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저서로
우리나라에 정의 열풍을 일으킨 바 있는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학교
최연소 교수로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정치철학을
강의하고 있는 마이클 샌델의 수업은 20여 년 동안 식을 줄 모르는 명 강의로
손꼽히고 있다고 한다.
그런 그가
이번엔 「마이클 샌델,
중국을
만나다」로 다시 독자 앞에
선다.
철학이란 학자들이 한적한 곳에 앉아
홀로 사유하며 수행하는 행위라고 여기며 살아왔다.
이런 경향의
철학적 이미지는 잘못된 것이며 철학이 대화와 분리될 수 없음을 강조하는 마이클 샌델의 주장을 만날 수 있는 책이 바로 이 책
「마이클 샌델,
중국과
만나다」라고 생각한다.
학문을 움직이지
않는 통념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저자는 학문과 현실의 동떨어진 개념이 아닌 삶에서 가치를 찾으려는 노력을 적극적으로 기울인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철학적
대화는 문화를 넘나들며 진행되고 철학적 전통들 사이의 접촉점과 불일치의 지점들을 탐구한다는 입장에서 철학이 대화 사례이며 서양과 중국의 철학적
정통을 넘나들며 함께 사유한 실험물’이라고 정의한다.
마이클
샌델의 정치 이론은 중국에서 인기 있는 주제가 되었다.
1990년대부터
21세기
초까지 현대 정치철학을 연구하는 중국의 학자들은 샌델이 롤스의 정의론을 비판하는 부분에 집중했다.
특히
샌델의 구성적 자아관,
옳음에
대한 좋음의 우선성,
중립성에
대한 비판에 주목했다.
자유주의와
공동체주의 사이의 논쟁도 연구했다.
최근에는
『민주주의의
불만 』,
『정치와
도덕을 말하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특히
『정의란
무엇인가』가
출간되면서 샌델의 정치철학이 중국에서 학계뿐 아니라 공공 영역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사람들은
정의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우리가
추구하는 정의란 무엇인지,
일상생활에서
도덕적 딜레마를 생각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그리고
시장(市場)
방식의
추론이 미치는 해악,
더
일반적으로 말해 시장 기반 사회에 고유한 도덕적 결함이 무엇인지를 사유하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샌델의
정치철학은 학자들이나 일반 대중에게 정치 이론의 도움으로 일상의 도덕적 물음을 생각할 수 있게 영감을 주었다.
-p.
107~108
이 책 「마이클 샌델,
중국과
만나다」이 마이클 샌델의 저술들을 놓고
비판적으로 생각하는 중국철학 전공자들과 나눈 대화에서 탄생한 책이라고 소개하는 저자의 소개말을 참고하며 조금 딱딱하지만 억지로라도 읽고 싶은
마음에 두꺼운 책이지만 거부할 수 없었다.
우리나라에서
진행된 바 있는 저자의 강연 중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란 강의가 너무나 감명
깊었다.
다시 살아있는
강의를 기대하며 마주하게 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또 한편으로는
세계가 기대하며 주목하는 중국이란 나라가 장차 어떻게 부상하게 될까 하는 기대감도 떨칠 수 없다.
남북정상회담이
성공리에 끝난 지금 명실상부한 종전선언을 앞둔 시점에서 국내외 정세를 읽는 시야를 확보하게 해줄 책이라는 기대까지 거는 건 너무 앞서나가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매우 유익한 책이라는 생각은 분명하다.
특정인이 정한
이론이나 주장에 무작정 동의하는 것보다 종국에는 같은 생각일지라도 나만의 생각을 구체화시켜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도 마련해 줄 것 같은
책이다.
도가
사상의 세 가지 핵심 개념은 샌델의 논의와 직접 관련되는 것은 물론 그의 논의를 새롭게 조명해 줄 수도 있다.
첫째는
전통적으로 사회적 역할,
덕,
이익에
대한 공리주의적 이해와 연관된 절차적 계산에 대한 거부다.
고대
중국에서 경쟁하는 학파들이 제도화되면서 생겨났다고 받아들여지는 (아마도
이것은 오해인 듯하다)
이러한
계산적 사유 방식은 나중에 ‘기계적
사유’
혹은
글자 그대로는 ‘기계적인
마음’이라
할 기심(機心,
mechanical heart-mind)이란
말로 요약된다.
유명한
도가적 이상,
즉
‘자발성’
혹은
‘스스로
그러함’이라
할 자연(自然)과,
‘억지로
하지 않는 행위’
혹은
‘불간섭’이라
할 무위(無爲)는
이러한 기계적 마음에 대한 원형적 대안들이라 볼 수 있다.
이
두 가지 이상은 우리에게 다른 사람,
사물,
자연과
어떻게 상호작용할지는 물론 그런 상호작용이 양산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반성할 것을 요구한다.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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