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세트] [BL] 페일 던(Pale dawn) (총8권/완결)
Leefail / 블루코드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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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BL계의 막장드라마.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금단의 관계. 제가 <페일 던>에 대해 알고 있던 사전 정보였어요. 강력한 MSG를 맛보기 위해 <페일 던>을 읽기 시작했는데, 막상 까보니 생각과는 영 딴판이라 당황했지요.

윤정현을 중심으로 이영훈과 이승원 부자들이 가지는 욕정에 초점을 맞추면 분명 막장드라마인데요. 오롯이 윤정현이란 인물에 초점을 맞추면 참 슬프고애처로운 이야기에요.

아무도 원치 않는 사생아, 모친으로부터 끊임없이 당해 온 학대, 타국에서 이방인으로서의 방황, 사랑받아본 적도 사랑한 적도 없이 그저 원나잇으로 점철된 게이 라이프까지. 스물 여덟 인생에 이승원이란 사람을 만나기 전까지 윤정현의 삶은 스스로가 아닌 주변 환경에 의해 흔들리기만 하는 처지였지요.

이게 참 아이러니해요. 윤정현의 삶을 가장 많이, 가장 강하게 흔들었던 이승원이 윤정현을 윤정현답게,주체적으로 살 수 있게 만들었다는 사실이요. 하지만 윤정현은 인생에서 가장 많은 처음을 이승원으로부터 받았기에, 자신의 인생을 자신의 손으로 만들어가기 시작하지요. 그로 인해 현실이 망가지고, 계부가 식물인간이 되고, 사랑하던 이승원은 살인자가되어 제 곁을 떠나가지만 그래도 윤정현이 스스로를버티는 힘은 결국 제 자신의 선택과 책임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그 결말 역시도요.

이 작품은 참 읽으면 읽을수록 생각이 많아지게 해요. 책 속의 이야기도 그렇지만 작가님의 문장력도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이고요. 막장 키워드를 떠나 한 인간의 삶과 감정의 변화들을 목도하며 느꼈던 여운으로 인해 참 오래도록 기억될 작품 같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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