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기다립니다 두고두고 보고 싶은 그림책 103
표영민 지음, 잠산 그림 / 길벗어린이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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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누군가를, 어떤 순간을 애타게 기다렸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다비드 칼리에 대한 헌사로 시작하는 이 책은 경애심의 표현이자 표영민 작가의 반려견 은비에게 보내는 작별인사이기도 하다.

<사이코지만 괜찮아> 특별동화의 그림작가인 잠산 작가는 주인을 잃어버린 개의 마음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또한 언제나 우리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듯 반려견을 맞이하고 예상치 못했던 벽에 부딪혀 자신을 합리화 시키는 데 익숙한 우리의 심리를 가감없이 드러냈다.

설렘과 따뜻함, 생의 연장선으로 내 마음에 다가왔던 다비드 칼리와 세르주 블로크의 <나는 기다립니다>. 오마주한 작품은 원작을 뛰어넘고 그 색깔을 달리 해야 하기 때문에 훨씬 더 큰 창작의 고통이 따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쩌면 이다지도 다르게 '나는 기다립니다'라는 느낌을 표현했을까.

이 책은 주인을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려야만 하는 반려견을, 그러다 모처럼의 외출에 신나 하는 반려견을, 이별인 줄도 모르고 밤이 지나도록 바보같이도 순수하게 기다리고만 있는 반려견의 뒷모습을 가슴이 아리도록 그려냈다.

이 책의 결말은 직접 읽고 확인해 보시기를.
독자에게 교훈적인 메시지를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반려동물의 마음에 공감할 수 있는, 독자의 마음에 잔잔한 파문을 그려나가게 하는 그림책이다. 올 겨울에는 동물들이 몸도 마음도 따뜻한 곳에서 보낼 수 있기를.

<도서를 제공받고 리뷰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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