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잖아 영화로 상영될 것이라며
상영에 앞서 출간된 책, 소담 출판사의 행복한 자살되세요, 해피뉴이어란 제목을
보면서 제목이 뭔지 부자연스럽다는 인상을 받았다.
행복한 자살이라니 더구나 해피뉴이어는 뭘까? 암울한 내용을 함축한 작품인가 상상하다가 책 내용에서 족자가 발견한 반전을 기대하게 하는
책이기도 하다.
자살? 이것은 조물주의 뜻에 위배되는 일인 것 분명하다. 그러나 그 어느
누군가가 자살을 언급했다면 그 사태는 매우 심각할 수밖에 없다.
자살이라니.... 자살이라고?
스스로 죽고 싶다는 말은
세상이 날 알아주었으면 하는 또 다른 의미의 메시지는 아닐까? 가장 화려하고
시끌벅적한 크리스마스를 자살할 날짜로 삼았다는 것이 많은 생각을 자아낸다. 아버지의
죽음, 중년의 나이에 세상에 혼자 남겨졌다는 사실이 충격이었을 실비.... 그래서 사람은 혼자서는 살아갈 수 없는 존재라는 것인가 보다.
실비 그녀는 자신이 불행한
이유를 자신의 내면에서 찾으려는 노력을 하는 사람은 아닌 것 같다. 세상에 살아남아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한 실비, 그녀는 외적인 요인을 꼽아 자신이 불행하다고 외롭다고 느끼는 내성적이며 소극적인 성격의
소유자라는 단서를 얻은 것 같다.
의지했던 아버지의 죽음이 실비에게는 엄청난 충격이었을
것이다. 사별의 아픔을 달래는 데는 그 어느 누구의 위로보다도 시간이 필요하다는 경험을
했었다. 세상에 하나뿐인 내 편이 없어졌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실비는 막다른 생각을 했을 수
있다. 죽고 싶다는 생각, 그것도 구체적인
계획까지 했을 정도면 그 노력과 결단으로 어떻게든 잘 살아가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은 무리일까?
어차피 한 번은 죽어야 하는 존재이기에 그 시기를 좀 더 늦추고 실비가 찾아갔다는 심리치료사의
조언 데로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을 찾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인 것 같다. 죽고 싶을 만큼의
용기란 사람의 상상을 뛰어넘는 것 같다.
원이라도 없게....,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지 궁금했다.
실비는 그동안 환경의 제약으로 감행하기 어려웠던 일들을 한 가지씩
찾아냈고 실천에 옮긴다. 낯선 남자와의 하룻밤, 브라질리언 왁싱을
시도하다 실신하기도 한다. 또한 마트에서 물건을 훔치는 것도 스릴을 즐기려는 단순한 의미는 아니라 누군가의 관심이
필요하다는 무언의 외침임을 점점 확신하게 된다.
오래전 읽었던 웃을 수 없었던
하나의 이야기가 있다. 어느 남자가 자살하려고 에펠탑 꼭대기에 올라가 낙하를 시도하다가 에펠탑의 모서리에 옷자락이
걸렸다고 한다. 그 남자의 첫 마디는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살려주세요!“라는 간절한 외마디
외침이었다는 말이다. 죽고 싶다는 말보다 살아야겠다는 마음은 본능이라는 결코 잊어선 안되겠다. 실비, 그녀는 죽어야 할
이유를 뭐라고 댈지 궁금하다.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은 결코 만만치 않다. 극단적인 상황에 처했을 땐 오히려 새로운 출발의 기점임을 알고, 가장 어두울 때가 밝은 광명에 가장 가까운 때임을 우리는 안다. 실비가 자살의 충동을 잘 극복하고 정말 해피뉴이어를 맞이할 수 있을지 기대감으로 읽을 수 있는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