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의 재발견
조지프 코캐너 지음, 구자옥 옮김 / 우물이있는집 / 2013년 4월
평점 :
절판


잡초의 재발견에서 발췌하여 필사한 내용입니다.

 

 

그는 중요한 말을 할 때 그랬던 것처럼 머리를 재빠르게 세우며 말했다.

 

", 난 오랫동안 이 쇠비름을 관찰하면서 하나의 결론을 얻었단다. 이 쇠비름은 옥수수밭에 전혀 해를 끼지치 않아. 아니 오히려 이롭다고 해야겠지. 모든 잡초가 해롭다고 생각하는 건 엉터리야. 아무래도 지금까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고 잘못된 추측만 하고 있었나보다. 제대로 알려면 좀 더 실험을 해봐야겠구나. 내 옥수수밭에서 쇠비름을 없애지 말고 말이야."

 

그는 쇠비름 뿌리 사이에 붙어 있는 부서지고 잘린 뿌리를 보여주었다.

 

"이게 뭔 뜻인지 알겠니? 옥수수가 땅속 깊이 뿌리 내려서 더 많은 양분을 흡수할 수 있게 쇠비름 뿌리가 길을 만들어주는 거야. , 따라와 보거라. 또 보여줄 게 있단다."

 

 

잡초 뿌리가 눈에 보이는 것처럼 수분 약탈자가 아니라는 걸 농부들이나 정원사들에게 인식시키기는 쉬운 노릇이 아니다. 가뭄이 닥펴 농작물이 말랐을 때 쇠비름, 비름, 까마중, 돼지풀 등이 정원이나 밭에서 발견된다면, 농작물의 가뭄 피해에 대하여 이들 잡초들은 미움받기를 면할 길이 없다. 아주 빽빽하게만 자라지 않는다면 잡초들은 스스로 낮은 토양층에서 양분을 흡수한다. 만약 하층토가 없다면 그들은 자신의 뿌리 바깥 면에 모세관 현상을 일으켜 물의 상승운동을 일으킬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아래쪽에 저장되어 있는 물의 양이 아주 적다해도 달라지지 않는다. 위로 이동하는 수분은 표층토의 농작물 뿌리가 즉시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설사 농작물이 말라 죽어간다 해도 잡초들은 최소한 그 농작물의 수명을 늘렸을 것이다.

 

반복하건대, 잡초밭에서 자라는 농작물은 잡초가 희박하거나 전혀 없는 땅에서 자란 농작물보다 훨씬 수분 부족을 덜 겪을 것이다. 수분은 잡초 뿌리의 바깥 면은 따라 올라온다. 잡초 뿌리들은 많은 농작물 뿌리들을 데리고 하부 토양층으로 진출함으로써 여분의 수분을 확보한다. 또한 잡초는 표층토로부터 수분 증발을 억제하는 기능도 있다.

 

 

그러나 시간이 조금 지나자, 내 신경과민증이 사라졌다. 나는 존에게 질문을 퍼붓기 시작했다.

 

", 인디언들은 왜 잡초를 밭에서 메어내지 않죠? 게으르기 때문인가요, 아님 다른 이유라도 있나요?"

 

그는 즉석에서 '인디언은 게으르지 않아요"라고 말하며 나를 꾸짖는 대신 내가 천천히 알아들을 수 있도록 조리 있게 설명해줄 만큼 현명했다,

 

"인디언은 잡들을 먹기 때문에 밭에서 잡초들이 자라도록 그냥 둡니다."

 

"인디언 여성들이 야채요리를 하는 데 필요하기 때문에 그냥 둔다는 말인가요?"

 

존은 약간 눈살을 찌푸렸다. 야채요리라는 말이 생소했던 것이다.

 

"인디언들은 옥수수 호박을 먹는 것처럼, 싱싱한 야생초들을 많이 먹습니다."

 

그가 말했다.

 

"밖에는 많은 잡초들이 있어요. 모든 포니족이 먹을 수 있을 만큼 많지요."

 

밭에서 자라는 잡초들은 별로 돌보는 사람이 없어도 보살핌을 받는 농작물처럼 먹러기 잡초로서 품질이 우수했던 것이다. 밭에서 자란 잡초들은 성장속도가 빠르고 잎과 줄기가 부드러운 반면, 야생초들은 얼마만큼 자라면 즉시 뻣뻣해진다는 것이었다. 원주민 여자들은 잡초가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자랄 수 있도록 잡초를 솎아냈다.

 

 

포니족 인디언들은 거의 모든 고기를 요리할 때 예외 없이 잡초를 넣었다. 특히 고기가 싱싱하지 않을 때는 꼭 그랬다. 식용으로 적합한 잡초가 경작지에서 풍부하게나오기 전부터 인디언 여자들은 매일 산림이나 깍아지른 듯한 협곡에서 잡초를 캤다. 인디언 여자들은 나의 어머니가 좋아하는 잡초 외에도 많은 풀들을 뜯어왔다. 이네들은 털비름을 아주 귀하게 여겼고 쇠비름도 아주 높이 평가하였다. 즙이 많은 쇠비름의 줄기와 잎은 말려서 겨울 먹거리로 쓰였다. 오래된 종족인 포니족은 야생 나팔꽃과 야생 순무를 먹기도 했다. 또 다른 인디언 부족처럼 그렇게 많은 종류는 아니었지만 씨앗을 먹는 경우도 있었다. 여자들이 채집한 비름과 명아주 씨앗은 빻아서 빵이나 포리지를 만들 때 밀가루와 함께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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