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팔이 의사
포프 브록 지음, 조은아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9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고의 의료수준을 자랑하는 나라 미국이라는 나라에도 과거 한때, 돌팔이 의사들이 들끓었다니 생소한 정보가 아닐 수 없다. 잃어버린 정력남성들의 관심사는 동서양이 다르지 않은것 같다. 미국에서도 정력에 좋다면 물불 안 가리는 듯한 인상을 주는 우리나라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해본다. 소담출판사에 새롭게 선보인 이 책 돌팔이 의사는 미국의 가장 위험한 사기꾼이며 돌팔이 의사인 R.브링클리와 그의 비밀을 끝까지 추적해서 낱낱이 파헤친 피시바인의 이야기를 소개하는 포프 브록의 작품이다. 너무나 기막히고 말도 안 되는 이야기가 실화였다니 더욱 충격을 금할 수 없다. 이 책에서 소개되는 배경이 20세기 미국이며, 당시는 무면허, 가짜 면허를 가진 돌팔이 의사들이 횡횡했던 시기로 탁월한 재능을 가진 자들의 천국이었다고 한다.

 

1930915알 긴장감 넘치는 수술대에서 캔자스 의료위원회 회장 J.FJ.F 해식 박사를 비롯 20명 이상의 의사와 기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브랭클리는 그 충격적인 수술을 시연한다. 그 당시 수술대 위에 누워서 시술을 받은 환자 X 씨는 어떻게 되었을까?

 

도덕관념 없이 경험에 기대어 의료 행위를 하였고, 사기꾼의 도덕 기준에 따라 행동해온 데다

잘 계획한 사기를 면허로 완성하여.... 하찮은 속임수 수준을 넘어갔다.

캔자스시티 스타는 사기꾼의 말로를 이렇게 기렸다.

밀퍼드 최고의 돌팔이 의사는 끝났다.

-p.16

 

돈 냄새만큼은 기가 막히게 맡았다는 브랭클리.... 뛰어난 사기극을 벌일 수 있었던 이유도 이 못된 재능 때문인가 보다. 사람들의 약점을 이용한 기발한 발상이 절실했던 사람들을 위태롭게 한 것이라는 사실..... 현재 진행되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에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이 책 돌팔이 의사는 읽을수록 흥미보다는 충격적인 내용들에 놀라게 한다는 것이다. 신이 아닌 브랭클리.... 사람들은 어째서 그의 말도 안 되는 이야기에 빨려 들어가는 것일까? 지금도 무분별하게 현실의 문제점을 탈피하고자 어떤 시도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돌팔이 의사에게 당하지 않도록 두 번 세 번 다시 생각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이 책 돌팔이 의사이 준다고 해야겠다.

 

브랭클리가 이 수술에 위험성이 없음을 재차 강조하자 스미스가 서류를 한 움큼 집어 들어 높이 치켜들었다. 브링클리의 서명이 적힌 사망진단서였다.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두 그의 클리닉에서 사망한 환자들이었다. 병원에 도착할 때까지만 해도 멀쩡했던 사람들을 포함해, 42명이 브링클리의 손에 또는 그의 감독 하에 목숨을 잃었다. 적어도 6명은 염소 고환 이식수술의 실패로 사망했다. 나머지는 신장염, 복막염, 충수염, 감염성 혈전, 괴저 등 다양한 원인으로 사망했다. 만약 1930년의 법체계가 브링클리를 살인자로 보지 않았다면, 그 자체로 충격적인 일이 아니었을까? 그 남자는 시체 공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p.233~234

 

Q : 염소 고환이 진짜 환자의 머리카락 색을 바꾸었고, 얼굴의 주름을 폈으며, 노화와 질병으로 창백했던 안색을 불그스름하게 빛나는 건강한 안색으로 변화시켰다"라고 말씀하지 않으셨습니까?

A : 사실입니다.

Q : 그렇다면 저희에게 설명해주시겠습니까? 어떻게 그 작은 염소 고환으로, 염소 나이가 대개 몇 살이었죠?

A : 3주 정도입니다.

Q : 어린 염소의 작은 고환을 인간 고환에 이식하면 다시 살아나서 자란다고 주장하시죠?

A : 일부는 자라고 커지지만, 대부분은 흡수 과정을 거칩니다.

Q : 흡수요?

A : , 고환이 서서히 흡수되어서 …….

Q : 그 작은 물건이 마치 인간 고환의 일부처럼 이식한 후에도 거기서 계속 산다는 말씀이신가요?

A : 아니요, 저는 그런 식으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인간 고환의 일부가 된다는 식으로요.

Q : 신경이나 혈관을 연결한다는 말씀이 아닌가요?

A : , 맙소사. 아닙니다.

Q : 그 작은 물건을 떼어내서 고환의 절개 부위에 넣고 꿰맨다는 거죠?

A : , 맞습니다.

 

피곤했던 걸까? 이틀 동안 모든 경력에 대해 심문하며 말꼬리를 잡고 늘어진다면, 누구라도 헷갈릴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가 방금 말한 것? 염소 고환을 이식한 것이 아니라 그냥 넣어놓았다? 은 브링클리가 20년 이상 주장해온 내용과 정확히 반대였다. 그날 오전에 했던 말과도 반대였다. 지지자들은 그를 정신 나간 사람처럼 쳐다보았다.

-p.386~387

 

이제 곧 영화화된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보니 책과 달리 영화에서 보일 느낌이 기대된다. 설마 이 책을 읽고도 돌팔이 의사를 모른다고 할 수 없겠지.... 절박한 상황에 놓인 약자들이 무분별한 의료 행위로 어려움을 당하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