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통째로 바꾸는 독서토론 - 3단계 질문과 토론으로 ‘읽기’가 달라진다!
정지숙 지음 / 엑스북스(xbooks)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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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책을 좋아했다. 내성적인 나에게 책은 다른 세계로 들어가는 문이자 소통의 도구였다. 굳이 깊이 생각하며 읽지 않아도 책에 둘러싸여 있는 것이 좋았다.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는다고 말하면 흔히들 ‘지적인 면에서’ 기대하는 것들이 있는데, 나는 그 부류에 속하지 않는다. 책은 즐길 거리였고, 나는 머리 아프게 생각하며 따져 묻는 ‘독서가’가 아니였다.
그런데 약 칠 개월 전 온라인 독서 토론 모임에 참여하면서 내 독서 방법에 조금씩 변화가 찾아 왔다. 거의 매일 지정 도서를 자신의 상황에 맞게 일정 분량 읽고(한 페이지에서 한 챕터까지 다양하다), 내가 공감하거나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문장을 발췌하고 이에 대한 단상을 썼다. 처음에는 다른 사람이 볼 수 있도록 단상을 올리는 행위가 부담스러워(내적 검열이 심한 성격이다) 쓰고 지우고 하다 보니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지금은 그냥 생각나는 대로 쓴다. 다른 참여자의 발췌와 단상을 보면서 내가 읽었던 부분인데도 새롭게 읽히고, 무심코 지나쳤던 부분을 새롭게 조명할 수 있었다. 책을 읽다가 생긴 의문점을 올리면 질문에 답을 달기도 하면서 활발하게 소통하며 혼자 읽을 때보다 더 깊고 넓게 이해할 수 있었다. 또한 단상을 써야했기 때문에 “글자만 읽고, 내용을 즐기는 것에서 끝내던 독서”에서 질문을 던지는 독서로 변해갔다. 공감 가는 문장에 밑줄을 긋고, 스쳐지나가는 생각을 잡기 위해 책 여백에 낙서를 하면서 책을 깨끗하게 보기 어려워 졌고, 독서 토론 도서는 대부분 구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2주간 책을 읽고 마지막 날에는 온라인 독서 토론에 참여하는데, 책 한 권으로 수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와 즐겁게 토론이 가능했고, 함께 읽는 것의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동서고금 수많은 리더들이 왜 혼자 읽기가 아닌 ‘함께 읽기’를 했었는지 직접 체험하면서 깨달았다. “책 읽기 - 독서 토론을 통한 생각 확장 - 글쓰기” 이 전 과정을 거쳐야 책 한 권을 읽었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했다.
<나를 통째로 바꾸는 독서토론>은 독서 토론에 관심 있는 사람에게 ‘이야기 독서 토론’을 소개하는 책이다. 다른 독서 토론과 달리 ‘이야기 독서 토론’은 ‘토론 참여자가 편안한 마음으로 대화를 나누듯이 질문하면서 진행해 가는 토론’으로 자료도 꼭 책이 아니라도 영상, 노래, 그림, 카툰 등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다. 이 책의 저자는 “나와 세상을 바꾸는 원동력은 질문이다.”라고 말하며 ‘질문의 힘’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그가 제시하는 독서토론의 3단계는 모두 질문을 통해 이루어진다. 1단계는 책의 표지, 저자, 제목 등을 보면서 질문하며 이야기를 나누는 단계이다. 여기서 특이한 점은 참여자가 토론 자료에 대해 미리 읽거나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따라서 1단계라도 정말 다양한 질문과 이야기가 오고 갈 수 있다. 2단계는 참여자들이 소리 내어 자료를 읽고, ‘책 내용을 바탕으로 자기 생각을 말할 수 있는 질문을 만들고’ 이야기를 나누는 단계로 ‘단순하게 내용을 기억하는 질문이 아닌 이해하고, 응용하고, 분석하고, 판단하고, 평가해 보는 질문을 통해 관점을 넓히고 생각을 키울’ 수 있다. 이렇게 질문을 하기 위해 참여자들은 더 능동적으로 깊이 있게 책을 읽게 된다. 3단계는 ‘책의 내용을 삶으로 가져와 적용해 보거나, 사회 문제로 연결하여 참여자의 생각을 가장 깊게 나누어 볼 수 있는 단계로 이야기식 독서토론의 핵심’이다.
이 책의 장점은 저자가 진행한 ‘이야기식 독서토론’의 실제 예시를 1~3단계로 나누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그림책 <행복을 나르는 버스>, <리디아의 정원>을 예시로 실제 ‘이야기식 독서토론’의 진행을 보여주고 있다. 각 단계에서 적용하면 좋은 활동을 소개하고, 참여자의 질문과 반응, 각 활동의 결과를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당장이라도 독서 토론 모임을 만들어 여러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은 욕구가 솟아오르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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