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일기 - 광장 밖 호모 비정규니언스에 관한 기록
조성주 지음 / 꽃핀자리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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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난번 장강명 단편 소설 알바생 자르기에서 불쾌했던 것은 청춘일기만큼 치열한 부분이 덜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이 책은 정의당 당 대표 경선에서 후보로 나왔던 조성주라는 분이 쓴 청춘르포이다. 그가 나왔을 때 청년으로서 속 시원한 감은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생각했더랬다. , 장강명과의 인터뷰에서 그가 손님이라는 이유로, 너무 쉽게 꼬리를 내리는 것 같아서 실망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의 장점은 바로 자신의 주제를 아는 것에 있으며, 그 내용이 이 책에 담겨 있다. 내 식으로 표현한 자신의 주제란 무엇일까? 자신이 청년임을 아는 것. 지금의 청년세대가 6.25세대와는 또 다른 방향으로 폭력적 상황에 놓여 있다는 것을 아는 것. 기성세대가 우리를 억압하고 있다는 것을 아는 것. 우리가 우리를 밟고 올라가기 위해, 토익 점수를 따고,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그래 봤자 이룩하는 일은 또 누군가에게 밟히는 일이라는 것을 아는 것이다. 우리는 유교 시대의 양반에도 속하지 않고, 지금의 재벌에도 속하지 않은데, 마치 이들인양 방관하고 협조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이 노동자 중에서도 가장 연약한 노동자라는 것을 모르고. 이게 자신의 주제를 알지 못하는 것이다.

 

  조성주는 상대적으로 빨리 이점을 지적할 수 있었던 사람인가 보다. 자신과 같은 세대, 자신보다 어린 세대의 계급적 위치를 파악하고, 이것을 위해 일해야 하지, 비슷한 무리에 있다고 해서 동수저 문 사람들에 끌리는 진보 정치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그들과의 연대를 희망한다.

내용 중에는 참담한 청춘 이야기가 일기 형식으로 많이 실려 있다. 참 다양하게도, 그리고 많이도 아프다. 아픈 건 둘째 치고, 이 이야기 앞에서 무기력하게 토익공부만 하는 청년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언제 적 이야기를 하는 어른들이 밉다.

 

  이런 내게  ‘그래도, 그래도 연대하라. 더 깊게, 더 넓게. 현실을 직시하면서.’라고 말하는 그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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