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헌의 사주 강의 : 상 이동헌의 사주 강의
이동헌 지음 / 지식과감성# / 2020년 4월
평점 :
절판


주역 강의를 들을 때, 운칠기삼이라는 개념이 이해되지 않았다. 자신에게 주어진 바꿀 수 없는 부분이 7, 노력할 수 있는 부분이 3이란 의미이다. 젊어서 그런지 ‘극복하면 되는 것이지 왜 운명이라는 말을 쓰나. 자기 합리화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여러 상황을 겪으면서 일견 맞는 말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합리화가 아니라 인생의 어쩔 수 없는 상황을 ‘받아들’일 수 있는 심리적 근거를 제시해 준다. 수용함으로써 ‘불평/불만’에 소비되는 에너지를 줄이는 것이다.
내가 태어난 가정, 부모와 형제, 내가 가지고 있는 신체적인 부분, 기질.. 이미 태어날 때부터 주어진 요소들이 많이 있다. 이러한 요소들은 마음에 들지 않아 바꾸고 싶다고 해서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주어진 것을 가지고, 어떤 삶을 살아가느냐를 ‘선택’하는 것이다. ‘사주명리학’에서는 삼라만상 세상을 음양오행의 상호작용(상생, 상극)으로 보는데, 이를 인간이 태어난 생일(생년/월/일/시)에 대입한 것이 사주팔자이다. 사주명리학의 표현 방식인 간지22자(천간 10자, 지지 12자)의 결합 60갑자 중 내가 가지고 태어난 것이 4개의 기둥(사주-년/월/일/시)이고, 8개의 글자(팔자)이다. 당연히 어떤 부분은 없거나 부족하고 어떤 부분은 많을 수밖에 없다. 이 부분을 <이동헌의 사주 강의>에서는 “당신 사주에 뭐가 없다고 뭐를 못하고, 뭐는 안 되고 하는 것은 아니다. 당신 사주에 없는 건 남들보다 비어 있는 것이니... 다른 걸로 채우는 노력을 하면 더 가득 채울 수도 있을 것이다.”(p. 370)라고 말하고 있다. 따지고 보면, 내가 사주에 기웃거린 것도 저자의 말마따나 비어 있는 부분이 무엇이고 이를 어떤 식으로 채울지 힌트를 얻기 위해서였다.
‘2020년 트랜드에 맞게 한자 한자 다시 쓴 사주명리학 교과서’라는 설명에 맞게 <이동헌의 사주 강의(상)(하)>(이동헌, 지식과감성)는 어마무시한 두께를 자랑하며, 아주 기초적인 음양과 오행, 간지, 십십부터 시작해 합충형파해, 대운, 용신 등을 설명하고 있다. 책 뒷표지에 ‘이 책 상하권을 모두 읽고 나면 당신은 이제 명리학도다.’라는 문장이 있는데, 어떤식으로 사주명리학이 흘러가는지 맥을 잡는다면 충분히 ‘명리학도’가 될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세상을 보는 시각이 하나 더 생기는 것이니 좀 더 풍요롭게 볼 수 있을 것이다.
치킨 몇 마리 희생해서 사주를 잘 보시는 분께 볼 수 있지만 이왕이면 ‘스스로 사주’를 풀이해 볼 수 있는 눈을 기르는 것이 낫지 않나 싶다. 초보이기에 거칠고 엉성할 순 있겠지만, 사주도 자신과 남을 이해하는 도구이지 않은가.
저자는 책의 첫 부분에 사주명리학의 발생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이런 기본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뒷부분을 훑어보니 꽤나 재미있다. 저 옛날 농경사회는 자연 관찰이 중요했는데, 사주명리학도 그러한 자연 관찰에서 탄생했다고 한다.
“인류는 이러한 열기와 습도의 관찰을 통해 60년에 한 번 태양과 지구의 순환을 읽어냈고, 12년마다의 지구의 변화를 읽어 냈으며, 12달의 습도 변화와 1시의 열기변화가 60일주의 사람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 관찰해온 것이다. 이것이 바로 사주명리학이다.”(p. 23)
전문적으로 타인의 사주를 볼 것도 아니고, 개인적인 사주를 공부하려고 하는 것이기에 내 사주팔자의 천간/지간과 도움이 될 만한 부분만 살펴보았다. 겉만 훑는 식이지만, 일견 내 성격과 주변 상황과 맞는 부분과 생각해 볼 만한 지점이 있어 흥미로웠다.
“자기 사주를 알려 하는 사람이 자꾸 년에 있는 인자를 따져서 현재를 판단하려고 하면 사주 판단이 산으로 갈 수밖에 없다. 일주와 월지에 집중했는데, 자신이 아닌 것 같으면, 주변에 물어라, 내가 그런지, 안 그런지, 어떤지... 자기 자신을 자각하는 것이 사주명리학 공부의 시작이기에 꼭 필요한 과정이다.”(p. 205)
저처럼 자기 사주 풀이가 궁금해 직접 알아보고 싶은데, 당최 알 수 없는 개념과 단어에 혼란을 겪으신 분들, 사주명리학 기본 개념을 다지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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