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 애프터 데스는 성인을 위한 판타지 소설이라는
사실~
타라 덩컨 시리즈의 작가 소피 오두인 마미코니안
그녀가 그리는 상상력의 세계 그 한계는 어디란 말인가?
예전에 상영했던 영화에서 보면 인간이 아닌 그 어떤
존재를 엔젤이라고 표현했던 기억이 난다.
이 책에서도 인간의 죽음 그 이후의 세계에 대한
묘사가 된다.
인간이라면 한 번도 가보지 못 했을 세계인데 작가는
어떤 상상력을 동원해서 이제껏 아무도 보지 못한 세계를 그려내고 있는 것이 흥미로웠다.
‘제레미가 방금 숨을 거두었다.’
21세기 뉴욕이라는 거대한 도시에서 젊은이가 살해당했다.
잘 나가는 젊은 금융가가 살해당한 사건을 필두로
시작하는 이야기 애프터 데스,
그 사건인즉 누가 왜 제레미를 죽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것만큼은 분명하다.
느닷없이 나타난 사무라이가 귀가하던 제레미 갈보의
목을 잘랐다.
자신이 당한 엄청난 사건에 놀랄 겨를도 없이 그를
환영해주는 존재가 있었는데 그는 누구일까?
“안녕,
젊은 천사!
죽은 자들의 세계에 온 걸
환영하오!”
사람은 죽으면 천사가 되는 것이라는 작가의 발상이 매우
흥미로웠다.
인간의 죽음 그 이후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없고 다만 성경에서 접한 하나님의 나라에 들어가는 존재라고만 생각했었으니까 말이다.
“제기랄.
이봐,
해리,
불쌍한 청년이 목이 잘렸네!
경찰이 목 메인 소리로
중얼거렸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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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레미는 공포에 질려 거칠게 뒷걸음질 쳤다.
“뭐라고요?
그럼 당신들은 식인종이에요?”
플린트가 웃음을 터뜨렸다.
아기 천사들은 항상 이런 반응을
보였다.
“아니,
아니야.
절대 그런 게 아냐!
우리는 감정을 섭취하는 거야.
자네의 피부색은 자네가 기쁨이나
쾌락,
사랑,
행복과 창조 같은 인간의 긍정적인 감정에 호감을
느낀다는 표시일세.
붉은 천사들은 불행,
슬픔,
우울함과 파멸의 감정에
이끌리지.
우리는 각자 그렇게 먹고 존재하는
거야.
감정은 다양한 색깔을 띠고
있는데,
그것은 증기의 형태로 사람들에게서 풍겨
나온다네.
우리는 그것을 ‘안개’라고 부르지.
푸른 천사거나 붉은 천사거나 상관없이 모든 천사들이
먹을 수 있는 것은 풍족함과 만족의 감정을 나타내는 하얀 안개야.
찾기는 어렵지만 널리 사랑받고
있지.
기쁨에서는 파랑 안개,
질투에서는 초록 안개,
욕심은 노랑 안개,
분노는 빨강 안개,
행복은 보라 안개,
복수심에서는 주황색 안개가
피어오르지…….
또,
사악한 욕망이나 살인의 감정에서는 검은 안개가
피어오르는 거야.
자,
가서 자네가 감미롭게 느끼는 감정을 찾아보고 그
안개를 먹어보게나.”
제레미가 눈썹을 찡그렸다.
“검정과 빨강은 그리 맛있을 것 같지
않네요.”
-p.
26
표현력이 풍부한 사람의 경우 감정을 컬러로 표현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지극히 개인적인 색감의 세계로 감정을 표현했던
것을.
이 책에서도 나이 든 천사가 소개되는데 그 천사는
자신을 ‘나이 든 천사’라고 소개한 플린트는 제레미가 죽음 이후 속한 새로운 세계의 법칙을
설명한다.
천사들은 인간의 감정으로부터 나오는 안개를 먹고
살아가는 존재라는 것,
그런데 안개는 감정의 종류에 따라 색깔이
달라진단다.
행복은 연보라,
충성심은 수정 빛,
연민과 공감은 은회색 등으로 피어나며 이 종류의
안개를 먹으면 선한 푸른 천사가 된다.
반면 분노,
복수,
슬픔 등을 나타내는 빨강,
주황,
연갈색 등의 안개를 먹으면 악한 붉은 천사가 된다니
천사의 세계에서도 선과 악은 분명히 존재하는 것 같았다.
그곳에서 유의할 사항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붉은
천사들의 안개는 가급적 먹지도 가까이 가지도 말라는 것이었다.
어떤 세계에서든 적응하는 데는 노력과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갑작스럽고 끔찍한 자신의 죽음에 관해 제레미는
이유가 궁금해졌고 그 이유를 찾기 위해 인간들 사이를 누비고 다니게 된다.
“왜 내가 죽은 게 당신 잘못이라는 거지?”
마치 그녀가 진짜로 자신의 말을 들을 수 있는
것처럼 절박하게 물었다.
“말해봐!
나한테 설명해보라고!
당신 책임이라고 말했잖아.
당신이 뭘 했는데?
난 왜 살해당한 거지?”
젊은 여자는 그저 울기만 할
뿐이었다.
잠시 후 그녀가 몸을 돌려 비틀거리는 걸음걸이로
무덤들 사이를 지나갔다.
제레미는 여자를 따라가려다 무덤들 주위에 세워진
엉덩이가 통통한 아기 천사들과 천사들의 조각상을 보고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p.
103
“아마도 (알베르트가 한 손 위에 다른 한 손을 포갰다.)
여기 살아 있는 사람들의 세상이
있고,
그 위에 또 다른 세상인 우리들의 저승이 있는
거야.
영혼들이 통과하고 두 번 죽지 못한다는 절망 속에
고착될 때까지 텅 비고 아무런 도움도 안 되는 세상.
만약 이 세상이 변화무쌍했다면?
여기에 나타나는 존재들에 맞출 수
있었다면?
그랬다면 신의 행위는 어디에
있을까?”
색소폰 연주자가 음악을 연주하기
시작했고,
그 음악은 악기가 혼자 노래를 부르고 울부짖는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너무나 완벽하고 멋졌다.
그것은……
마법이었다.
아인슈타인이 미소를 지었다.
“봤지?
저러니 신의 존재를 어찌
의심하겠어.
저런 음악을 들을 때는 저것이 바로
천사지!
신은 천사를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거야.”
그는 붉은 천사들을 향해 흘깃 적의의 눈길을
던지고는 가시 돋친 어조로 덧붙였다.
“악마가 저들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것처럼.”
-p. 118~ 119
찬란한 자연의 색이 점차로 어둡게 변해가는 시점에서 사람들은 생각이
많아진다.
잊고 살았던 쓸쓸함이나 고독이란 단어도
등장하고,
갑작스레 어느 누군가가 별세했다면 그를 애도하는
과정에서 더욱 우울할지도 모른다.
사람과 죽음의 길이 분명히 존재함에 앞으로의 시간을
더욱 야무지게 계획할 수도 있고,
아니면 충실히 살아온 지난날에 대한 감사로 가득
채울 가을이 될 것 같다.
죽음 이후 감자기 펼쳐지는 새로운 세계를 접하며
소설 속에서이지만 많은 생각에 바빴던 며칠이었다.
흥미롭게 소설을 읽고 인생이란 삶에 대해 좀 더
진지해질 기회를 제공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