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집 고쳐 살기 - 인생을 담은 맞춤형 생태주택 농부가 세상을 바꾼다 귀농총서 28
전희식 지음 / 들녘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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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시골집 고쳐 살기에서 발췌하여 필사한 내용입니다.

 

 

시골에 가서 살려고 한 이상 가장 먼저 장만해야 하는 게 바로 집이다. 나는 귀농생활 16년 동안 집을 세 채나 지었다. 그래서인지 귀농 후보자를 만날 때마다 시골집을 구해서 고쳐 살라고 권한다. 한옥이라고 하면 흔히 유명한 서원이나 궁궐을 떠올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것은 한옥에 대한 편협한 시각이다. 평범한 시골 살림집도 어엿한 한옥인 것을. 고대로부터 조선시대를 거쳐 최근에 이르기까지 다수의 민중이 생활해온 생활집이야말로 제대로 한옥 대접을 받아야 마땅하다.

 

집값을 치르느라 평생 빚쟁이로 사는 모습을 주면에서 흔히 볼 수 있으니까. 그들은 또 부동산 가격 등락에 일희일비한다. 가치관이 달라지고 생태적인 삶에 대한 추구가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고들 말한다. 그러나 우리의 삶이 송두리째 바뀌지 않으면 ''에 얽매인 삶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그렇다면 시골 농가를 구해서 고쳐 사느 건 어떨까?

 

시골 농가엔 빚 내지 않고 집을 장만할 수 있다는 것 외에도 셀 수 없을 만큼 장점이 많다. 시골 농가를 고쳐서 살면 뭐가 좋을까? 빚 안 내고 집을 구할 수 있다는 것 말고도 정말 좋은 점이 있는 걸까? 고개를 갸우뚱할 것이다. 그러나 내 경험에 비추어 보면 아주 중요한 이유가 분명 더 있다. 그것도 몇 가지나!

 

첫째, 집터 구하는 수고를 덜게 된다. 집터 구하는 수고를 던다는 것은 이른바 '풍수'라 일컫는 지세, 수맥, 방향, 바람, , 물 등의 문제가 저저라로 해결된다는 뜻이다. 물론 자연재해 문제도 포함된다.

 

둘째, 시골집 고치기를 시작하는 순간 진정한 동네 주민으로 편입된다. 집 고치기가 동네 주민으로 자리 잡는 지름길이 된다는 의미다.

 

셋째는 무엇일까? 죄를 짓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내가 생각하는 생태 주택의 기준은 이렇다. 에너지 부문이나 물, 소재의 천연성 등도 생태 주택의 중요한 기준이 되겠지만 쓰레기를 남기지 않는 집, 대자연 속으로 고스란히 돌아가는 집이 진정한 생태 주택이 아닐까 하고 한 마디 덧붙이자면 주변 생명체를 죽이지 않고 짓는 집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생태 주택이라고 본다.

 

지금처럼 눈 폭탄, 혹한, 폭우 등 자연재해가 극심해지는 때엔 극단에 가까운 생태적인 삶이 요구된다. 마지막으로 시골집을 고쳐 살 때의 좋은 점은, 그 집과 집터에 살던 옛 사람들의 기운이 시골에 잘 정착하여 살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이다. 이른바 '터줏대감(성주신)'이 도와준다.

 

 

왕겨의 단열효과는 친환경 건축자재로 쓰일 정도다. 작년 가을, 독을 땅속에 묻으면서 독 주위로 왕겨를 가득 넣었다. 그러고는 독 두 개에 무도 넣고 씨감자랑 당근이랑 고구마까지 넣었는데 모두 무사했다. 고구마가 무사한 것은 기적이었다. 고구마는 기온이 영하로 떨어지면 얼어버리는데 왕겨가 얼마나 단열효과가 좋은지 입증되었다고 할 수 있다.

 

일제 강점기에 사방 위아래 이중으로 된 1미터 두께의 왕겨 창고에 얼음을 보관했다가 여름에 거내 쓴 기록이 있다고 한다. 왕겨를 황토에 버무려 벽돌을 만든 다음 궈워내면 기가 막힌 단열 벽돌이 된다. 벽돌을 굽는 과정에서 왕겨가 혼탄으로 변하면서 수많은 기공을 만들기 때문이다.

 

 

동굴은 자연 냉장고가 되는 것이다. 동굴 만들기와 환기구 설치, 출입문 작업 등에 대해 조사를 다 마치고, 곡괭이를 가지고 파기 시작했는데 그때 그만 우리 형님이 냉장고를 사가지고 왔다.

 

동굴처럼 음식을 화석 에너지를 이용하지 않고 보관할 수 있는 장치로 독을 땅에 묻고 독 둘레를 모래로 싼 뒤 거기에 물을 일정한 속도로 공급해서 기화열을 이용하는 장치가 있다. 이런 기술들을 '적당기술' 또는 '생활기술'이라 하여 많은 지식인과 생활인들이 실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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