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교사 분투기
이보경 지음 / 양철북 / 2020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2020년 3월 교육부에서 온라인개학과 온라인학습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그게 무엇인지도 모르는데 뉴스를 보고 접한 교사들은 당황스러울 뿐이었다. 그 후 학교별, 학급별로 고군분투한 기록이 고스란히 담겨 있는 책이다. 아무래도 작가가 현직교사이다 보니 교사들의 삽질이 잘 드러나 있다. 


교육부에서는 알아서 다 하겠다며 돌봄까지도 책임져준다면서 '긴급돌봄' 이라는 처음 듣는 단어를 발표했고 일선 학교는 혼란 그 자체였다. 돌봄과 긴급돌봄 그 사이 어디에서 사회적거리두기 단계와 등교일이 변경될 때마다 (1/2, 1/3, 전면원격 등) 긴급돌봄에 교사들이 투입되었다.


또 수업에 필요한 기기를 교사들이 사비로 구입하였다. 솔직히 이런 거 아무도 모르고 관심도 없겠지. 왜냐하면 교사마다 수업스타일이 다른데 내 수업에 적합한 기기나 어플, 프로그램들을 수없이 시도해보고 시행착오를 거치는 것이다. 


일련의 과정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서 나만 그런게 아니었구나 하는 공감과 위안이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전국의 모든 교사들이 이런 과정을 거쳤다는 게 안타깝기도 하였다. 물론 이 와중에 물 만난 고기처럼 특기를 백퍼센트 발휘한 많은 선생님들도 계신다. 


어느정도 시간이 지난 후 수업방식은 정착되었지만 다른 문제들이 발생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신기하고 재미있게 참여하였던 학생들의 의욕이 점차 저하되면서 아침에 깨우는 모닝콜서비스, 수업을 켜놓고 다른 짓하는 학생들을 어떻게든 수업에 참여하게 하기, 자기주도학습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의 다양한 고민들이 발생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다시 새로운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거기에 덤으로 온라인학습을 집에서 도와주는 부모님들의 분노와 피로감, 학교에서 해 주는 게 무엇이냐는 식의 비난을 대해야 했다. 코로나블루는 학교와 가정에도 깊숙히 자리하게 된 것이다. 작가님은 찾아가는 학교 상담실 운영으로 이를 타파해 보려는 나름의 노력을 하고 계셨다.


온라인수업 첫해의 시행착오들은 어느정도 끝난 듯 싶다. 이젠 질적인 고민과 그럼에도 스포츠클럽과 각종 창의적체험활동은 모두 빈칸으로 남겨놓지 말아야 한다는 그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서 좀 더 유연한 교육과정 수립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듯 싶다. 사실 코로나 시대 이전에는 학교가 없어질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코로나를 겪으며 학교가 감당하는 역할들이 단지 학습 뿐 아니라 무척 많은 일들을 해 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학교는 없어지지 않겠지만 미래의 학교가 감당할 역할은 분명 연구해야 하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