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토벤의 커피 - 음악, 커피를 블렌딩하다
조희창 지음 / 살림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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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음악의 블렌딩이라니 너무 잘 어울리는 조합이라 그동안 너무 당연하게 생각했던 것 같다. 한때 커피가 좋아 찾아 마시다가 커피 중독이라는 소리를 듣기도 했었다. 커피가 있는 곳에는 좋아하는 그리고 즐겨듣던 음악이 있었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너무나 당연하게 음악을 듣곤 했었는데, 역시 커피와 음악을 잘 어우리는 환상적인 조합인 것 같다. 이따금 아침에 눈을 뜨면 모닝커피를 만들며 조용한 클래식 음악을 골라 듣곤 한다. 다양한 커피 품종이 있고 커피에 대한 유래나 일화를 만나는 것도 심심치 않다.

 

바리스타나 연주자에게는 커피와 음악이 엄청난 과업이겠지만, 일반인에게는 그냥 삶의 소소한 행복정도여도 좋다고 생각한다. 반드시 과테말라 우에우에테낭고, 모차르트 바이올린 소나타 K.378과 같은 이름을 들먹이며 감상하지 않아도, 그저 스쳐가는 시간의 배경으로 커피와 음악이 있어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나는 강의 중에 이런 말을 자주 한다. “알지 못해도 음악은 들을 수 있다. 그런데 알면 더 잘 들린다.” 마치 그저 눈인사만 하고 지내던 동네 세탁소 주인도 살아온 내력을 듣고 나면 다르게 보이는 것처럼, 지금 마시는 커피와 듣고 있는 음악의 이야기를 알고 나면 확실히 다르게 와닿는다.

-p. 8

 

브람스가 살던 당시에는 커피가 대 유행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커피 수요에 비해 좋은 원두의 공급은 부족한 실정이었다고 한다. 커피 단가를 낮추는 방법으로 치커리를 섞어서 사용하는 곳이 있었다니 맛에 대한 또 따른 발견이라는 생각을 한다. 어느 날 카페를 찾은 브람스는 주인에게 치커리를 주문했다고, 치커리를 받아든 브람스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좋습니다. 그럼 이제 제대로 된 커피를 만들 수 있겠네요!”라고.

    

?이 책은 음악평론가이자 커피 로스터인 조희창님이 쓴 책 베토벤 커피. 대부분의 사람들이 말하는 커피란 쓴맛으로 표현된다. 커피의 향이 좋아서 마신다는 사람도 있다. 우연히 시작한 커피의 세계에 대한 소소한 첫걸음이 커피에 대한 인상을 바꿔놓았다. 커피에는 쓴맛뿐만 아니라 신맛도 있도 단맛도 있고, 짠맛도 있으며 떫은맛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가? 저렴한 생두일수록 바싹 볶았을 때 나쁜 쓴맛이 난다고 한다. 역시 커피는 생두에 값을 들인 만큼 맛이 있다는 사실을 살아가면서 느끼는 중이다. 음식, 그 맛은 주관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맞는 적합한 기분 좋은 맛을 찾기 위해 커피를 만나고 있다. 공간과 기분, 커피에 적합한 음악을 찾는 것도 또 하나 풀어야 할 숙제가 되고 말았다.

 

교향곡을 쓸 권리는 베토벤에 의하여 소멸되었다. 이 최후의 교향곡은 음악을 보편적 예술에 결합시킨 것이다. 그것은 소리로 된 복음이다. 그 이상 진보할 수는 없다.”

 

진짜 영웅은 나폴레옹이 아니라 베토벤이었던 것이다.

다시 코피 루왁얘기로 돌아와서, 또 하나의 영화 장면으로 마무리하고 싶다. 오기가미 나오코(荻上直子, Ogigami Naoko) 감독의 '카모메 식당'이라는 일본 영화에는 커피를 너무 사랑해서 도둑질까지 하던 사람이 나오는데, 그가 주인에게 커피를 맛있게 하는 비장의 주문을 가르쳐주는 장면이 있다. 갈아놓은 커피 가루에 손가락을 집어넣고 코피 루왁!”이라고 나지막이 읊조린다. 주문을 왼 후에 내리면 커피가 맛있어진다는 얘기였다. 주인은 이 황당한 주문을 그대로 따라 한다. 그런데 모두 정말이지 커피가 맛있어졌다고 얘기한다.

이때의 코피 루왁이라는 주문이 가리키는 것은 비싼 루왁 커피도 아니고 천사로 위장된 사향고양이의 눈물도 아니다. 그 주문은 아마도 맛있어져라!” 하는 정도의 희망일 것이다.

-p. 111

 

다양한 커피전문점이 많지만 맛은 천차만별이다. 커피 맛이 좋은 여부는 로스팅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을 알고 있다. 커피는 로스팅이나 유통과정에 따라 커피의 맛에 향에 영향을 받는다. 커피나 음악에 대한 조예가 깊은 저자에게 배우는 인문학 수업, ‘음악, 커피를 블렌딩하다’ 소소한 행복을 찾는 키워드가 분명하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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