 크게 달라집니다. 책에서는 17세에 엄마가 된 소녀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 소녀는 불행했다가 행복했다가 상황에 따라 계속 달라집니다. 정작 나의 마음은 '상태'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는 것을 불교 심리학에서는 알려줍니다. 단지 그렇게 믿고 있기 때문에 달라지는 것일 뿐이지요.


 한때 불교를 공부하면서 기억하고 있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세상을 내 마음의 안경을 끼고 본다는 것을요. 내 마음 상태에 따라 세상이 다르게 보이는 것입니다. 결국 내 마음 상태만 온전히 조절할 수 있다면 항상 원하는 대로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책에서는 불교 심리학의 원리를 틈틈이 소개하면서 핵심개념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핵심개념을 먼저 제시하고 그 원리에 대해 부연설명을 하는 방식입니다. 또한 소단원이 끝날 때마다 불교 명상법이나 실천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꽤 유용합니다. 이 부분만 발췌해서 연습해도 꽤 건강한 삶을 유지할 거 같습니다. 


  불교와 심리학을 잘 연결 지어 설명한 것이 이 책의 큰 장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음 챙김, 괴로움, 불교식 성격 유형, 집중과 마음, 덕, 구원, 용서 등의 주제는 심리학에서도 다루지만 불교의 4성제나 팔정도의 원리와 연결돼있습니다. 책을 쓴 저자는 임상심리학자입니다. 과학자입니다. 더구나 태국, 미얀마, 인도에서 승려로 수행을 했고 세계 곳곳에서 명상수행을 한다고 합니다. 과학자이지만 탁월한 명상가이기도 한 저자는 과학과 불교, 명상 등을 잘 조화시켰습니다. 


  내용이 꽤 방대하고 무거운 부분이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자가 독자에게 불교 심리학 개론에 해당하는 모든 주제를 망라하기 위한 노력이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불교대학원 등 불교와 심리학을 접목하여 연구하는 곳이 생겨나고 명상은 차세대 심리치료 기법으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MBSR, ACT 등과 같이요. 불교에서 시작한 명상이 심리학, 정신의학과 결합하여 현대인들의 정신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심리학의 고전 불교와 현대 심리학을 비교하여 공부하고 싶다면 이 책을 적극적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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