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와 제국 - 하느님 나라와 신세계 무질서
리차드 A. 호슬리 지음, 김준우 옮김 / 한국기독교연구소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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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예수 연구에 관련하여 리차드 호슬리는 '예수 세미나' 부류의 학자들의 나이브한 해석과는 다르게, 탈정치화된 성서해석의 오류를 비판하고 상관적-상황적 접근방식을 통해 예수 운동을 당시 로마제국의 통치에 대한 저항운동이라는 측면에서 고찰하고 있다.

'바울과 로마제국'(1997)이라는 책에서 호슬리는 그동안 종교적으로 탈색된 바울해석을 비판하고, 로마제국의 이데올로기에 반대하는 대안 공동체를 건설하려고 했던 예수 운동의 계승자로 파악하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그러한 논의를 예수 운동으로 직접 이끌면서, 예수가 로마제국의 학살과 착취로 인한 공동체 해체에 맞서서 어떤 활동을 펼쳐나갔는지를 하나님 나라 운동이라는 측면에서 고찰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호슬리는 예수가 반제국주의 운동의 지도자였다고 결론을 내린다.

장로교 통합계열의 학부시절부터 그 이후까지 예수에 대한 논의 가운데 그 정치적 의미를 배제하려고 하는 전통적 접근방식이 못마땅했던 나에게 리차드 호슬리의 성서해석과 적용은 통쾌하고 속시원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특히 현학적인 논의를 넘어서서, 고대 로마제국과 오늘날의 미국의 제국주의를 비교하면서 새로운 로마제국으로서의 미국을 비판하고 있는 대목은 흥분을 자아내기까지 한다.

기독교가 예수의 반제국주의 운동을 어떻게 제국주의에 봉사하는 종교로 전락시켰는지 고민하는 이들에게, 오늘날 미국 중심의 글로벌한 불의가 판치는 세상에서 미국 크리스천(및 전세계 크리스천)의 책임에 대해 고민하고 있는 이들에게 비판적 성서학자, 포스트콜로니얼리즘 성서학자로 알려진 리차드 호슬리의 뼈아픈 일침은 고통이면서 동시에 희망이 될 것이다.
또다른 그의 책을 찾게 만드는 책, 또 바쁘게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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