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답게 자유로워지기까지 - 스스로 만족하는 자유로운 삶을 향한 작은 용기
케이엠 지음 / 허밍버드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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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를 졸업하고 대형 로펌의 변호가되었던 작가가 억대연봉의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진정한 자유를 찾는 과정을 담은 에세이.

N잡러임을 자임하는 변호사로서, 보수적인 법조계의 관습과 형식에 얽매이지 않으려는 시도가 사뭇 신선하게 느껴진다. 작가가 1인 변호사로 활동하는 과정에서 언급된 플랫폼이 아마도 최근 변호사 협회가 징계를 하겠다던 바로 그 플랫폼이 아닌가 싶은데, 책을 읽고 나니 변협과 플랫폼 사이의 갈등이 어떻게 마무리될 지도 관심이 생긴다.

앞만 바라보고 살도록 내던져진 경쟁 사회에서 잠시 멈춰서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고 그 변화를 맞이할 줄 아는 용기있는 이야기.

인생에는 정답은 없고 해답만 있을 뿐이라는, 어디선가 들어본 이 말 그대로를 실천해가는 과정이 궁금하다면 읽어볼 것!

뜻하지 않은 죽음이 갑자기 닥쳐올 수도 있다는 생각에 마음속에서 불안감이 생겨났다. 그 계기로 내 삶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됐다. '성공이 인생의 전부인가' '나는 지금 행복한가' '지금 죽어도 후회 없을 정도로 잘 살고 있나'라는 의구심이 점점 커졌고,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졌다. p 74, 75

그러던 중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월든>(은행나무, 2011)을 읽었다. 하버드 대학을 나온 수재였던 소로가 '월든'이란 이름의 호숫가에 통나무집을 짓고 2년 동안 자급자족하며 그 생활을 기록한 책인데, 책 속의 문장이 내 머리를 탁 쳤다.

"내가 숲 속으로 들어간 것은 일생을 의도적으로 살아보기 위해서였으며, 인생의 본질적인 사실들만을 직면해보려는 것이었으며, 인생이 가르치는 바를 내가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던 것이며, 그리하여 마침내 죽음을 맞이 했을 때 내가 헛된 삶을 살았구나 하고 깨닫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젊은이들이 당장에 인생을 실험해보는 것 보다 사는 법을 더 잘 배울 수 있는 방법이 있겠는가?" p 79

P.S. 자난 달에 읽은 <미드나잇 라이브러리>에서 언급된 자연철학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를 검색해 보곤 <월든>을 구매했는데, 요즘 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는 것 같다. 연달아 책 속에서 언급된 걸 보니 슬슬 <월든>을 꺼내볼 타이밍이 온 것 같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저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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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숙고하는 삶 - 절반쯤 왔어도 인생이 어려운 당신에게
제임스 홀리스 지음, 노상미 옮김 / 마인드빌딩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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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아가는 시간이 더해질 수록, 답을 풀어가는 느낌보다는 답해야 하는 질문이 점점 쌓여가는 느낌이 들때가 있다.

죽음을 향해 천천히 나아가는 이 불안정한 여정이 유독 힘들고 지친 사람이라면, 우선은 자신의 내면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 필요가 있다.

<나를 숙고하는 삶>에는 이러한 고통 속에 놓인 사람들에게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그것이 무엇인지를 따져보라고 말한다.

무의식 속 자신을 억누르는 통제에서 벗어나, 자기 부정을 통할 때 진정한 자유를 얻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책.

스위스의 정신분석가인 칼 구스타프 융의 최고 권위자로 꼽히는 제임스 홀리스의 책 <나를 숙고하는 삶>을 읽었다.

진실을 말하자면 인생은 온통 모호함으로 가득 차 있다. 우리는 더 많이 알면 알수록 많이 알지 못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2,500년전 소크라테스는 델피의 신탁으로 그리스 전역에서 가장 현명한 사람을이라는 인정을 받았다. 자신에 대해 잘 알고 있던 소크라테스는 그 신탁이 터무니없다고 생각했다. ······ 결국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모른다는 것을 알고 있는 것이 자신의 지혜임을 이해했다. p54, 55

어떤 이들은 이러한 초월적 질서를 찾기 위해 여전히 '저 위'를 바라보고, 거기에서 그 질서를 찾는다. 또 어떤 이들은 '저 위'만 바라보며 자신을 위한 의미를 찾는 과제를 떠맡는 일을 회피할 뿐이다. 그리고 또 어떤 이들은 이 중심적 질서를 찾기 위해 이제 '내면'을 들여다본다. 이 후자 집단에는 특히 알베르 카뮈의 역설을 적용할 수 있다. 인생은 부조리하기 때문에 의미가 있다고 카뮈는 말했다. 그가 의미했던 바는 만일 인생에 '의미가 있다면' 그것은 다른 사람에게 이해받은 경우일 뿐, 우리 자신의 여행과 일치할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뜻이었다. 인생을 부조리하다고 생각함으로써 우리는 진정한 결과가 따르는 선택을 해야 하며,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우리의 가치체계를 창출하고 긍정하면서 능동적인 주체가 된다. p203, 204

지금까지 보았듯 인생 전반기의 과제는 모든 종류의 고통스러운 요구와 삶의 타격과 도전 그리고 유혹에 응답하는 데서 형성되지만, 인생 후반기의 과제는 그 여파와 씨름하는 문제, 즉 죄책감이나 분노, 비난, 후회, 회복 그리고 자신과 타인에 대한 용서의 가능성과 씨름하는 문제에 가깝다. 전자는 일종의 세상과의 투쟁이고, 후자는 주로 우리 자신 혹은 우리를 계속 뒤흔드는 초월적 의미에 관한 질문과의 투쟁이다. p331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저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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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 일심동책 - 디테일로 보는 책덕후의 세계 일상이 시리즈 6
김수정 지음 / 책읽는고양이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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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책 읽는 행위에 목적이 필요했었다.

원하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공부하듯 책을 읽었다. 그러다보니 목적을 달성하거나, 목적에 흥미를 잃는 순간 책 읽기를 관두었다. 그래서 내게 독서는 대부분 잘하면 연례행사요, 대게는 2~3년에 한 권 펼쳐볼까 말까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어느 날 문득, 아무런 생각없이 책을 펼쳐보다가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작가의 고민이 와닿은 적이 있었다.
삶에 대한 고민이 컸던 시기, 내가 하는 고민을 다른 사람도 하고 있다는 것, 나만이 이런 고민을 하는게 아니란 걸 깨달았을 때 처음으로 책을 읽는 행위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었다.

그렇게 조금씩 책을 읽기 시작했다.
무엇이든 처음 시작하는 사람들이 그렇듯, 우선은 나의 취향 파악이 필요했다.

에세이로 시작한 나의 독서는, 에세이 속에서 언급된 소설로 옮겨갔다. 안그래도 독서와 담을 쌓던 시기, 번역서라면 질색을 했던 내가 처음으로 내돈 내산으로 읽었던 책이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였다. 작가가 인용한 소설 속 문장을 읽다가 소설의 내용이 궁금해서였다.

그렇게 간간이 이어가던 나만의 독서가 새로운 국면을 맞게된 것은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어느 날 대학로에서 가진 독서모임이었다. 책을 완독하지 못해서 독서모임에 참석하지 못하고 있던 시기, 우연히 모임 책으로 <브람스를 좋아하세요...>가 선정되었길래 처음으로 참석을 해봤고, 그 날 처음으로 같은 책을 읽고 사람들과 얘기 나누는 것이 꽤 즐거운 일임을 깨닫게 되었다.

사람은 모순의 존재다. 책 읽기 딱 좋은 조용한 집(내 경우는 방)을 마련해 놓고도 순간순간 외로음에 사무쳐한다. 그래서 굳이 책과 노트북을 바리바리 싸들고 카페로 간다. '책이 그렇게 좋다는 늬들은 책만 있으면 아무것도 필요 없지 않느냐'는 건 책 읽는 사람들을 잘 모르는 말이다. 그들은 책이 좋지만 사실 사람도 좋다. 사람이 너무 많은 게 싫고 내가 선택한 몇몇이 너무너무 좋을 뿐이다. 그런 그들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자기 집, 혹은 서재나 책 읽기 딱 좋은 카페에 초청하는 건 그를 특별히 여긴다는 증거다. 당신은 나의 특이함을 이해할 수 있는 절대적인 사람이란 고백이다. 내 책의 궁전에 올 자격이 있는 그대라는 표현이다. p 140, 141

독서 모임을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읽게된 책이지만, 이제는 내게도 일상이 되었다. 늘 어디를 가던 책 한권을 에코백에 넣고 다니는 게 습관이 되었다. 이삼 일에 한 번꼴로 책에 대한 리뷰를 올리는 것도 일상이 되었다. 좋은 책, 별로인 책 가리지 않고 SNS에 올리다보니 생면부지의 사람들과 소통이란 걸 하게되었다. 팬데믹으로 여행과 만남의 자유가 제한된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팬데믹 이전의 세상으로 돌아간다해도 이제는 그 때만큼 책에서 멀어질 수 없을 것 같다.

2020년 나의 계획은 1주에 1권 읽기였다. 당시만해도 1년에 52권을 과연 내가 읽을 수 있을까 스스로를 의심했었다. 2020년 11월까지 그 계획을 충실히 실천하다가 깨닫게 되었다. 이렇게 해봐야 겨우 1년에 52권을 읽는 거란 것을.

2021년을 시작할 때는 1달에 10권 읽기를 목표로 세웠다. 물론 그 목표는 매월 초과 달성을 하고 있지만, 이제는 그 마저도 의미가 없는 것 같다. 내게도 독서는 일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P.S. 미술을 전공한 작가의 책이어서인지 책과 관련된 그림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그림과 화가에 대한 짤막한 해설이 이 책을 읽는 재미를 더해주는 듯 하다.

※ 이 리뷰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저의 주관적인 견해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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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시 - 내 것이 아닌 아이
애슐리 오드레인 지음, 박현주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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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년을 넘게 살았고, 두 아이를 낳았으나, 지금은 혼자가된 블라이스가 전남편에게 보내는 장문의 편지.

이 책의 시작은 편지의 서문으로 화자인 블라이스가 전남편 폭스의 집을 바라보는 광경을 묘사하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밤에 당신의 집은 온통 불이 붙은 듯 빛나.

그 여자가 창문에 달기 위해 고른 커튼은 리넨 같네. 고가 리넨. 성글게 짜인 커튼이라 나는 보통 당신들의 분위기를 읽을 수 있어. 여자아이가 숙제를 하는 동안 포니테일로 묶은 머리채가 통통 튀는 모습이 보이는 군. 꼬마 남자애가 3.6미터 높이의 천장으로 테니스공을 쳐 올리는 동안 당신의 아내가 레깅스를 입고 어질러진 집 안을 치우느라 거실을 여기저기 쏘다니네. 다시 바구니로 들어간 장난감들, 소파로 돌아간 쿠션들. p11

출산과 육아의 경험이 있는 독자라면 ,소설 속 블라이스의 이야기에 공감을 느끼게될까.

모성의 어두운 면에 대해 쓰고 싶었다던 작가의 말이 인상적이다.

정말로 아이을 낳으면 없던 모성애가 불쑥 나타나는 걸까. 아니면 사회가, 남성들이 암묵적으로 그것을 요구하는 걸까.

모성애가 가부장적 사회의 산물이라면, 동물들에게서 나타나는 모성애는 무엇인가.

어쩌면 자아와 모성애는 서로 상충되는 게 아닐까.

자신이 낳은 딸이 자신을 거부하고, 엄마의 전부였던 아들을 잃게 만든다.

작가는 블라이스의 시점에서 모든 이야기를 풀어가지만, 블라이스의 말이 사실이 아닐 수도 있음을 소설 속 등장인물의 말을 빌려 전한다.

무엇이 진실인지에 대한 판단은 이 책을 읽을 독자에게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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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
모리미 토미히코 지음, 권영주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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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마차와 헌책방을 묘하게 섞어놓은 듯한 곳에서 구입한 「열대」라는 소설을 읽다가 책이 사라진다.

전국 어디를 뒤져도 「열대」라는 책을 찾을 수가 없다.

읽던 책이 사라진 경험을 한 사람들이 모였다.

그들 중 누구도 책을 끝까지 읽은 사람이 없음을 알게되고, 이들은 '학파'를 결성해 책의 내용을 되짚어간다.

학파에 새로운 사람이 가입하면서, 이들에게는 변화가 찾아온다.

기억이 점점 희미해져, 이야기의 전개가 막힌 '무풍대'를 밝혀줄 실마리를 가진 인물의 등장으로 학파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학파 분들에게 전해 주세요. 난 오늘부로 학파를 그만두겠어요. 당신도 언젠가 진실을 깨닫게 될 거에요. 당신들이 읽은 「열대」는 가짜예요."

······ "내 「열대」만이 진짜랍니다." p89,90

「열대」의 흔적을 찾아 교토로 떠나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천년교도인 교토와 천일야화의 묘한 조합, 이야기 속의 이야기인 액자식 구성으로 쓰여진 소설을 읽다보면, 소설 속 현실과 상상의 경계가 모호한 지점에 다다른다.

<해저 2만리>, <보물섬> 등 상상의 모험을 통해 어릴적 나의 상상력을 자극했던 작품들처럼, <열대>는 상상과 현실의 모호함 속에서 펼쳐지는 모험을 통해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너와 관계없는 일을 이야기하지 말라.

그리하지 않으면 너는 원치 않는 것을 듣게 되리라.

※ 알에이치코리아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지만,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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