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군 화제의 드라마 랑야방은 입소문이 자자한
작품이다.
중국 드라마이기에 미드에 살짝 밀린 느낌이 들지만
랑야방의 인기는 드라마뿐 아니라 중국 웹툰,
모바일 게임분야에서도 인기 몰이를 하고 있는
실정,
그래서 어떤 내용인지 무척
궁금했었다.
언젠가는 우리나라 케이블에서도 만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하고,
이번에 출간된 책을 먼저
만나본다.
중국 영화는 자주 보는 편이지만 드라마는 볼 기회가
없었다.
예전에 포청천을 꼬박꼬박 시청했던 기억이 있긴
하지만,
영화는 강렬했던 이미지의 측천무후를 꼽을 수
있었는데 이번에 만난 랑야방은 어떤 배경에 어떤 권력이 등장할지 사뭇 기대가 컸던 작품이다.
권력 다툼이란 우리나라 사극에서도 존재하는 스토리지만 중국 작품에서의
분위기는 더욱 무겁다고 해야 할까?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싸움은 복수에 복수를 부르는
것...
더욱 흥미진진한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기로
한다.
금릉.
대량의 수도.
이곳은 진귀한 물건이 가득하고 왕의 기운이 넘치는
곳이라고 묘사하고 있다.
쌍두마차 하나가 성문 근처에 멈춰
섰고,
새하얀 옷을 입은 젊은이가 내리는 것으로 장편의
스토리가 시작된다.
이 젊은이의 이름이 바로 매장소라는 인물이고
천하제일의 강호 방파 강좌맹의 종주인 그는 ‘그를 얻는 자,
천하를 얻는다’라는 말이 나돌 만큼 뛰어난 재사이면서도 베일에 싸여 있는
인물,
랑아각에서 발표하는 랑아 공자방에서는
1위인 매장소,
서열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모든 면에서
출중한 인재로 통하지만 실제로 그는 전혀 무예를 하지 못하는 사람이라니....
거기에다 시한부 인생을 살아가는 병약한 존재라는
말에 그의 과거가 궁금해졌다.
오늘의 모습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1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할 것 같다.
12년 전 랑야방에게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일까?
내일의 안위를 장담할 수 없는
매장소,
언제 어떻게 호흡이 정지될지 모르는
상황인데,
그는 뼈 속 깊이 사무친 원한을 풀고자 온 전력을
모으고 있는 것이다.
태자와 예왕의 황위를 둘러싼 경쟁에 이기기 위한 그들은 매장소를 책사로
거두길 원하지만 정작 매장소는 변방에 있는 정왕에게 손을 내밈으로 복수에 대한 은밀하고 치열한 싸움을 시작하게 된다.

“그런데 태자와 예왕이 최근 끈질기게
선생을 끌어들이려고 유난스레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랑야각이 새로이 발표한 평가 때문이오.”
“랑야각이 또 뭐라고
했습니까?”
매장소가 쓴웃음을 지으며
물었다.
“태자 전하가 랑야각에 무거운 상을
내리며 치세에 능한 천하의 재사를 추천해 달라고 했소.”
예황 군주는 가엾은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았다.
“불행히도 선생이
추천되었소.”
“그 자리에 있지 않으면 그 일을
도모하지 않는다고 했지요.”
매장소가 차갑게
말했다.
“치세는 황제 폐하의
일인데,
다른 사람들이
나서려고 하다니 대체 무슨 생각일까요?
설령 이 몸이
랑야각주의 좋은 평가대로 치세에 능한 재사라고 쳐도,
새로운 황제가
등극한 후에야 쓸 수 있는 거 아닙니까?”
“설마 태자가 정말 치세에 능한 재사를
원한다고 생각하오?
사실 그가
당시에 뭐라고 물었는지는 이제 와서 따질 필요도 없소.
하지만 랑야각의
대답은 의미심장하오.”
예황군주가 유유히 말을
이었다.
“내가 아는 대로라면 그 대답은
이렇소.
‘강좌매랑,
기린지재,
그를 얻으면
천하를 얻는다.’”
“기린(전설의 동물로,
재능이 뛰어난
사람을 비유함-옮긴이)?”
매장소가 실소를
터뜨렸다.
“랑야각주가 분명 제게 원한을 갖고
있다는 느낌이 드는군요.”
예황 군주는 저도 모르게 피식 웃으며
반쯤 몸을 돌려 난간에 기댔다.
눈동자에서 맑은
빛이 반짝였다.
“선생을 만나고 보니 오히려 랑야각주가
이번에도 제대로 맞혔다는 느낌이 드는군.”
--- p.75~77
이 작품은 장편의 드라마로 편성된 드라마이고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무수히 많다는 것이 책을 잡은 처음 내용에 몰입이 어려운 요소이기도 했다.
그래서 이 책의 맨 앞부분에서 인물 관계도를
제공하는 것일 수 있겠다 싶다.
인물 관계를 먼저 숙지하고 작품을 대하는데 읽을수록
중독되는 마력이 느껴지는 작품이라고 할 수 있었다.
두꺼운 책 부피에 비해 흥미진진한 이야기의 진행이
책을 읽는 속도에 박차를 가한다.
이제 1권을 읽었으니 다음편 그리고 그 다음이야기가
궁금해진다.
폭염의 날씨에 집에서 휴식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차라리 중국 드라마 찾아보면서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여름 더위쯤은 간단히 여길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위인은 하늘이 낸다는 말이 있다.
아무리 큰 포부를 가졌다 하더라도 주변 상황이
협조하지 않으면 거사는 늘 실패하기 십상이다.
포부를 이루기 위한 목표설정이 분명해야 하고
조력하는 인물들의 역할도 매우 중요한데,
이 책에서도 매장소와 뜻을 같이하는 인물들이 든든한
역할을 한다.

“선생은……
선생은 대체
누구요?
어째서 적염군을
위해 이토록 큰 위험을 무릅쓰려는 거요?”
소철이 처음 경성에 모습을 드러냈을
때,
수많은 사람이
‘저 사람은 누구냐’고 물었다.
그 질문에
대답은 빨리도 나왔다.
소철은 바로
천하제일 대방파 강좌맹의 종주 매장소였다.
이 대답은 모든
사람을 크게 만족시켰다.
마치
그것만으로도 많은 것을 알 수 있다는 듯 더 이상 아무도 이렇게 추궁하지 않았다.
“그럼 매장소는 또
누구지?”
매장소는 이 질문을 던진 첫 번째
사람이 예황 군주일 거라곤 생각지 못했다.
지금 그녀의
눈빛은 사람의 몸을 찌르는 검처럼 형형하게 그의 얼굴에 박혀 그의 미세한 표정 변화조차 놓치지 않으며 그가 직접 대답해주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입 다물고 말하지 않을
것인가,
아니면 한 번
더 속일 것인가.
정말이지 어려운
선택이었다.
매장소의 미간에 피로가
떠올랐다.
그러나 피로보다
세상 풍파를 모두 겪어 잔뜩 지친 기색이 더욱 강했다.
그는 군주의
캐물음을 피하듯이 천천히 한쪽으로 고개를 돌리며 나지막이 대답했다.
“적염군의
옛사람입니다.
섭탁처럼,
그 사건 후에
살아남은 옛사람이지요.”
물처럼 반짝이는 예황의 눈동자는 여전히
그를 단단히 옭아매고 있었다.
-p.562~563
그리고...
다음편의 이야기가 궁금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