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인을 위한 리딩 컬처북 2 : 인문과학 영문독해 지성인을 위한 리딩 컬처북 2
FL4U컨텐츠 지음 / 반석북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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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시험 이외에 영어를 공부하는 목적은 원하는 책을 마음껏 읽기 위해서이다. 아무리 한글 번역이 잘 되어 있다 하더라도 작가가 쓴 원문 자체에서 나오는 미묘한 뉘앙스까지 파악하며 읽고 싶다. 문학이든 사회과학든 상관없이. 그럴려면 정말 많은 영어원서를 읽어 제껴야 한다. 한글을 배우고 더듬더듬 읽다가 문장을 무리없이 읽게 되고 내용을 이해하는 수준까지 재미없음을 참고 읽었던 책이 수십, 수백권 될 것이다. 하물며 다른 나라 언어로 된 글을 무리없이 읽으려면 모국어보다 더 큰 노력이 필요할 테다.


<리딩 컬처북2: 인문과학 영문독해>의 서문에서도 '영문 독해를 능숙하게 할 수 있는 길'은 '실용 영문 텍스트를 올바로 선정하여 여러 차례 읽고 읽는 다독'밖에 없다고 말한다. 언어 학자 스티븐 크라센도 '언어를 배우는 유일한 방법은 읽기'라고 말한 바 있다. 나도 이 의견에 동의해서 여러 챕터북을 읽었지만 여건상 지속적으로 읽을 수는 없었다. 그러나 몇 년을 두고 그 변화를 살펴봤더니 분명히 자연스럽게 읽기 실력이나 영어적인 문장 구조가 조금씩 잡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한 때 고전 읽기 열풍이 분 적이 있었는데, 그 핵심은 가열차게 고전을 읽어 저자의 사유를 배우고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것이다. 몸으로 비유하자면 전혀 운동을 하지 않던 일반인이 프로 선수의 동작을 따라하며 체득하여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라고나 할까?


즐겁게 독서를 해야할 때도 있지만 학습의 목적을 띈다면 엄선된 글로 뼈대를 세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이 글들이 내가 사용할 언어의 가장 밑바탕이 될 것이기에. 엮은이가 서문에서 말한 다독에는 많은 책을 읽는다는 의미도 있지만 한 권의 책을 여러 번 읽는다는 의미도 있을 것이다. 어느 것이든 꾸준히만 한다면 결과야 나오겠지만 현재 수준에서 너무 어려운 글을 나는 지양한다. 언어에 대한 흥미자체를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을 받아 보았을 때. 아뿔사 내가 과욕을 부렸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평생 초등학생용 글만 읽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어려운 영어 글의 구조에 익숙해 지려면 최고의 지성인들이 쓴 글을 조금씩이라도 접하면 좋지 않을까란 생각이 든다.


철학/역사/문학에 대한 18편의 고전, 한글 해석을 찬찬히 보면 분명히 흥미를 끄는 글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글에 대한 입문서나 해설서를 옆에 두고 여러 질문을 하며 읽는다면 분명히 글이 와 닿고 재미있어지는 순간이 있을 것이다. 한 문장 한 문장 곱씹어가며, 저자의 의도가 뭔지 끊임없이 생각하며 읽어야 하겠지만.


<리딩 컬처북2: 인문과학 영문독해>는 철학/역사/문학에 대한 현대 사상의 고전 일부를 발췌하여 한글 해석과 함께 실어 놓았다. 또한 어려운 단어에 대한 뜻도 정리되어 있어 사전을 찾는 수고를 줄여준다. 본문에 파란색으로 표시되어 찾기 편하다. 그리고 본문 MP3파일도 제공되어 들으며 읽을 수 있다. 듣기가 되어야 읽고 말할 수 있다. 다른 책에서는 본문 음성 파일이 없는 점이 아쉬웠는데 이 책의 장점 중 하나라 생각한다.

18편의 글 중 레오 톨스토이의 <예술이란 무엇인가?>란 글이 흥미로웠다. 사실 그나마 이해된 글 중 하나였다.

"예술의 기능은 바로 이론의 형식으로는 이해할 수도 없고, 가까이 할수도 없는 것을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리고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The business of art lies just in this - to make that understood and felt which, in the form of an argument, might be incomprehensible and inaccessible."

모호하던 감정과 생각, 또는 알아차리지도 못했던 감정을 분명히 보여주는 그러한 예술 작품들이 있다. 예술이란 이러한 미묘함을 포착해서 자신만의 도구로 그것을 표현하는 멋진 일이다. 시, 노래, 춤, 그림, 사진...


알아차릴 수 없는 미묘함을 발견하는 기쁨을 누리기 위해 나는 오늘도 읽는다.



***출판사에서 무상으로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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