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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궁금할 때 빅 히스토리 - 빅뱅에서 당신까지
신시아 브라운 지음, 이근영 옮김 / 해나무 / 2020년 1월
평점 :
절판
우주와 나. 가끔 지구 밖 우주에 떠 있는 느낌은 어떨지 상상할 때가 있다. 그리 즐겁진 않다. 발 디딜 곳 없는 어둡고 광활한 공간은 한낱 인간인 나를 압도한다. 은하. 태양계. 지구. 대한민국 어느 도시에서 살아가는 나. 우주 안에 있지만, 자각하고 살진 않기에 그 짧은 생애를 복잡하게 보내는 걸까.
별을 보고 싶어 몇 년 전 몽골 여행을 갔었다. 별이 너무 많고, 아름다워서 목이 아플 때까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때 찍었던 사진이 전부 사라져 기억 속에만 있다. 가끔 길을 걸으며 밤하늘을 보면, 그 때의 경이로운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다. 똑같은 하늘인데, 그곳과 이곳은 하늘이 어찌 그리 다르던지... 아쉬울 뿐이다.
‘빅 히스토리(Big History)'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얼마나 방대한 역사이기에 빅이라는 단어를 붙였는지 궁금했다. 빅 히스토리는 우주가 처음 시작되는 빅뱅에서부터 우리가 살아가는 현재까지의 역사를 총 망라하는 거대한 이야기이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구성하는데 도움을주는 학문분야가 많다. 천문학, 물리학, 화학, 지질학, 고고학, 인류학, 역사할, 철학, 사회학, 정치학 등 ’빅 히스토리는 과학과 인문학의 결합‘이다. 저자 ’신시아 브라운‘은 이 이야기를 고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저술했다고 하는데, 일찌감치 과학을 놔버렸던 나에게 이해하기 조금 어려운 책이었지만, 적당히 스킵하고 끝까지 보다보면 처음부터 다시 꼼꼼히 공부하며 읽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우주의 탄생과 함께 시간이 시작되고(처음 알았다), 1초가 지나지 않는 시간 속에서 매우 작았던 우주가 급속히 팽창하고, 중력, 전자기력, 약력, 강력과 같은 ‘우주의 근본적인 네 가지 힘’이 나타난다. 지금도 우주는 팽창하고 있는데, 계속 팽창하면서 우주의 온도가 서서히 감소하면서 아무것도 남지 않는 때가 온다고 한다. 시기로 따졌을 때 우주는 아직 봄이라고 하니 아주~ 먼 이야기 이지만, 우주는 계속 변화하고 있다.
우리 은하의 중심에 블랙홀이 있는데, 태양계는 매우 ‘적당한’ 거리에서 블랙홀을 돌고 있다고 한다. 벌써 20번쯤 돌았다고. 이 ‘적당한 거리’는 (지구와 태양의 거리도 마찬가지이지만)생명체가 나타날 수 있는 아주 적합한 조건이라고 한다. 그 덕분에 우리가 이렇게 지구에서 살아가고 있고. 신기한 일이다. 그래서 일부 과학자들은 우주 어딘가에 외계인이 살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우주와 별, 우리는 연결되어 있다. '우리 몸 안에 있는 모든 원자는 우리를 만들기 전에 하나 이상의 별을 거쳐 왔다‘고 한다. 경이롭지 않은가. 우주라는 공간 속에서 만들어진 원자가 별을 이루다 소멸하고, 그 후 어느 원자들이 지구를 구성하고, 지구에서 생명이 탄생해 진화의 과정을 거쳐 호모사피엔스, 인류에 이르렀다.
지구의 이야기로 들어가면 더 흥미진진하다. 지구에 있던 박테리아가 어느 날 ‘광합성, 호흡, 핵이 있는 세포, 유성 생식’ 혁명을 통해 복잡하게 변화하고, 여러 변화를 거쳐 다세포 식물과 동물, 인간이 나타났다. 신기한 점은 ‘생명은 지구에서 단 한 번 나타났고, 이것이 의미하는 바는 모든 생명체가 하나의 기원 세포에서 진화했다’는 것이다.
이후, 인류의 ‘역사’가 시작되는데,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점은 현재 지구와 우리의 관계이다. 우리는 환경을 떠나 단일 개체로 존재하지 않는다. 환경 속의 인간이다. 자연 환경, 사회, 인간관계,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을 환경이라 칭할 수 있다. 지구에 터를 잡고 살아가는 한 생명체로서 우리는 과연 미래를 생각하며 살고 있는 것일까.
“지구 전체가 급격하게 변하는 전환의 시대를 사는 개개인은 자신의 역할과 과제를 선택해야 한다. (중략) 역사의 현재 시점에서 우리가 공통으로 당면한 과제는 행성 지구에 대한 인간의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우리가 유지할 수 있는 것을 최대한 보존하고 새로운 해결책을 찾는 것이다.” p. 394~395
책에서 말하는 것처럼 이 거대한 역사의 시공간 속에서 우리가 밟고 서 있는 지점을 확인하고, 그에 따른 삶의 방식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