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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자, 사랑과 평화의 철학 ㅣ 살림지식총서 469
박문현 지음 / 살림 / 2013년 9월
평점 :

인문을 읽어야 한다고 아이들에게 책을 권하면서 정작 내 자신을 접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
살림지식총서의 동양고전 시리즈들을 만났는데,
어릴적 친구들이 장난스레 입에 올렸던 독특한 이름만 기억날 뿐....
묵자라는 인물에 대해서는 별로 아는 바가 없었다. 뒤늦게나마 인물을 좀 더 자세하게 알아보고 싶은 마음에 빼어든
책이 묵자 사랑과 평화의 철학이란 책이다.

묵자 그는 누구인가?
묵자는 지금으로부터 약 2,000여 년 전인 중국 고대에 공자와 함께 ‘2대 사상가’로 평가 받았던 인물이라고
한다.
묵자는 성이 묵이고 이름은 적이라는 인물이다.
기원전 480~ 420년경의 사람이라도 소개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동양철학의 대표적인 인물중 시대순으로 나열한다면,
공자, 묵자, 맹자, 장자의 순으로 소개할 수 있다.

유명한 철학자 중에서 묵자는 사상가이면서 논리학자였으며 군사 전문가라고 한다.
묵자는 뛰어난 과학기술자로 군사무기를 발명하기도 했었던 인물이라니...
내용을 접할수록 특별한 매력에 빠져듦을 알 수 있다.
중국 과학사의 권위자인 영국의 조셉 니담이 「묵자」를 읽고 감동받아 중국 과학사를 연구하게 된 유명한 이야기가
있다고 전한다.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길을 오고갈 때마다 출마하시는 분들이 명함을 불쑥 내미는 것을 볼 수 있다.
심지어 식당에서 지인과 밥을 먹는데도 느닷없이 내미는 명함을 보며 마음 한켠에 불편함이 밀려온다.
밥 먹을 땐 개도 안 건드린다고 하던데....
그리고 이런 생각에 잠시 머물렀었다.
우리나라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를 원하는 분들이 좀 이 책을 읽었으면 하는 생각이었다.
휴전의 상황인 우리나라에는 군사적으로도 넓은 해안을 가진 분들이 정치 일선에 서야 하는 것은 아닌가 라는
생각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묵자는
다방면적으로 뛰어난 인물임을 알 수 있었고 더욱 특별하게 뇌리에 새겨진 바가 바로 군사전문가로서도
특출나고,
인재 등용면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이론을 주장한 인물이었음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왜 조선 오백년 역사에 빛나는 우리나라가 묵자라는 사람의 이론에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다.
조선조 5백년 동안 지배적이었던 유학의 영향이 묵자를 반영하지 않았던 이유임을 발견했다.
서기 21세기를 살아가면서도 느끼는 불편함이 사회적 편견과 좋은 조건을 요구하는 등용에 관한 부분이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다는 말을 하면서 우리 사회가 과연 그러한지 곰곰이 생각해볼 문제이다.
사회가 아무리 변했다고는 하지만, 사회 곳곳에 깊숙하게 뿌리박은 견해는 쉽게 바꿀수 있는 부분이 아니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한다.

생소한 인물인데 극찬이 따라다니는 것도 놀라운 일이다.
중국의 사상가인 량치차오는 묵자를 가리켜 "큰 마르크스요, 작은 예수"라고 표현했다고
한다.
마오쩌뚱은 "묵자는 노동자였지만 공자보다 더 훌륭한 성인이었으며, 인문학과 과학기술에 능통한 백과전서식의 평민
성인"이라고 했다니 실로 놀라운 이야기가 아닐수 없다.

묵자는 겸애의 정신이 국가와 인민을 이롭게 하고 세상을 평화롭게 한다고 역설했으나
그 실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해 종교적 재재를 설정하고 겸애를 독려했다.
-p. 42
그렇다고 묵자를 종교적으로 추앙을 받을만한 성인으로 추대하는 것은 아니다.
묵자는 귀신을 믿었다. 귀신의 존재를 믿었고, 당시 사람들에게는 윈시종교적인 관념이 인문화 되어
민중들의 마음속엔 남아있다는 것이다. 묵자의 하늘과 귀신에 대한 생각을 당시 민중들이 가진 종교 심리의 반영으로 볼
수 있다는 견해<본문 42쪽 참조>가 소개된다.

사람이 사람에게 영향력을 미칠수 없는 부분은 역시 종교적인 심리가 반영되는 것
같다.
정의 사회를 바라는 것이 하늘의 뜻이라니 매우 흥미롭다.
묵자에 의하면 하늘은 의롭기를 바라고 의롭지 못한 것을 싫어한다고 표현했다.

묵자의 전체 사상의 기준인 하늘의 본질과 특성을 소개한다.
귀신은 인간을
감시한다.
-P. 54
묵자가 이같이 귀신을 내새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통치계급을 위협하기 위한 것임을 알 수 있다.
동양에서 특히 제사를 중시하는 이유도 바로 이런 맥락에서 연장된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해본다.
음악을 낭비라고 여긴 부분이나, 장례의 간소화 등등 현대 우리의 사회모습과 비교가 되는 부분들이
인상적이다.
최소한의 소비를 주장하고 경제 안정을 도모한 부분이라든지...
인재 등용면에서도 능력 위주의 사람을 뽑아야 함을 강조하는 부분이 기억에 남는다.
묵자가 말하는 현인이란
군주가 정치를 함에 있어서 필요로 하는 능력을
갖추고 군주의 정책을 행현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p. 63

묵자가 우리와 생존하는 시기는 다르지만,
국가의 이상적인 모습을 추구하고 국민의 안정을 꾀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들이 엿보인다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