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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사생활
김희원 지음 / 이밥차(그리고책) / 2015년 4월
평점 :
절판
파리지앵의 사생활은 도대체 어떨지...
영화에서 보던 그런 이미지 말고 그들의 실생활이 궁금하다.
프랑스라고는 신혼여행때 경유했던 샤를드골 공항이 전부인 나로써는
파리의 사생활이 너무 궁금했다.
그들의 사생활을 엿본다는 사실이 웬지 조금은 뜨끔한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파리의 사생활
김희원 ㅣ 그리고책
<파리의 사생활>은 사진작가인 저자가 다니던 잘나가는 스튜디오를 그만두고
자신이 원하는 작업을 위해서 이직도 포기한채 프리랜서를 선언하고
잠시 여행을 했던 파리로 무작정 향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파리에서 저자는 사진기를 들고
인터뷰를 따낸 작가의 작업실, 맘에 들어서 무작정 들어간 샵에서 만난 디자이너,
인맥을 통해서 알게 된 부자 파리지앵, 그냥 보통의 파리지앵 등등
15명의, 꽤나 폭넓은 층의 파리의 시민들과 그들의 삶을 찍고 다녔다.








저자가 찍은 사진들을 통해서 파리사람들의 적나라한 실생활이 그대로 드러난다.
연출이 없는 매우 자연스러운 그들의 집과 생활들을 엿볼 수가 있다.
정원이 달린 저택에 사는 부유한 파리지앵 말고...
보통 사람들의 사는 집의 인테리어를 보는게 꽤 흥미롭고 재미있었는데
뭔가 그들의 자유로운 영혼이 느껴졌다.
어딘지 모르게 정리되지 않은 듯 살짝 어수선하면서도
그 자체가 나름 인테리어 효과를 내고 있는게
나는 아무리 집을 꾸며도 그렇게는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살짝 어수선하지만 자유롭고 따뜻한 느낌...
벽에 덕지덕지 붙여둔 아이의 그림들...
또는 사진, 프린트물들이 하나의 거대한 꼴라쥬 작품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가구 위에 가득 올려진 작은 소품이나 조각물들은
조금이나마 주인의 성격이나 취향을 보여준다.
그리고 가구나 소품에 얽힌 그들의 사연과 이야기는
그동안 그들이 살아온 발자취를 보여준다.
나도 2년 전에 지금의 집으로 이사를 하면서
기본적인 인테리어를 하고 들어왔는데
돈은 돈대로 깨지고...사실 마음에는 별로 들지 않는 인테리어였던지라
뭔가 굉장히 손해본 느낌이 들었었다.
그리고 선택의 폭이 너무 없었다.
나름 인테리어를 한다고 들떠서는 인터넷에서 이것저것 많이 찾아보고 알아본 후에...
싱크대만큼은 노랑색 바탕에 회색상판을 얹은 싱크대를 하고 싶었는데
인테리어업자와는 말이 잘 통하지를 않았다.
그러면서 자꾸 브랜드싱크대를 권하는데...
그렇게 일률적인 디자인의 싱크대만 취급하는 회사인 줄 처음 알았다.
그리고 결국 돈이 문제였다.
내가 원하는 식으로 가면 갑자기 돈이 몇 배가 뛰는...
아무튼 최대한 깔끔하게 인테리어를 하고 집으로 이사를 오긴 왔는데
그 후에도 내 손을 엄청 거쳐서 지금의 집이 만들어진거다.
아직 지금 집의 인테리어에 대한 미련이 많이 남고 아쉬움이 많다.
<파리의 사생활>에서 엿본 파리지앵의 집들은 특별히 인테리어라기보다는
그들이 집안 구석구석 꾸며놓은 가구나 소품에서 다양함과 개성이 느껴진다.
집 자체는 전체적으로 하얀 벽에 나무바닥이 대부분인데
특이한 빈티지 가구나 화장실에 걸어놓은 액자형 큰 거울...
벽에 걸어놓은 그림등등에 따라서 각자의 개성이 다르게 느껴졌다.
책을 읽으면서...프라이버시를 중요하게 여기는 파리지앵한테
집을 찍고 싶다고 물어보는 저자가 대단하다고도 느꼈다.
왜냐하면 나는 저자처럼 용기있는 사람이 아니니까...
그리고 내가 인터뷰를 따낸 것도 아닌데 흔쾌히 허락해준 파리 사람들한테 내가 다 고마울 지경이었다.
그런 부탁을 들어주는게 쉬운것만은 아니었을텐데.
나는 언제나 파리에 대한 로망과 여행을 가고 싶은 마음이 간절히 있었는데
이 책을 통해서나마 파리를 가까이 느끼고 엿볼 수 있어서 매우 즐거운 책이었다.
비록 지금 몸뚱이를 파리에 당장 날려보낼 수는 없지만
파리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그들의 사생활을 엿보고 싶다면 추천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