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진양 작가의 <창백한 그의 얼굴은 화장으로 얼룩졌다> 리뷰 입니다. 개인적으로 진양 작가의 글을 처음 접했는데요. 기대보다는 못하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겠네요. 일단 요르니(차후 화이란의 "율가"가 됩니다.) 캐릭터는 초반에 카르델을 짝사랑하다가 몸정을 통한 후 정부가 되어 그림자로 사는 삶은 그저 자낮의 연속이었고요. 후반에 에스힐다 사망 사건 이후 화이란의 율가로 살기를 선택하면서는 미련남은 사랑에 휘둘리는 자발적 을의 입장을 고수합니다. 그래도 요르니의 감정선은 이해가 가요. 특히 요르니 엄마의 이야기가 사이드 스토리로 풀리면서 요르니의 삶도 함께 이해가 됐거든요. 그런데 카르델은 아닙니다. 진짜 이해가 안 되더라고요. 카르델 캐릭터 자체가 공작으로서의 사회적 역할을 중시하다 자신의 사랑마저 놓치게 되는 비운의 남자인 것 같은데 글쎄요. 읽으면 읽을수록 그저 제멋대로, 제 좋을대로 인생 합리화하면서 산 남자에 불과하더라고요. 카르델에게서 느껴지는 진한 한남의 향기라고 해야 할까요. 더군다나 화이란의 율가가 되어 요르니가 떠난 후 사이드 스토리로 풀리는 카르델의 입장 역시 그저 그런 흔한 변명에 지나지 않아서 더 실망스러웠습니다. BL에서 공 캐릭터가 부와 권력을 가지고도 이렇게 본새 없기 쉽지 않은데 그걸 카르델이 해내더라고요. 이후 이야기도 긴장감이 확 떨어지는 게 요르니가 카르델을 향한 연심을 핑계로 자꾸 마주침을 만드는 것도, 카르델의 모습이나 성향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정말 기대에는 못 미치는 이야기였어요. 제 취향은 아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