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속의 월든

도시 속의 월든
서머 레인 오크스 지음, 김윤경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12월

요즘 식물을 키우는 일이 좋다.

정확히 말하자면 키우는 것보다 바라보는 일이 더.

모든 생명이 그러하듯 내 뜻대로, 내 맘대로 키울 수 있는 건 없다. 조그마한 화분 속 선인장조차.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 키울 때마다 저세상으로 떠나는 나의 작은 화분들을 위해

선택한 책, '도시 속의 월든'이다. 

작가 서머 레인 오크스는 어렸을 때부터 자연 속에서 산다.

나무와 흙과 하늘과 바람을 벗 삼아. 흙을 만지며 노는 일은 그녀에겐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것처럼 당연한 것이었다.

꽃을 보며 쉬고, 봉긋 열린 열매에 기뻐하던 그녀.

하지만 성인이 되고 난 후 거처를 옮기게 되는데, 초록빛이라곤 흙이라곤 없는 곳에서 그녀는 적막함을 느낀다.

그리곤 작은 아파트를 초록의 빛으로 가득 채우기 시작한다.

정원이 없는 집에 사는 현대인들에겐

그녀의 아파트는 비밀의 화원일 터.

수 백여 가지의 식물들과 함께 사는 그녀의 집은 이미 동네에 소문이 자자하다.

도시에 살지만 자연의 그 빛은 그리워했던 것이지.

식물을 키우기 위한 좋은 정보들이 실려 있다.

작가의 노하우라고 할 수 있겠다.

초보자들이 어떤 식물을 키우면 좋은지, 식물을 키우기 위한 기본 상식과 또 환경에 따라 키울 수 있는 식물 종류까지.

식물을 키우기 위해 알아야 할 기본 상식부터, 식물과 바람과 흙과 햇볕.. 그 모든 것과의 관계까지.

그리고 우리가 왜 식물과 함께 살아야 하는지,

식물과 인간은 과연 어떠한 관계인지

먼저 키워본 이로써 상세하게 이야기해 준다.

이미 식물에 관심이 많은 나는 그저 고개를 끄덕끄덕 일 수밖에.

집에 있는 십여 가지의 나의 반려 식물을

잘 키워보고 싶다는 마음이 불끈 솟았다.

따뜻한 봄이 오면 내가 가진 작은 마당 곳곳에 정성을 기울여야지.

호미 한 자루가 있으면 뭐든 가능할 터.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을 살고 싶다.

공익적인 마음에서가 아니라 나를 위해서.

나의 평화와 안락을 위해서. 이기심에서 시작한 그 마음이

점점 커지고 넓어져서 자연으로 향하길.

p. 모든 식물은 저마다 자신의 속도에 맞게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주면 알아서 잘 자랐다.

p. 실내식물은 자신 스스로를 사랑하도록 도와줄 뿐만 아니라 밖으로 나가 대지를 소중히 하라는 메시지를 전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