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형 선생님께 배운 진짜 공부에서 발췌하여 필사한 내용입니다.

 

 

'인간의 참 지혜는 오직 고통을 통해서만 이룰 수 있다.'라는 대담자 빌 모이어스의 서문으로 시작하여 '천복을 쫓으면, 나는 창세 때부터 거기에서 나를 기다리던 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내가 살아야 하는 삶은 나를 기다리던 길로 들어서게 됩니다. 내가 살아야 하는 삶은 내가 지금 살고 있는 삶입니다……자기 천복을 쫓는 사람은 늘 그 생명수 마시는 경험을, 자기 안에 있는 생명을 경험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이렇게 로욜라 신부님의 회심, 미켈란젤로의 노력, 그리고 피카소의 현실 참여를 '1인 지식기업가'의 롤 모델로 삼고 지금까지 정치경제, 역사문명, 신화, 심리 등 느리지만 차곡차곡 공부를 쌓아오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차츰 눈앞에서 벌어지는 사회현상들 틈으로 본질이 엿보이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고, 그 가운데 제가 가야 할 길이 조금씩 더 선명해지는 것 또한 감사한 마음입니다. 9년 전에는 단지 제 삶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어 무작정 뛰어 들었던 1인 지식기업가의 길이 이제는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는 저성장 시대에 몰락하는 중산층을 지탱해줄 확실한 옵션 중의 하나라는 확신까지 더해졌기에 말입니다.

 

 

3년차에 접어들며 현실을 직시했습니다. 늦어도 한참 늦었지만 이제라도 지출을 최소생존경비와 미래를 위한 투자로만 한정하고 비로소 저만의 우드스톡을 시작하였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그저 '밥만 먹고 책만 읽자'라고 비장한 각오를 한 셈입니다. 지식콘텐츠 생산자로 1인 지식기업가가 되려던 저는 책까지 포기할 수는 없었습니다. 책은 필사를 위해 밑줄을 그어야 하고, 중요한 부분은 접기도 해야 하고, 무엇보다 글을 쓰려면 나중에 다시 들춰 보기도 해야 해서 빌려 보기는 불가능했습니다. 더불어 글쟁이로 살아가려는 사람으로서 책은 제 미래를 위해 가장 중요한 양식이었습니다. 최소생존경비는 30만원 정도로 가능합니다. 미래를 위한 투자로 책을 구입하는 비용을 포함해서 당분간은 그렇게 한정지어야 합니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책이 도서관의 책과 같이 먼지만 쌓여가는 현실을 더 이상 용납할 수는 없습니다. 책은 정보를 모으고 지식을 규합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서고에 보관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 아닙니다.

 

어떻게 해서라도 책 사기는 유지하자 다짐했습니다. 더불어 꼭 필요한 교육은 하되 이리저리 휩쓸리지 말고 반드시 제가 가려는 1인 지식기업가의 길과 연관된 것에 한해서만 하기로 하였습니다.

 

아무쪼록 그렇게 지출을 단순화시키고 다시 계산해보니 통장 잔액만으로도 버틸 수 있는 기간이 꽤 늘었습니다. 수입을 늘릴 수 없을 때는 지출을 확 줄이는 것이 버티기에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숫자로 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신기한 건, 그렇게 책에 집중하기 시작하면서 저는 점차 억지로가 아니라 저절로 세상 허영으로부터 조금씩 멀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아무튼 그렇게 저는 3년차에 머니 벽에 부딪혀 잠시 어리둥절했으나, 1인 지식기업가의 길을 가려면 최소생존경비에 대한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대신 제가 하고자 하는 일과 좀더 연관된 일을 시작하였습니다. 그런데 그 일이 연구원 과정 끝나고 몰입해서 파고들어간 '인간탐구'에서부터 우연히 발생했습니다.

 

 

길고 긴 동지 다음날, 스승님의 실마리를 따라서 저는 책 쓰기에 몰입했습니다. 그때가 4년차 상반기였습니다. 주제를 명확히 하자 그에 따라 목차가 기다렸다는 듯이 배열하고, 목차가 정해지자 그간 쌓이고 쌓인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과연 이 원고가 책으로 출간될지 의심과 염려가 올라오긴 했지만 무엇보다 일단 글이 쏟아져 나온다는 사실 그 자체가 너무 기쁘고 좋았습니다. 그디어 제게도 긴 터널 끝에 한 줄기 빛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실로 오랜 시간 뒤의 희망이 느껴지기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 1인 지식기업가가 되기 위해서 책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첫 책이 나올 때까지 3~4천 시간은 절대 힘을 빼거나 멈추면 안 됩니다. 첫 책은 온전히 자기 안에서 다진 모든 것들이 하나의 필살기가 되어 세상에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일단 끝을 볼 때까지 한 번쯤은 죽을 힘을 다해 고비를 넘어야 합니다. 자칫 중간에서 멈추면 다시 원점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그렇게 한두 번 멈추기 시작하면 결국 1인 기업가의 길에서 영영 멀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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