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이때 기억은 애도를 위한 것이다. 장례에 영정 사진이 필요한 까닭이다. 다른 누구도 아닌 그 사람이 죽었기 때문이다. 그 사실을 우리는 사진 속 얼굴을 마주할 때 실감한다. 당신이 없어졌다는 것을, 사진에 대고 절한 뒤 몇 개의 음식을 앞에 두고 우리는 길어 낸다. 저마다의 삶 속에서 당신이 있었던 먼 장면들을. 당신이 있었던 날들이 얼마나 아름다웠는지를. - P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