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수련
미셸 뷔시 지음, 최성웅 옮김 / 달콤한책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검은 수련



 

 

 

 

이틀 만에 미셸 뷔시의 '검은 수련'을 끝냈습니다.

마지막 날에 책을 끝장내고 나서 시간을 보니 새벽 3시 50분이더군요...--;;;

원래 저는 책을 읽는 속도가 그렇게 빠르지가 못 해서

미식가가 맛을 음미하면서 천천히 먹듯이

느리게, 나름 상상을 펼치면서 읽는 스타일이에요. ​ 

뭐든 급하게 먹으면 체하듯이...책도 너무 시간에 쫓겨서 읽으면 머리가 멍해지는 느낌입니다.

머리에 과부하가 걸려버리고 마는거죠.ㅎㅎㅎ

 

하지만 미셸 뷔시 소설책의 장점은 술술~ 잘 읽힌다는 점입니다.

큰 장점 중의 하나예요.

어떤 책은 아무리 붙잡고 있어도 진도가 잘 안 나가서 지쳐버리기도 하지요.

 

 

미셸 뷔시의 두번째 책을 읽기 얼마 전에 읽었던 그림자 소녀입니다.

이 소설책 역시 조금씩 조금씩 읽다가 마지막날에 새벽까지 확 몰아서 읽었어요.

그만큼 읽다보면 몰입도는 꽤 높은 편이예요.

그림자소녀에 대한 짤막한 서평을 올렸던 포스팅입니다.

http://blog.naver.com/hoggy77/220269331489

 

미셸 뷔시는 소설가이며 프랑스 정치학자이며 루앙대학교의 지리학과 교수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제가 읽은 미셸뷔시의 책 2권 모두 프랑스의 지리적 묘사가 아주 섬세합니다.
저는 프랑스를 가보진 못했어요.
고작해야 신행으로 스페인을 갔을 때 경유했던 샤를드골 공항이 다입니다.

그 지역을 직접 보지 않고는 제 상상만으로 작가가 묘사하는 곳을 그려내기가 좀 어렵더군요.
하지만 요즘이 어떤 세상인가요?
부지런히 손품을 팔면 인터넷으로 매우 세세하고 친절한 사진들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검은 수련도 프랑스의 특정 지역이 나오는데요
바로 클로드 모네가 죽기 직전까지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면서 살았던 지베르니입니다.
미셸은 이번 책에서도 역시 이 지역을 아주 상세히 묘사하고 있는데요...
(괜히 지리학과 교수님이 아니예요~~)
관광지라서 그런지 인터넷에서 쉽게 사진을 찾을 수가 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책에는 세명의 여자가 등장을 합니다.
첫 번째는 심술쟁이, 두 번째는 거짓말쟁이, 세 번째는 이기주의자...
 
 미셸 뷔시의 소설의 특징 중 또 하나가...(고작 2권만을 읽었지만)
과거랑 현재를 뚜렷한 구분없이 넘나든다는거예요.
'그림자 소녀'에서는 그 구분이 꽤 명확했는데
이번 책은 너무 애매모호하더라구요.

'검은 수련'도  처음에 읽으면서 뭔 소리야? 하면서
짜증이 살짝 나기도 했었답니다. --;;;
도무지 아무리 추리를 해도 3명의 여인들의 이어지는 점을 못 찾는겠는거예요.
(내가 머리가 안 따라줘서...ㅠㅠ)
원래 추리소설이라는게 결론에 다다러서야
아!!! 하고 무릎을 탁 치면서 그래서 그게 그런 뜻이었구나...하고 이해되기 마련이니까요.

솔직히 '그림자소녀'는 어느 정도 이해도 잘 하고 중간에 대충 가닥을 잡아가면서 읽었는데요...
'검은 수련'은 도무지 무슨 소린지 감이 안 잡히더라구요.
확실히 전작보다 좀 더 복잡한 플롯입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서 소설의 내용을 감히 함부로 말하진 않겠습니다.

추리소설이 조금만 스포일러를 흘려도 눈치 빠른 분들은 알아채실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재미있는 반전을 놓치게 되잖아요.

극장 앞에서 '브루스 윌리스는 죽었다!!!'라고 외치는 그런 무례하고도 용서가 안되는 스포일러가 되고 싶진 않아요.^^


 

암튼 미셸 뷔시는 전작에서와 마찬가지로

추리소설과 아련한 로맨스를 잘 버무려 놓았더군요.

뒷통수를 때릴만큼의 반전은 없지만

끝부분에 다다러서야 납득이 가고 뭔가 마음이 시큰함을 느꼇습니다.

끝에 남는 짙은 여운이 '그림자 소녀'보다 훨씬 좋았어요.


그리고 이 소설에서는 아무래도 클로드 모네가 남은 생을 보냈던 지역이 나오는만큼

예술적 지식들도 나오는데요...(인상파 화가들이 자주 등장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서양예술 공부를 좀 해야겠다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살짝 부끄러울 정도로 서양미술에 대해서 잘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중간중간에 인터넷의 도움을 받기도 했습니다.

모네의 수련 연작들도 다시 보게 됐고요...여기에 언급되는

모네의 친구, 시어도어 로빈슨의 그림도 찾아봤어요.


 

 

 

 

 

클로드모네가 연작하던 수련 작품들입니다.​

​수련 연작 작품만 250점이 넘는다고 하니...

시시각각 빛에 의해 변하는 연못만 연달아 그렸다는 얘긴데...

솔직히 좀 편집증인가?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실제로 클로드 모네는 루앙성당이 보이는 방을 하나 빌려서 성당이 시간에 따라서 변하는 빛을 관찰하면서

연작을 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시어도어 로빈슨 - Giverny

 

 

시어도어 로빈슨 - Bridge Near Giverny

위의 두 작품은 시어도어 로빈슨이 그린 지베르니 풍경인데요...

책을 읽다가 로빈슨의 작품을 찾아보고 그림만 봤을뿐인데 지베르니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책에서는 검정색을 절대 쓰지 않던 모네가

죽기 직전에 검은색을 써서 수련을 그린 '검은 수련'이라는 작품이 있다는 일종의 전설같은 얘기가 나옵니다.

실제로 클로드 모네는 지베르니에서

자신만의 물의 정원을 만들고 그 곳에서 수련이라는 모티브로 250점이 넘게 연작을 했다고 합니다.


책을 읽으면서 처음에는 클로드 모네의 미스테리한 '검은 '수련'이라는

작품을 둘러싸고 벌이는 미스테리 추리 소설인 줄 알았어요.

하지만 성급한 판단은 금물~^^

너무 조급해 하시지 마시고 편안한 마음으로 그냥 끝까지 주욱 읽어나가면

끝에서 제가 느꼈던 시큰함과 아련함을 느끼실 수도 있을거예요.


충격적인 반전은 아니지만...​

확실한 것은 전작 '그림자 소녀'보다는 여운이 매우 짙다는 겁니다.

저에게는 그렇게 다가왔어요~^^

중간에 은근히 설레였던 장면도 있었고요. 두근두근!!!


무서운 걸 싫어하시는 분들도 무난하게 읽으실 수 있는 소설이라서 추천합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