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차의 신
아가와 다이주 지음, 이영미 옮김 / 소소의책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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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장소로 이동하기 위해 여유롭게 움직인다고 하지만 부릉거리는 차를 볼 땐 숨이 턱에 찰 정도로 달리게 되는 것, 어쩌면 사람의 심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날 이동할 수단인 막차가 달리다가 정지된다면 어떤 일들이 일어날까? 가족의 생사가 달린 위급한 일이 있다거나, 아니면 그날 중으로 어떤 장소에 필히 도착해야만 할 상황인데 앞에 소개된 것과 같은 상황이라면 상상만 해도 눈앞이 캄캄해진다.

 

처음에는 가까운 차량 연결부에서 쾅 하고 부딪히는 소리가 들렸다.

연속적으로 쇳소리가 들리는가 싶더니 곧바로 차량이 급격하게 속도를 낮췄다. 손잡이가 일제히 삐걱거리고 여기저기에서 나지막한 비명이 터졌다.

-p.152

 

병원에 입원하신 아버지의 상태가 안 좋다는 어머니의 전화, 오늘 밤이 고비라 어쩌면 내일 아침까지도 못 버틸지도 모른다는 의미인데, 위급한 상황임을 알고 급한 마음으로 달려가는 막차 안에서 갑작스레 발생한 일이다. 막차가 멈추다니.... 한두 시간 안에 뭐 별일이 없을 거라고 스스로를 타이르지만, 빨리 상황이 정리되고 막차는 다시 출발할 수 있을 것인지 궁금하다.

 

바쁘신 와중에 불편을 끼쳐드려 대단히 죄송합니다. 정지신호를 수신하여 지금 막 열차가 정지했습니다. 열차가 멈춘 것은 누구나 안다.

“사고 났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누군가가 말했다.

-p.153~154

 

이유야 어떻든 어쩔 수 없는 환경에서 같은 장소에 있어야 하는 사람들이다. 천차만별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이 제한된 공간에서 반응하는 모습들 또한 다양하다. 비명을 지르며 놀란 가슴을 진정하는 사람들이 있고, 자신의 상황을 애써 잊으려 자신을 다독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 책임을 물으려는 사람들이 있고, 열악한 상황이지만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친절을 베푸는 사람도 있을 것 같다. 옛말에 호랑이 굴에 잡혀가도 정신만 똑바로 차린다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당황해서 주신에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는 일은 제발 없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하며 책을 읽었다.

 

1화 파우치

2화 브레이크 포인트

3화 운동 바보

4화 오므려지지 않는 가위

5화 고가 밑의 다쓰코

6화 빨간 물감

7화 스크린도어

 

저마다 처한 상황은 다르지만 이 책 막차의 신에 소개되는 7편의 이야기에서 상상한 것 이외의 반전을 확인하며 인생의 소중한 가치 또한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저자의 기발한 발상으로 만나는 한 권의 책 속 일곱 편의 이야기에서 늘 생각을 하고 있지만 실행에 옮기지 못하는 일들에 대해 생각하는 좋은 기회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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