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다닥! 홍콩 - 짧은 시간, 완벽하게
노소연 지음 / 길벗 / 201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홍콩은 많은 사람들이 첫 해외 여행지로 삼는 곳이다. 일본, 중국 못지 않게 가까운 곳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지금 일본은 방사능때문에 아무래도 꺼려지는 것이 사실이므로(휴;; 두 번 다녀왔으니 다행, 이제 땡!) 그래, 이제 홍콩으로 가야겠다. 홍콩은 쇼핑의 천국, 야경의 천국이 아니던가. 당장 짐을 싸서 떠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지만 참아야지. 아쉬운 대로 이 책이라도 보면서 위안을 삼아야겠다. 

 

홍콩을 사랑하는 저자가 정성들여 하나씩 조언해주는 느낌이 강한 이 책은 독자에게 미션을 부여하는 형식으로 책이 진행된다. 각 장마다 체크박스가 있고 그 곳에 가면 해봐야 할 것들을 미션처럼 제시하는 것이다. 내가 지금까지 보아왔던 책들은 주로 저자가 제시하는 여행코스가 맨 앞에 제시되어 있었는데 이 책은 코스는 뒤로 밀려나고 미션이 주르륵 나온다. 그런데 솔직히 나처럼 급하게 여행 준비를 하고 싶은 사람은 코스가 앞에 제시되고 그 각 코스에 대해 뒤에서 자세히 설명해 주는 게 조금은 더 나은 형식이지 않나 싶다.

 

홍콩에서 꼭 먹어야 할 음식, 홍콩에서 꼭 가봐야 할 곳, 홍콩에서 꼭 해봐야 할 체험들을 미리 만나다보니 으아앙~ 하고 싶고 먹고 싶고 보고 싶은 건 너무 많고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ㅠㅠ 그때 떡하니 등장하는 게 바로 '후다닥 홍콩 여행 코스'! 1박 3일부터 4박 5일까지 체류일정에 따른 코스들이 제시되어 있다. 한 눈에 홍콩을 쭈욱 살피도록 지도도 함께 제시되어 있어 저자가 제시한 코스에서 빼고 넣고 하며 나만의 일정을 짜기에도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음, 그런데 내가 조금 아쉬웠던 건 맛집(?) 소개다. 예를 들어 침사추이 지역만 보면 먹을거리를 소개하며 중저가 예산, 고가 예산, 디저트 숍으로 나누어 간략히 가게 이름과 추천 메뉴정도만 소개하고 뒤에 가면 그 식당 중 몇몇을 사진과 함께 보여준다. 그러므로 정확히 그 가게의 대표메뉴들은 가격이 얼마인지 아무리봐도 오리무중~ 뭐 여행이란 게 원래 딱 맞춰 준비할 순 없는 거고 우연성이 많이 개입하므로 적당히 알고 가는 것도 나쁘진 않겠지만 그래도 그냥 궁금해. ㅋㅋ 내가 먹을 밥이 얼마인지 ㅋㅋ 그러나 친절한 설명은 마음에 든다. 저자가 소개하고 있는 식당만 가보고 와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홍콩도 디저트가 발달했다는데 영국식 티 한 잔과 케이크는 꼭 먹어보고 싶다. 영국은 못 가니까 ㅠㅠ (언젠간 꼭 갈 테다!!)

 

얼른 홍콩으로 날아가서 양조위 아저씨가 나오는 느와르 영화 주인공처럼 거리도 걸어보고 무라카미 씨처럼 공원도 산책하고 딤섬도 먹고 망고주스도 먹고 야경도 보고 쇼핑도 하고 싶다. 언제나 그렇듯이 이번에도 여행책은 내 가슴에 불을 지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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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K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까
이리나 레인 지음, 강수정 옮김 / 예담 / 2013년 7월
평점 :
절판


 

저 매혹적인 표지의 여자 좀 보라지. 저런 얼굴로 뭇 남성의 마음을 훔치나 ㅠ 안나 K의 얼굴이 저렇지 않을까 상상하면서 독서 시작!

 

사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는 중학교 1학년 때 요약본으로 시작하려다 러시아 사람들 이름에 질려서 그만 뒀던 슬픈 기억만 남긴 소설.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도 난 평생 못 읽을 것 같아. 다들 열 페이지도 채 못 읽은 러시아 소설들.) 그러고 보면 난 참 우리나라 소설을 위해 특화되었나보다. ㅋㅋ 합리화~~ 그런데 우연히 내 눈에 들어온 소설 '안나 K에게 무슨 일이 생겼을까'는 그 '안나 카레니나'의 배경을 현대 뉴욕으로 옮겨 재해석 한 작품이란다. 어헛! '안나 카레니나'를 읽지 않은 게 독이 될까 득이 될까?

(사담: 내가 중1 때 세계문학전집이 아닌 우리나라 청소년 소설에 도전했었다면 난 지금쯤 독서왕이 되어 있지 않을까? ㅋㅋ)

 

 

주인공 안나 K는 현재 뉴욕에 살고 있지만 러시아 이민자이다. 사실 러시아 역사에 대해 무지한 나로선 그들의 내력을 이해하기가 힘들었다. 그래서인지 초반에는 낯선 문화에 대한 생경함 때문에 진도가 팍팍 안 나가 힘들었더랬다. 안나 K가 러시아 이민자로서 어린 나이에 미국에서 감당했어야 한 수많은 놀림. 그 때문에 안나가 더욱 책에 집착하게 된 것은 아닐까하는 생각을 해 본다. '폭풍의 언덕'의 히스 클리프를 이상형으로 이야기하는(근데 휴... 나는 히스 클리프가 어떤 사람인지 알기 위해 '폭풍의 언덕'도 읽어야 한단 말인가ㅠ) 그녀가 결국 이상형과는 거리가 먼 남자를 만나게 된다. 서른일곱의 나이에 어쩌다보니 하게 된 결혼, 그리고 낳게 된 아이, 점점 마음에 들지 않는 구석만 늘어가는 남편. 안나 K가 물질적 풍요를 얻기 위해 전제되어야 했던 모든 것들은 그녀를 다른 상황으로 몰아갔다.

 

 

안나는 사촌 동생 카티아의 애인이었던 데이비드와 우연히 한 번 마주친 뒤, 파티장에서(그것도 카티아와의 결혼을 허락받기 위한) 다시 만나곤 바로 사랑에 빠져버린다. 자신의 상황(남편이 있고 남자아이도 있다)을 곱씹어 보지만 그와의 연락을 멈출 수 없다. 그는 자신을 소설 속 주인공으로 만들어 줄 남자이니까. 꿈에도 그리던 히스 클리프를 만난 듯하다. 그러나 그것이 불행의 시작이다. 사실 젊음에 대한 강한 질투를 갖고 있던 안나는 데이비드와의 사랑이 순탄할 수밖에는 없었던 것이다. 마흔한 살의 여자 옆에 머물러주는 데이비드에 대한 의심이 계속 고개를 들게 되고 결국 그의 뺨을 때리게 된다. 그렇게 그와의 영원할 것만 같던 사랑도 결국 장벽에 다다르고 만다. 사랑만을 갈구하던 안나는 그 장벽 앞에서 무너져 결국 달리는 열차에 몸을 던지는 것으로 모든 갈등을 마무리해 버린다.

 

 

나는 이 소설을 읽으면서 카티아에게 오히려 더 감정이입을 하며 보았는데 자신의 애인을 너무도 매력적이기 그지없는 사촌언니에게 빼앗겼다. 뿐인가? 자신의 남편도 시험해 보기 위해 안나를 만나게 했더니 그조차도 안나를 쉴새없이 떠올린다. 본인도 매력이 있는데 자신보다 나이도 훨씬 많은 사촌 언니에게 밀리는... 그녀의 인생이 너무도 가엽단 생각이 들었다. 욕망을 억누르며 순결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고 결혼 후에는 건강하게 아이도 낳아 정성으로 기른다. 그런데 남편은 그를 이리저리 평가하고 마음에 안 드는 점들을 찾기 시작하고 심지어 다른 여자를 머리에 담고 ㅠ 참 기구하다는 생각이 든다. 아, 팔자인가;;;

 

 

다른 사람들과 다르게 이 책을 '안나 카레니나'를 안 읽고 읽었더니 오히려 그냥 새로운 소설 같아서 신선하긴 했다. 그런데 이젠 역으로 열 장 읽고 포기했던 그 책을 원본으로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처럼 표지가 예쁜 문학동네 판으로 읽어봐야겠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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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 인 Lean In - 200만이 열광한 TED강연! 페이스북 성공 아이콘의 특별한 조언
셰릴 샌드버그 지음, 안기순 옮김 / 와이즈베리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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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

얼마 전, 남성연대 성재기 대표가 후원을 간청하며 한강에 투신한 일이 있었다. 아무리 관심을 얻기 위한 퍼포먼스였다고 할지라도 목숨을 담보로 한 일이었기에 박수를 보낼 수 없었다(물론 애도는 표하지만). 어찌됐든 나는 남성연대라는 단체를 처음으로 알게 되었고 역차별 당한다는 남성들의 인권에 대해 생각해 볼 기회를 가졌었다. 모두의 인권은 존중되어야 마땅하고 남성들의 입지가 가정에서도 사회에서도 조금씩 줄어들고 있는 점도 사실이다. 그렇지만 조금만 눈을 돌리면 육아에 살림에 집안일을 모두 도맡아하며 돈을 벌기 위해 밖으로 나가는 여성이 존재한다. 그들은 돈을 벌면서도 당당하지 못하고 항상 무엇인가에 죄책감을 느끼며 자신을 낮춘다. 자식들과 남편의 불만에도 안절부절못하고, 직장에서 동료나 상사의 질책에도 안절부절못한다. 나는 아직 결혼을 하지 않았고, 물론 아이도 갖지 않았으며 출근과 퇴근만 열심히 반복하면 모든 집안일은 엄마가 대신해주는 꿈과 같은 현실에 살고 있으나 이 생활도 얼마 남지 않았음을 직감하고 있다. 이런 때에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라는 셰릴 샌드버그의 '린 인(Lean In)'을 운명처럼 만났다.

 

 

 

**

나는 비교적 이른 나이인 24살부터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사회가 여러모로 발전했는데도 여성은 여전히 상당히 이른 나이부터 결혼을 염두에 두라는 사회적 압력을 받는다(34쪽)'고 이 책이 말하듯 나도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아니 대학을 결정하는 순간부터 결혼을 염두에 두었는지도 모른다.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 가정생활을 원활히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내가 대학을 선택했다는 것은 지금 생각해도 참 황당하다. 아니 어쩌면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 가정생활과 직업을 잘 병행할 여자를 찾는 남자의 눈에 들 수 있을까가 더 솔직한 생각이었을까? 이 책을 읽고 난 지금 그때의 내 생각이 나 혼자만의 가치관으로 비롯한 것은 아니란 것을 깨닫는다.

 

 여성들은 역할을 바꾸고 새로운 도전거리를 추구하는 데 조심스러웠다. 새로운 영역에서 일해보라고 설득하고 대화를 시도하면 여성들은 "제가 그 일을 잘 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어요", "흥미로울 것 같지만 그런 일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요", "지금 자리에서도 배울 것이 아직 많아요"라고 대답했다. 나는 이러한 종류의 답변을 남성한테서는 들어본 기억이 없다.(60쪽)

 

나도 모르게 전통적으로 내게 요구된 역할모델처럼 수행하기 위해서 준비하고 있었는지 모른다. 새로운 길을 개척하기보다는 현실과 타협하면서 내 흥미와 요구는 조절하면서 살아가게끔 이 사회가 나를 조종했고 난 그것을 이겨내기엔 너무 나약했단 생각이 든다.

 

 

 

***

이 책은 여성들에게 결혼은 손해이니 하지 말라는 말을 하고 있지도 않고 완벽한 일하는 어머니로 살아남는 법에 대해서도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일을 하며 가정을 꾸려가고 있는 여성들을 응원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는 인상을 준다. 일하는 어머니들에게 '시간 관리만큼이나 죄책감 관리가 중요하다(210쪽)'고 이야기하며 일과 가정에서 절대로 달성하지 못할 이상적인 목표를 설정해 스스로를 탓하게 만드는 상황은 만들지 말라고 말한다. 굉장히 중요한 이야기란 생각이 든다. 슈퍼우먼에 대한 경외감, 사실 그것이 결혼을 결정하는 데 많은 부담을 주고 있었던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경제적 책임과 자녀 양육의 책임을 부부가 분담할 경우 아내는 죄책감을 덜 수 있고 남편은 가정에 더욱 관심을 쏟으며 아이들도 잘 성장한다. (...) 여성에게 씌워진 부정적 이미지는 우습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여성이 살아가며 부딪히는 도전을 정복할 수 없는 산처럼 느끼게 만들어 여성을 불필요하게 두려움에 떨게 한다. "대체 그녀가 어떻게 가정과 직장 일을 모두 감당해내는지 모르겠어요"라는 말로 일하는 여성의 기를 처음부터 꺾는 경향이 있다.(44~45쪽)

 

여성만이 애초에 가정과 직장 일을 모두 감당해야 하는 존재가 아니다. 그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여성은 나와 비슷한 결정 과정을 거칠 게 뻔하다.

 

 사회과학자들은 "맙소사, 이렇게 하면 안 돼요! 저리 비켜요. 내가 할게요!"라는 여성의 말을 한마디로 정리해서 '어머니의 문지기 역할maternal gatekeeping'이라는 그럴듯한 이름을 붙였다. 아버지는 아내에게서 자녀 돌보는 방법을 배운다. 따라서 어머니는 아버지의 육아 참여를 격려할 수도, 방해할 수도 있는 강력한 힘을 지니게 된다. 만약 아내가 문지기처럼 행동해서 육아 책임을 맡기기 주저하거나 남편의 노력을 비판한다면 남편이 하는 부모 역할은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남편이 진정한 동반자가 되기 바란다면 남편을 동등하게 자신과 같이 유능한 짝으로 대우해야 한다.(169~170쪽)

 

미래의 남편에게 원망 담긴 바가지를 맘껏 긁는 대신 더 현명한 방법으로 사태를 이겨나가야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것이 내가 일과 가정을 모두 감당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

이 책에서 또 매우 흥미로웠던 점은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자명한 진리(?)를 현실적으로 풀어낸 부분이었다. 나는 사실 취집을 가는 여성들에 대한 적지 않은 피해의식을 갖고 있었다. 저렇게 자신의 가치를 포기하며 살고 싶을까라고 강도 높은 비판을 하다가도 나도 저렇게만 살 수 있으면 좋겠다고 은근슬쩍 앞의 비판이 자격지심에서 비롯한 것임을 드러냈다. 나도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길을 상기시키는 사람을 대하면 무의식적으로 마음이 불편해(250~251쪽)'지고 스스로 '다른 여성의 선택에 위협을 느껴(253쪽)' 무너지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나는 이제 그들의 선택을 존중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들의 사회적 공헌을 무시하지 않을 수 있을 것 같다. 이것은 정말 중요한 변화이다. 내가 이 책에 감사하는 가장 큰 부분이기도 하다.

 

 여성은 자신이 직장에서 기울이는 노력을 동료들, 대개 남성 동료들과 비교한다. 남성은 집에서 하는 일이 여성에 비해 훨씬 적은데도 말이다. 밖에서 일하는 여성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자신이 집 안에서 기울이는 노력을 가족에게만 헌신하는 전업주부와 비교하기까지 한다.(190쪽)

 

남과의 비교가 인생을 좀먹는다는 것은 누누이 들어왔지만 이 책은 다른 방향에서 내 인생에 경종을 울렸다. 한동안 이 책에 대해 생각할 것 같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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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문법 훈련 실천 다이어리 1 - 입에 익숙해지고 손에 익숙해지는, 2nd Edition 영어 문법 훈련 실천 다이어리 1
이지연 영어연구소 지음 / 사람in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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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영어 문법, 네 이름은 참으로 가혹하구나! ㅋㅋ 나와 애증의 관계에 있는 영어 문법! 그래서 이 책을 딱 봤을 때 도전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거다. 지금까지 내가 산 영어 문법 책만 해도 흐흐 거의 대부분 앞에 몇 장 건들고 만 것들이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새 책을 사날랐다는 건 참 아이러니하다), 성문종합영어/맨투맨부터 시작해서 그 좋다는 그래머인유즈, English Grammar시리즈 같은 본토에서 만든 책에다가 Grammar Zone처럼 우리나라에서 만든 책까지 와ㅠㅠ 이게 다 얼마야 아놔;; 대체 왜 이랬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영어문법에 대해 뭔가 심각한 콤플렉스가 있음이 분명하다. 어릴 때까진 영어에 무진장 흥미가 있었고 뜻도 모르는 팝송 쏼라쏼라 해가면서 따라부르고 했던 내가 영어로 밥을 벌어먹고 살기를 포기한 건 바로 문법 때문이다. ㅠ 영어 사교육을 제대로 받아본 적 없는 나는 학원에서 기초를 탄탄히 다지고 온 아이들과 게임이 되지 않았다. ㅋㅋ 그럴까봐 포기한 점도 없지 않아 있지만 ㅋㅋ 아, 그런데 문법 책을 또 들었다. 이번엔 제발 끝까지는 좀 가보자고 ㅎㅎ

 

1. 철저하게 계획적으로 하나씩

 

이 책에는 이렇게 학습 플래너가 앞에 있어 계획적으로 하루하루 수행해 나가기가 좋다. 토익책에서는 이런 표가 앞에 있는 걸 많이 봤었는데 문법책에도 있으니 참 좋구나~~^^ 수행했으면 체크해 나가는 식으로 진도를 조절하면 좋다. 게다가 깨알같은 응원메시지까지 ㅋㅋ 목표 달성에 힘을 팍팍 실어주는구나.

 

2. 난이도

이 책은 처음 딱 펴보고 엇! 내가 책을 잘못 골랐구나 싶었다. 이유는 너무 컬러풀(컬러풀하면 유치하다는 생각때문에 ㅋㅋ)하고 글씨가 커서 아 이건 초딩용이구나 싶었던거다. 그리고 내용도 부정관사 a/an, 명사의 복수형부터 시작하니 뭐 이건 날 중딩으로 아는 건가 싶었다. 그런데... 내용을 따라가다보니;;;; 내가 a idea인지 an idea인지도 헷갈리고 있다는 걸 알고 깜짝 놀랐다. ㅠ 게다가 hero의 복수형도 heros인줄 알았다는 창피창피무지창피한 이야기 ㅠㅠ (hero의 복수형은 heroes이다. 나만 모르는 거? ㅠㅠ) 그래서 아 이거 무시할 게 아니네. 영어 놓은 지가 워낙 오래되다 보니 오히려 기본적인 것들을 많이 놓치고 있었던 것이다. 이렇게 나처럼 오랜만에 영어를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으로 문법을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왜냐 문법 사항은 굉장히 간단하지만 결국 그 내용을 문장으로 익히게 하기 때문에 문장을 통으로 익히며 실력을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3. 쓰고 읽고 들으면 효과 3배!!

 

나는 부록으로 제공된 mp3 파일을 핸드폰에 넣었다. 파일은 본문 파일을 녹음한 것과 워크북의 문장들을 반복 녹음한 것이 유용했다. 일단 워크북에 문장들을 세 번 써보고 내가 쓴 것을 보고 세 번 읽고 mp3로 세 번 들으니 어느새 문장이 외워졌다. 딱히 문법적인 사항들에 집착하기보다는 문장 전체가 외워지니 자연스럽게 문장구조가 따라오는 느낌이다. 이렇게 이 책에 있는 594개의 문장만 외워도 여행회화 정도는 문제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단어나 문장의 난이도는 크게 높지 않지만 기초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은 또는 나처럼 그래야 할 필요가 있는 사람에겐 참 적절한 책인 것 같다고 생각한다.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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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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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대한 나의 취향도 계속 바뀌는 터라 양장본을 무지하게 좋아했던 시절도 있었고(책을 오래도록 소장할 욕심으로 그득했던 때인 것 같다), 가볍게 들고 다니며 읽을 수 있는 문고본을 좋아하는 지금같은 때도 있다(지금은 그냥 책이란 흘러가는 것이란 생각을 갖게 됐다 ㅎㅎ). 그래서인지 나는 열린책들이란 출판사를 좋아한다. 양장본이 판치는 우리나라에서 일본 문고본 정도는 아니어도 나름 문고본을 지향(?)해 주는 듯한 인상을 주는 출판사이기 때문이다. 내가 아끼는 출판사 열린책들에서 새로운 책이 나왔다. 미국도 영국도 일본도 아닌 스웨덴 작가가 쓴 소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책 속표지에는 이런 설명이 적혀 있다. '이 책은 실로 꿰매어 제본하는 정통적인 사철방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사철 방식으로 제본된 책은 오랫동안 보관해도 손상되지 않습니다.' 사철방식이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책의 만듦새가 난 참 맘에 든다. ^^ 총 500페이지에 달하는 소설이지만 들고 다녀도 무겁단 느낌은 주지 않는다. 종이 질도 맨들맨들하기보단 약간은 거칠고 두꺼운 슥슥 넘어갈 때 인간적인 느낌을 주는 재질이다. 책 내용은 얘기도 않고 너무 외모에 대해 주절거렸나? ㅋㅋ 그렇다고 누가 뭐래도 표지 이야기 안 하고 갈 수가 없다. 아 저 위트 넘치는 표지 좀 보라지!! 구부정한 자세로 병원복인지 파자마인지 모를 것을 입고 슬리퍼를 신은 채 트렁크를 끄는 100세 할아버지. 그 옆에 바다와 구름과 별과 해와 바람이 그의 파란만장한 인생역정을 말해주고 있지 않은가! 뿐만 아니라 색감이 너무 예쁜 파란 표지!! 반했오반했오~~하하! 아 계속 이러면 너무 외모지상주의자(?) 같으니까 이제 내용 얘기 좀 해 봅시다.

 

1. 알란 칼손의 100년 인생, 그 안에 녹아든 세계 현대사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은 알란 칼손이란 스웨덴 사람이 100년 간 살아가면서 세계사의 굵직굵직한 순간에 영향력을 발휘했다는 황당한 설정에 있다. 처음에 책 소개를 보고도 대체 어떻게 그게 가능하지 그냥 어이없는 소설 아니야? 싶었었는데 읽다보면 어느새 빠져들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 현재의 상황 전개와 과거의 이야기가 교차되며 진행되는데 나는 과거의 이야기를 더 흥미롭게 읽었다(이건 개인차가 있을 것이다). 워낙 역사에 관심이 많은지라 (관심만 많고 아는 건 없지만 ㅋㅋ) 상상 속 이야기지만 실제 있었던 사건들과 버무려지는 장면을 보는 게 너무 유쾌했다. 해리 트루먼 미대통령부터 스탈린, 김일성, 마오쩌둥까지 이념불문, 지위·국적불문 그와 만나면 그의 사람이 된다. 꺄아~ 매력적인 사람 같으니라고. 학교라고는 3년밖에 다니지 않은 알란이 세계의 지도자들을 포섭하는 장면들을 보면 킥킥 웃어대지 않고는 못 배길 거라고 확신한다. ^^

 

2. 살아있는 캐릭터 열전

이  소설 속에는 100년이라는 시간이 말해 주듯 많은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그들 한명 한명의 캐릭터가 살아있네~~!! 알란 칼손은 자신의 100번째 생일날 요양원 창문에서 풀쩍 뛰어내린다. 그러곤 모험심 강한 이 할아버지는 지루한 인생은 참을 수 없다는 듯이 마구잡이로 앞으로 나아간다.

 알란은 앞으로 일어날 일에 쓸데없는 기대를 하는 사람이 아니었다. 또 반대로 쓸데없는 걱정을 하지도 않았다. 어차피 일어날 일은 일어나게 될 터, 쓸데없이 미리부터 골머리를 썩일 필요가 없기 때문이었다.

                                                        ▼요나스 요나손,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271p.

 

 

무지막지한 살인과 시체손괴가 벌어지는데도 이 소설이 이토록 유쾌할 수 있는 이유는 바로 그 인물들 때문이다. 돈을 훔치고 살인을 저지르는 100세 노인을 위시한 무리도, 그들에게 돈을 뺏기고 뒤를 쫓는 조폭(?)들도, 각자 사연들을 간직한 인물들의 이야기가 큰 구조의 이야기 안에 어쩜 이리도 잘 녹아있는지. 작가의 필력에 입이 쩍! ㅋㅋ

 

3. 은근히 숨겨 놓은 심각한 이야기

그런데 만약 이 소설이 이런 황당한 이야기만 쭉 늘어놓고 있다면 내가 저정도의 별점은 주지 않았을 텐데. 이 소설은 그 위트 속에 현대 세계사를 관통하는 여러가지 무거운 주제들을 하나씩 짚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준다. 전쟁, 이념, 종교 같이 현재까지도 종식되지 않은 갈등의 도화선들을 가벼운 척 다루고 있는 것이다. 그 중에서도 멍청하기 짝이 없는 헤르베르트 아인슈타인과 그의 아내 아만다 아인슈타인이 발리를 잠식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그녀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으며 설명을 시작했다. 「아니야, 이제 당신은 자동차 운전에 관한 한 이 섬에서 제일가는 권위자가 되었어. 따라서 어떤 운전이 좋은 운전인지 결정하는 사람은 바로 당신이야. 내가 살아 보니까, 옳은 것이 옳은 게 아니고 권위자가 옳다고 하는 게 옳은 거더라고……」

 헤르베르트의 얼굴이 환해졌다. 「아, 그래…… 무슨 얘긴지 알 것 같아!」

                                                        ▼요나스 요나손,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364p.

 

우리는 그렇게 권위에 고개 숙이며 살아가고 있는 게 아닐까. 결국 권위를 어떤 식으로든 먼저 취한 사람에게, 나라에게 우리는 고개를 조아리게 되어있는 현실. 뼈아프게 다가온다.

 

 

정치를 제일 싫어하면서도 정치적으로 처신을 잘해 목숨을 부지하는 아이러니한 알란의 인생에서 나는 세상의 부조리를 마주했다. 그러나 만약 이 이야기가 진지함으로 포장되어 있었다면 이 정도로 흥미롭진 않았을 것 같다. 두툼한 두께만큼 읽고 난 후의 만족감도 두툼했던 오랜만에 만난 재미난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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