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듀어 - 몸에서 마음까지, 인간의 한계를 깨는 위대한 질문
알렉스 허친슨 지음, 서유라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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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6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손기정 선수를 기억할 것이다. 마라톤에서 우승을 할 수 있는 진짜 능력을 이 책에서 찾을 수 있을지.... 인간이 한계에 대한 과학적 접근이 흥미롭다. 신체적인 능력만으로는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며, 저자는 손기정 선수가 남긴 말에 주목한다. 인간의 몸이 할 수 있는 일은 어느 정도까지  뿐이다. 그다음은 마음과 정신의 영역이다.”

 

어릴 적 꽤 달리기를 잘 하는 편에 속했는데, 학년이 올라갈수록 조금만 달려도 심장이 터질 것 같은 느낌에 달리는 일을 멀리했던 기억이 난다. 이유가 무엇일까? 이 책 인듀어는 국가대표 육상 선수 출신이며 물리학자이자 과학전문 칼럼니스트인 알렉스 허친슨의 저서이다. 몸에서 마음까지 인간의 한계를 깨는 위대한 질문을 다루고 있다. 이 책에서는 뛰어난 운동선수나 모험가들이 세운 업적들과 그들이 이루어낸 성취의 원리를 밝혀내는 과학자들의 노력이 담겨있다.

 

인듀어에는 근본적으로 두 가지 질문이 존재한다. 도대체 인간은 얼마나 오래 견딜 수 있는가? 그 오래 견디는 힘과 정신은 어디서 오는 것일까?

-p. 12

 

건강 유지를 위해서 수분 섭취는 필수라고들 한다. 매일 적당량의 수분을 섭취하려고 하지만 어느 땐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선선한 날씨라 그동안 쉬었던 운동에 슬슬 발동을 걸고 있다. 등산을 하려면 숨이 턱에 차오르면서 갈증이 나곤 해서 물을 먹어야 한다는 사실.... 수분 섭취에 대한 이견들이 많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자신의 체질에 맞게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건강에 이상이 생겨 탈수증상이 오면 수분 공급이 시급하다. 그렇다면 탈수와 갈증도 연관이 있는가?’에 관한 설명이 진행되는 것이 매우 흥미롭다.

 

재미있는 것은 탈수와 갈증의 관계다. 흔히 탈수가 일어나면 갈증이 생기고 갈증을 느끼면 당연히 탈수 때문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수의탈수증에서 엿볼 수 있듯이 탈수와 갈증은 별개라는 것이다.

-p. 14

 

지인들 중 오래전 교통사고 후 통증을 잊기 위해 마라톤을 하는 분이 있다. 진통제 한 알이 너무 강하다는 그분은 사고 후유증이 너무 심해 건강증진을 위해 마라톤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을 했다. 이 책 내용 중에 마라톤을 완주하기 위한 필수 능력으로 지구력을 강조한다. 극심한 환경에서 자제력을 잃지 않고 일정한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필수 요소라는 의미라고 이해한다. 오래달리기, 철봉에 매달리기, 윗몸일으키기, 어느 것 하나 쉬운 운동이 없었는데 그렇다면 이런 경우에도 지구력이 부족한 것일 터 그렇다면 지구력 향상을 위한 좋은 방법은 무엇일지 무척 궁금하다.

 

지구력은 인간이 마라톤을 완주하기 위해 꼭 필요한 능력인 동시에, 악을 쓰는 아이들과 함께 국제선 비행기의 이코노미 좌석에 끼어 있을 때 정신을 잃지 않도록 도와주는 힘이기도 하다. 후자의 상황에 지구력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다소 비유적인 표현처럼 들릴 수도 있지만, 사실 육체적 지구력과 정신적 지구력 사이에는 생각만큼 명확한 경계가 그어져 있지 않다. 안타까운 실패로 끝난 어니스트 섀클턴의 남극 원정과 1915년 그의 탐험선 인듀어런스호가 빙산에 부딪쳐 난파되었을 때 원정대가 생존을 위해 견뎌야 했던 2년의 시간을 생각해 보자. 그들을 지탱한 힘은 이코노미석의 아이 떼를 견디게 해 주는 정신적 지구력이었을까? 아니면 순수한 육체적 지구력이었을까? 애초에 한 사람이 둘 중 하나만 가지는 것이 가능할까?

-p. 41~42

 

이 책은 인간의 한계 및 도전 그리고 지극히 개인적인 상황이라고 할 수 있는데 과학적 이론을 적용하며 원인과 결과를 도출해 가는 과정이 매우 흥미로운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의 한계상황에서 발휘되는 그 에너지는 무엇일지 궁금했었다. 사람의 머리로는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을 종종 만나기도 하는데 그 비밀은 무엇일까?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로 부상한 책, 인듀어가 엄홍길, 말콤 글래드웰, 애덤 그랜트 강력 추천도서로 주목을 받았다. 인간의 지구력을 세계 최초로 과학적으로 탐구했다는데 큰 의미를 둘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빛을 내는 지구력, 어느 사람은 지구력으로 좋은 결과를 내곤 하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는 더 많이 있다는 것, 과학적 탐구에 빛나는 지구력의 과학적 이론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히말라야 등정에 성공한 바 있는 엄홍길 산악인은 히말라야 등반 시 고통의 순간을 떠올리며 인간 한계상황을 극복하고 산 정상에 올랐던 감격했을 것 같다. 세계 최초 히말라야 8,000미터 16좌 등정의 비결이 무엇이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이 책을 답으로 제시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국가대표 육상 선수 출신의 물리학자라는 독특한 저자의 이력이 이 책 인듀어를 더욱 주목하게 한다. 독서의 계절 가을에 읽으면 더없이 좋을 책이라고 추천하고 싶다.

 

 

마코라는 무엇이든 우리 뇌의 노력 다이얼을 돌릴 수만 있다면 지구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간단한 발상의 전환을 한 것이다. 탈수나 근육 피로, 터질 듯 뛰는 심장을 포함해 어떤 요소라도 운동을 하는 사람에게 힘들다는 느낌을 줄 수 있었다. 운동선수들은 이러한 몸의 신호에 적응하도록 훈련을 받고, 시간이 갈수록 더 적은 힘으로 같은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정신적 피로처럼 상대적으로 불분명한 요소들 또한 노력의 감각에 영향을 미친다. 가령 마라톤을 하면서 몇 시간 동안 같은 페이스를 유지하도록 집중하는 행위는 뇌에 적지 않은 부담을 준다. 마코라 가설은 보다 급진적인 아이디어로 발전할 가능성을 품고 있다. 만약 정신적 피로에 익숙해지도록 뇌를 훈련할 수 있다면, 몸을 단련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똑같은 페이스를 유지하는 데 보다 적은 힘이 들 것이기 때문이다.

-p.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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