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인 이야기 3 - 동서융합의 세계제국을 향한 웅비 그리스인 이야기 3
시오노 나나미 지음, 이경덕 옮김 / 살림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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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의 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리스의 양대 국가인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격전인 펠로폰네소스전쟁을 기억할 것이다. 30여 년 동안 지속된 펠로폰네소스전쟁은 육군에서 최강의 군사력을 가진 스파르타의 승리하고 아테네는 굴욕적인 패배를 맛보게 된다. 이로 말미암아 100100여 년에 걸친 아테네의 민주 정치가 흔들리는 위기에 봉착하게 된 것이다. 이어 등장하는 30인의 정권과 과두 정권을 주시하며 아테네가 어떠한 정국을 맞이하게 될지도 매우 궁금하다. 이때 리더로서 활약했던 크리티아스는 철학자 플라톤의 외삼촌이었으며 아테네 명문가의 출신이었고, 잘생긴 외모에 뛰어난 재능을 가진 소유자였다는 사실이다. 혼란스러운 아테네에 과두 정권을 부활시키기 위해 동지들을 거느리고 귀국한 크리티아스는 과연 목적한 바를 이룰 수 있을까? 소크라테스의 제자로 알려진 크리티아스, 철학에도 관심이 있었던 리더로 말미암아 결국 고배를 마시게 되는 소크라테스의 운명은 어떻게 되는 걸까?

 

 

500명 재판관 판결은 유죄 250, 무죄 230표였기에 벌금만 내면 모든 게 끝날 수 있었다. 하지만 소크라테스가 펼친 정공법의 변명을 들은 뒤에 이루어진 최종 판결에서 유죄 360, 무죄 140표로 큰 차이가 났기 때문에 사형이 결정되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지는 소크라테스의 변명을 읽으면 알 수 있는데, 한마디로 말하면 적당한 수준에서 정리하려고 생각했던 재판관들을 소크라테스가 분노하게 만든 것이다.

(중략)

360명은 왜 분노했을까? 나는 이 시기 아테네 사람들이 자기 나라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 상황에서 초조해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순간에 소크라테스가 나타나 벌금형이나 망명하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고 스스로 자기의 운명을 결정하겠노라고 선언한 것이다. 바로 그 소크라테스에게 시민들은 반발했다. 초조해하는 자신과 달리 평온한 소크라테스에게 분노를 쏟아부었다. 그 결과가 큰 차이의 투표 수로 결정된 사형 판결이었다. 이런 상상 말고는 처음에 유죄를 선언한 사람이 250명이었다가 이튿날 360명으로 증가한 이유를 찾을 수 없다. 그러나 소크라테스의 입장에서 도발적인 전술은 성공했다.

-p. 40~41

 

로마인 이야기로 알려진 이 책 그리스인 이야기 3」의 저자인 시오노 나나미, 뛰어난 필력의 소유자인 저자는 여성 특유의 섬세함으로 당대 역사적 사건을 상세하게 묘사하고 있다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5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두꺼운 책이지만 그리스의 역사에 흥미와 기대를 가지고 읽게 하는 책, 그리스인 이야기 1, 2권을 아직 읽지 못했지만 저자를 따라 그리스인의 생각부터 인생, 정치와 문화, 사회, 외교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내용을 알 수 있었다. 동서 융합을 이룬 세계화의 선구자인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거취를 흥미롭게 그려내는 힘은 어디서 나왔을지 놀랍기 그지없다.

 

알렉산드로스는 달랐다. 스승이 말한 다음의 가르침에는 전혀 따르지 않았다.

그리스인은 동등한 친구로 대해도 좋지만 그리스인이 아닌 사람(즉 야만족)은 동물이나 식물과 같다고 생각하고 대해야 한다.”

페르시아로 갔을 때 알렉산드로스는 특히 이 가르침과는 정반대라고 해도 좋은 태도를 취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저작을 읽고 느낀 개인적인 소감이지만, 아리스토텔레스도 어쩔 수 없는 도시국가 시대의 그리스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와 달리 알렉산드로스는 도시국가를 초월한 그리스인이었다.

아무튼 스승으로부터 모든 것을 배웠지만 스승의 가르침을 모두 따르지 않았다는 것은 그가 뛰어난 제자였음을 보여주는 증거가 아닐까. 철학 자체가 자기 머리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가르친다는 점에서 그렇다.

-p. 223

 

저자는 다른 도서와는 달리 그리스의 쇠락에 대한 과정을 소개하고 있다. 그리스가 몰락해져 가는 과정에서 남기는 교훈은 무엇일까? 저자는 알렉산드로스라는 영웅에 대한 이야기를 인물의 유년시절부터 타고난 기질과 성격까지 상세하게 설명해준다. 단지 세계 역사 요약 부분에서 불과 몇 줄로 만났던 알렉산드로스에 대해 좀 더 많이 알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잘 짜인 다큐를 보는 기분으로 차근차근 읽었던 그리스인 이야기 3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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