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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민, 멈추기 위해 떠나는 사람들 - 청소년을 위한 난민 이야기
하영식 지음 / 뜨인돌 / 2021년 2월
평점 :
책을 손에서 놓을 수가 없었다.
딸아이가 놀아달라고 계속 따라오는데도 '그럼 이 책을 가지고 놀까 아가야?' 했을 정도였다.
그리고 계속 귓가에 맴돌던 바람의 소리... 루시드폴의 '집까지 무사히'
태어나면서부터 집이 없어. 내가 소유할 수 있는 물건이 없어. 본인과 가족의 안위를 지켜주는 국가라는 품이 없어.
그것보다 더 놀라운 건? 이러한 삶은 이미 부모님 전인 조부모님 시절 부터 전해내려오던 그들의 오래된 발자국이라는 점이다.
누군가는 오래전부터 선진화된 시스템 속에서 불평등을 외치고 정의를 외치지만.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답이 이미 나와있다고 친절하게 알려주지만. 그 손길이 닿을 수 없는 세상은 여전히 늪 속에 있다. 모두가 알아도 쉽사리 발벗고 나서지 않는 그런 길이 있다.
자료 사진만 보아도 눈물이 흐른다. 우리 로얄이는 집 안에 있어도 저어어기~ 멀리 멀리~ 언덕을 넘어 있는 큰 대로변에 불자동차가 지나가는지, 응급구조차가 지나가는지, 경찰차가 지나가는지, 헬리콥터가 지나가는지 그 소리를 알아챈다. 이를 언급하는 이유는, 로얄이가 대단하다~! 가 아니라, 아이들은 그만큼 청각에 더 예민하다는 점을 피력하고 싶기 때문이다. 비단 청각 뿐이랴, 시각적, 촉각적, 감정적 등등 모든 감각적인 부분에서 어른들보다 몇 배~몇 백 배는 예민하게 발달되어 있다고 하는데.. 난민수용지역에 있는 청소년들, 아이들, 그리고 신생아들은 무얼 듣고 무얼 보고 무얼 느끼며 자라게 될까... 생각만해도 마음이 무너진다.
책에서도 다양한 문제점과 미국 방송사의 인터뷰 내용이 부정적이라는 내용이 언급되어 있다. 마침 집에 있는 그림책이 있어서 다시 펼쳐보았는데.. 너무 암담하다.. 그럼에도 희망이 있을 것이라 이야기하는 아이들에게 늘 존경의 마음을 보낸다.
이 책은 큰 틀에서 청소년을 위한 난민의 이야기라서 일까? 청소년과 어린 아이들의 경험담도 함께 수록되어 있다. 정말 실제라고는 믿고 싶지 않을 정도로 자세하게 묘사되어 있어서 더욱 마음이 아프다..
중남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유럽지역, 로힝야, 예멘.. 그리고 아르메니아 대학살_세계는 정치, 경제적 이익을 위해 난민과 대학살 등의 문제를 절대 외면해서는 안된다.
난민 문제는 이스라엘 아프가니스탄 등-중동과 중남미-미국 등의 문제 뿐만 아니라 아시아 지역에도 참 심각하다. 아르메니아 대학살 내용을 읽어보니 물론 다르겠지만, 왜 캄보디아 킬링필드 내용과 오버랩이 되는 것일까? 킬링필드는 또다른 아픔의 역사가 투영되어 있는 기록이지만.. 인류의 보편적인 삶을 살아가기 위해 우리가 잊지 말고 마음에 새기며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자세를 가져야하는 주제들임에는 틀림 없다.
그리고 심각하게 받아들여야할 것 같은 로힝야족의 이야기..
우리나라에도 난민이 있다!!_2018. 제주 예멘 난민을 기억하시나요? 청소년 영화 [슈퍼스타] 도 잊지 마세요!
우리나라는 지난 2018년에 제주도에서 화자가 된 바 있어 익숙해진 개념 난민. 작가께서도 언급하고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 국민들의 난민에 대한 인식, 특히 우리와 아주 가까이에서 생활하게 된 난민들에 대한 인식이 무척 부정적이다. 하지만 역시나 금새 관심 반 걱정 반의 감정들은 불과 2년이 지나고 있는 지금.. 모두 어디로 간 것일까..
궁금해졌다. 지금 우리는,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청소년들은 난민 을 어떻게 알고 있을까? 난민 이라는 단어를 듣거나 난민이라고 소개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될 때 반응을 어떠할까?
유엔난민기구에서 70주년이 된 특별한 발자취로서 우리나라의 난민 인식 실태 조사를 실시하였다.
2018년 ‘제주 예멘 난민 사태’ 이후 대한민국 인식변화 조사 대한민국 성인남녀 10명 중 5명은 난민수용에 대해 여전히 부정적이지만 2018년 이후 난민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도는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세 이상의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난민 인식에 대한(더 정확히는 제주예멘난민 관련 인식 변화에 관련한 리서치) 조사를 한 결과 2018년 당시 보다는 아주 미세하게 인식이 나아지고 있다는 결과를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여전히 나의 궁금증인 어린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난민에 대한 개념과 그들을 어떻게 인식하고 받아들이고 있는지에 관한 내용은 쉽게 찾을 수는 없었다.
대신~~ 작가께서 궁금증을 풀어주시고자 다음과 같은 좋은 내용을 소개해주셨다. 바로 열여덟 이태양 감독님이 이란 출신 난민 학색 김민혁 군이 주인공인 난민 주제 영화를 만들었다는 것! 영화 포스터를 찾지 못하였는데.. 하지만 운이 좋게도 일부 영상을 찾을 수 있었고, 일부 내용을 시청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난민 재판에 관한 내용도 잠시 공부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 청소년들이 난민에 대한 개념에 눈을 뜨고, 비판적인 시각과 날카로운 사고력으로 이 난관을 해결해나갈 수 있는 소중한 인재로 성장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린 친구들에게 뿐만 아니라 성인들에게도 난민에 대한 이질적인 시선을 없애줄 수 있다는 좋은 방향성을 제시해주고 있는 것 같아서 무척 고무된 마음이다.
이번 [난민, 멈추기 위해 떠나는 사람들] 이 책은.. 정말 꿈만 같고 선물 같은 소중한 책이 되었다. 이 책을 청소년들과 어른들께도 감히 추천하는 이유 중 하나는 또 있다. 책 중간 중간에 함께 생각하고 본인의 생각을 이야기해 볼 수 있는 주제가 제시된다. 예를 들면, 잠시 가족 여행을 떠났는데 우리나라에 전쟁이 일어났다면? 고국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우리의 거처는 어떻게 될까? 등등.
난민, 나는 그들을 몰랐습니다._책 머리말에서
작가께서 외국생활을 오래하며 1992년 처음 만나게 되었다는 난민들. 국가의 보호를 받으며 비교적 안정적으로 해외에서 지내던 작가께서 그들과 마주하며 얼마나 많은 만감을 느끼셨을지... 그뒤로는 전쟁지역 등 더욱 위험한 지역으로 취재를 다니시고 난민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을 수 있었다는 데 존경스러움이 더해졌다.
작가께서도 쿠르드 민족에 대해 그 당시 부터 알게 되셨다고 한다. 번뜩 라오스에서 돌아온 해에 한국서 통역을 하면서 쿠르드 인을 만났던 기억이 났다. ODA사업의 일환으로 중동지역 분들께서 우리나라에 단기 연수를 오셨는데, 그 중 쿠르드 인들이 몇 분 계셨었고, 특히 나를 예뻐해주시고 주말에도 시간을 내어 코엑스를 구경하고 맛있는 식사도 함께 했던 추억이 있다. 연수 일정을 마치고 헤어지는데 그가 건내주었던 쿠르드기가 담긴 뱃지. 결혼하기 전 까지도 방 뱃지모아두는 곳에 고이 모셔져있었던 그 뱃지.
기억을 떠올려보면 그들은 아주 자연스러웠다. 쿠르드라는 나라는 없지만, 우리는 주권을 찾기 위해 늘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쿠르드 대표로서 우리 민족을 살리기 위해 공부를 한다. 는 이야기를 했던 그들.
작가님께서도 이 책에서 우리에게 이야기하고 싶으셨던 핵심은 그것이 아니었을까? 난민이라는 개념으로 그들을 가둘 필요가 없다. 난민들의 국가가 주권을 가진 독립된 나라로 만들어지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해결방법이라고 제시하고 있으면서도, 그 전에 그들이 이성적인 판단을 하고 피해의식을 가지지 않도록 주변국가와 먼 바다 건너의 우리들 까지도 마음을 모으면 된다.
30개월 아기와 난민에 대해 이야기 나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