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민주화를 말하다
노엄 촘스키 & 조지프 스티글리츠 외 지음, 바네사 베어드 & 데이비드 랜섬 엮음, 김시경 / 위너스북 / 201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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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셉 스티글리츠와 노암 촘스키를 비롯한 글로벌 석학 및 활동가들이 참여한 <경제민주화를 말하다>(원제: People First Economics)는 시장만능주의의 폐해를 고발하고 인간 중심의 대안 경제 모델을 제시하려는 책이다. 


저자들은 시장이 스스로 효율성과 안정성을 달성할 수 있다는 믿음을 기각하고, 불평등이 민주주의 시스템까지 오염시키는 과정을 고발한다. 


또한 거대 금융과 이익 독점에 맞서 노동, 생산, 공익 중심의 경제 체제로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거시적 지향점을 제시하고 있다. 


시장 실패와 불평등의 폐해를 날카롭게 진단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글로벌 자본주의 체제 안에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정책 집행 경로를 설득력 있게 제시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는다. 


첫째, 정책적 구체성 및 실행 로드맵의 부재

책에서 제시하는 '그린 뉴딜'이나 '국제기구 개혁'은 이상적이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정치 메커니즘이나 구체적인 재원 조달 방안이 결여되어 있다. 특히 기득권(글로벌 금융자본 및 다국적 기업)의 강력한 저항을 어떻게 무력화하고 법제화할 것인지에 대한 정교한 현실 정치적 로드맵이 부족하여 선언적 구호에 그치는 부분이 많다. 

둘째, 지나친 낙관주의와 신자유주의적 복원력 간과
금융 위기 이후 신자유주의가 종말을 고하고 새로운 경제민주화 체제가 곧 도래할 것처럼 서술하지만, 자본주의 체제는 위기 이후에도 규제의 허점을 찾아내며 빠르게 생명력을 연장해 왔다. 저자들은 규제 강화가 가져올 수 있는 부작용(예: 정부 실패, 관료주의의 비대화, 자본 유출)이나 자본주의 자체의 질긴 복원력을 간과하거나 과소평가한 경향이 있다. 

셋째, 서술의 일관성 및 깊이 부족 (옴니버스식 구성의 폐해)
여러 지식인의 글과 인터뷰를 엮은 탓에 책 전체를 관통하는 통일된 이론적 체계가 약하다. 조셉 스티글리츠의 제도주의적 수정주의와 노암 촘스키의 급진적 아나키즘적 비판은 시장을 바라보는 결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반(反)신자유주의'라는 느슨한 틀 안에서 거칠게 묶여 있다. 이로 인해 
주제별 깊이 있는 학술적 논증보다는 단편적인 비판의 나열에 머물렀다는 평이다. 

넷째, 한국적 맥락과의 미스매치 (수용상의 한계)
국내 출간 당시 한국 사회는 '재벌 개혁'과 '소득 분배'라는 매우 구체적이고 사법적인 쟁점을 중심으로 경제민주화 논의가 진행 중이었다. 그러나 이 책의 원제(People First Economics)에서 보듯 글로벌 금융 체제 개혁과 생태주의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어, 한국 독자들이 기대했던 국내 대기업 지배구조 개선이나 소상공인 보호 등에 대한 직접적인 해답을 얻기에는 분명한 괴리가 존재한다. 

전반적으로 자본주의의 구조적 모순을 비판하면서도 이를 대체할 정교한 경제 모델을 제시하기보다는 당위론적 구호나 당대 진보 진영의 상식적 처방을 반복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는 총평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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