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의 시대 - 일, 사람, 언어의 기록
김민섭 지음 / 와이즈베리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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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이라는 말은 가르침이라는 의미가 있는 말입니다. 교훈, 급훈, 가훈 등등 어릴 적에는 참 많은 가르침을 의미하는 말들을 많이 접하며 살았던 기억이 납니다. 운동장에 모여 교장 선생님의 훈화 말씀을 듣던 때가 인상 깊게 남아 있습니다. 가끔은 뜨거운 햇살에 인상을 찌푸려야 할 때도 있었고, 추운 겨울 날씨엔 발이 시려 발을 동동거리며 조회가 빨리 끝나기를 바랐던 기억이 유년의 추억으로 남아 있는 것이지요. 그뿐 인가요? 교실에 들어가면 급훈이 있었고 교훈이 눈에 잘 띄는 곳에 붙여졌던 기억도 납니다. 바른 교훈을 찾는 인생의 좋은 습관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렇다면 오늘날에는 어떤 가르침을 따르며 살고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장년이 된 지금은 성경 말씀을 따라 생활에 실천하려고 애를 쓰며 살고 있는데, 어릴 적에는 학교나 다른 사람이 정해준 가르침을 따르던 것과 달리 이제는 제 선택에 따라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이 차이가 있다고 일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뒤틀린 훈, 기괴한 훈, 법보다 가까운 훈

 

저자는 사회적 기제로서 이 작동하는 형태를 개인의 성장 과정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나눈다. 첫째는 학교의 훈, 둘째는 회사의 훈, 셋째는 개인의 훈이다.

 

학교나 회사 각 가정에서 을 정하고 눈에 띄도록 명시하지만, 그 의미가 각 개인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합니다. 누군가 강조하지 않을 시에는 어쩌면 그냥 지나칠 낱말 정도로 전락할 수 있는 말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각자 책임의식을 가지고 생활한다면 모를까 매일 바쁜 일상에서 그 을 인지하며 살아갈 사람은 몇이나 될지 갑자기 궁금해집니다.

판에 박은 듯한 이 아니라면 개인을 움직일 수 있는 그 무언가가 필요한 시점은 아닐지.....

개인이 직접 참여할 의지가 꺾인 이며 어떤 결과만을 요구하는 의미라면 그 은 더 이상 무의미하며 무가치 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자가 다음과 같이 주장하는 것이라는 생각도 합니다.

이것들을 이제 폐기하고 스스로의 훈을 만들 필요가 있다. 새로운 시대의 논리가 다시 우리를 잠식하기 이전에 주변의 훈을 바꿔나가는 작업을 해야만 한다.”

 

무언가 교육적이며 움직일 수 있는

그런데 그 이 개인의 안녕과 행복을 기원하는 것이라면 더 이상 바랄게 무엇이 있을까 싶습니다. 그저 판에 막힌 듯 요구하는 말이 아닌 개인이 어느 누구보다 행복하길 바라고 잘 살길 바라는 의미의 이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으로 이 책을 읽었습니다.

 

개인들의 무관심과는 달리, 회사의 경영책임자들은 한 공간을 장악한 언어가 가진 위력을 이미 잘 알고 있다. 그들은 그것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회사의 이익과 연결한다. 삼성과 같은 대기업이라면 더욱 그렇다. ‘삼성신경영실천위원회에서 발간한삼성인의 용어: 한 방향으로 가자(1993)에서는 한 조직의 용어가 어떠한 의미를 갖는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해 두었다.

한 조직의 용어를 통일하는 것은 그 구성원의 사고와 행동을 하나로 하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 조직이 추구하는 방향이나 가치관을 언어를 통해 서로 전달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기업의 용어 통일은 기업의 비전을 실현하는 데 필수적인 기능을 합니다. 회장께서도 기회 있을 때마다 용어 통일의 필요성을 강조하십니다. 구체적으로 첫째, 그룹의 용어를 명확히 통일하고, 둘째, 삼성 특유의 용어를 만들고, 셋째, 용어의 질을 한 차원 높이자는 특유의 용어을 말씀하신 바 있습니다. 이 책자는 삼성이 21세기 세계 초일류 기업을 실현하기 위해 전 삼성인의 사고와 행동을 한 방향으로 통일하는 데 필수적인 삼성 용어의 해설집입니다. (……) 삼성인이면 누구나 이 용어 하나하나의 뜻을 알고 있어야 하고 일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신경영의 참뜻을 쉽게 이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의사소통이 빨라지고 단결력을 높이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3: 회사의 훈, 119~12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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