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보이는 경제학 안 보이는 경제학 - 지금 당장 눈에 보이지 않는 곳을 길고 넓게 봐야 경제가 제대로 보인다
헨리 해즐릿 지음, 김동균 옮김 / 디케이제이에스(DKJS) / 2020년 1월
평점 :
최저임금인상, 청년 기본소득, 아동수당, 임대주택, 고용과 일자리 창출, 주 52시간 근로 시간 등등 우리는 수많은 경제 정책의 영향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이 정책들이 정확히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제대로 파악하기 쉽지 않다. ‘보이는 경제학 안 보이는 경제학’은 1940년대 미국에서 출간된 책으로, 경제학도들의 스테디셀러라고 한다. 한국어판은 1970년대 개정판을 번역한 것인데, 세기가 바뀐 2020년 현재, ‘경제의 기본 상식’을 정립하는데 굉장히 도움이 되는 책이다. 카이스트 이병태 교수는 “만유인력을 거스를 수 없듯, 경제의 일정 원리도 거스를 수 없는 공리에 해당한다.”라며 ‘경제 원리’를 쉽게 알려주는 이 책의 가치를 말하고 있다.
“경제학은 단지 행동이나 정책의 즉각적 효과뿐 아니라 장기적인 영향을 연구하는 학문이며, 또한 한 집단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게 미치는 정책의 결과를 추적해야 한다.”(p. 24)
이 문장을 우리가 이 책을 읽을 때뿐만 아니라 경제를 바라볼 때 반드시 견지해야할 태도를 말하고 있다. 이 기본적인 관점을 무시할 때 ‘피해를 주는 나쁜 경제 정책의 기반’이 된다고 한다. 저자는 우리에게 이런 ‘나쁜 경제 정책’을 바로 볼 수 있는 관점을 24가지의 사례를 통해 제시하고 있다.
누구나 알고 있는 “세상엔 공짜는 없다.”라는 언급하기 민망할 정도의 당연한 사실이 ‘경제’와 관련된 문제 앞에선 무용지물이 된다. 예를 들어, ‘일자리 창출 정책’ 편에서 소개한 ‘일자리 나누기’를 보자. 일자리 나누기는 ‘근로자의 노동시간을 줄여 임금을 낮추고, 남는 임금과 시간으로 다른 노동자를 고용하는 정책’(위키피디아)으로 얼핏 보면 괜찮은 정책인 것 같지만 두 가지 큰 오류가 있다고 한다. 단순히 주당 노동시간을 낮추는 경우 기존 근로자는 이전 임금보다 적게 받게 되고, 적게 받은 만큼을 신규 근로자에게 주게 된다. 이는 기존 근로자에게 이득이 되지 않는 경우이다. 또 다른 경우는 근로 시간을 줄여도 기존의 임금을 유지하며 신규 근로자를 고용하는 형태인데, 이는 생산 비용을 증가시키고 더 나아가 실업률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한다. 결국 근로자의 입장에서는 돈을 더 받아도, 이전과 생활의 질이 별반 달라지지 않는 다는 것을 의미한다. ‘착시현상’이라고 이 책에서 표현하는데, 그냥 ‘조삼모사’ 같다는 생각이 든다. 눈 가리고 아웅.
“단편적이 아니라 총체적으로 문제를 보는 것, 그것이 경제 과학의 목표다.”(p. 244) 복잡하다고 관심을 갖지 않기엔 우리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제 정책이기에 ‘경제를 바라보는 눈’을 키워야 한다. 비록 이 책이 우리의 이해를 돕기 위해 복잡한 경제를 단순화하여 설명한 부분이 없잖아 있지만, 경제학 입문용 책으로 추천할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