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북으로 이사합니다!
새로운 곳에서도 같이 즐겁게 읽어요 >v<)

닉네임: 루체
@blue_bluh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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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에 대하여
세스지 지음, 전선영 옮김 / 반타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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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호러 감성과 한국 호러는 결이 다르다.일본은 신이 굉장히 많고,그만큼 잡신(귀신)도 많다.그러니 신사가 자주 등장하는 것도 당연하다.그 ‘신‘에게서 비롯하는 저주,부적,인형이 추가적으로 따라오기도 한다. 반면 한국 호러는 한 맺힌 ‘사람‘과 인과응보를 기본으로 한다.공포를 느끼는 지점이 다르면 몰입하기도 어렵다.
개인적인 감상이겠지만,도리이(신사 입구의 기둥문)가 등장하는 순간부터 이 호러에 섞여들기는 어렵겠다는 생각을 했다. 여자들만 노리는 귀신은 그냥 변태녀석같고. 어디가 무서운지 잘 모르겠고. 모큐멘터리 형식을 취하고 있는 게 최대의 매력이라는데 도무지 몰입이 안 됐다. 이런 걸 영화로 만들 생각을 했단 말이지. 일단 빌렸으니까 끝까지 읽자 싶어서 절반을 읽었다.

그런데 어느 지점부터일까. 분위기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아무리 변방 오컬트 잡지 기자를 컨셉으로 하고 있다지만 너무 깊이가 없잖아-싶던 것이, 정신을 차리고 보니 화자에게 손목을 붙잡혀 끌려들어가고 있었다. ‘밖‘에서 보고 있던 독자를 순식간에 ‘안쪽‘으로 잡아끈다. 세계와 화자의 경계선이 지워지고 만다. 잡지와 인터뷰,SNS에서 오려낸 이야기의 조각들이 모여 전혀 다른 그림을 만들어낸다.

역시 한국말도 끝까지 들어봐야 하고 소설은 끝까지 읽어봐야 안다. 하지만 그게 엄청난 재미나 공포를 느낄 만한 이야기라는 뜻은 아니다. 이 소설의 진가는 소재 자체가 아니라 빌드업에 있다고 감히 말해본다. 책 한 권 자체가 잘 구축된 작품이다. 끈질기게 ‘긴키 지방의 어느 장소‘를 함께 추적해 나간 독자만이 완성된 그림을 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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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토, 나이프 그리고 입맞춤
안그람 지음 / 문학동네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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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세하게 다정하고,날카롭게 ‘oo다움‘을 찢어낸다.그림도 스토리도 너무 멋진 만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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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면의 조개껍데기
김초엽 지음 / 래빗홀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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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는 ‘리얼리티를 찾아내어 수집하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작가의 의무‘라고 했다. 세상에 완전한 허구 소설은 존재할 수 없다. 결국 우리가 딛고 사는 땅을 기반으로 할 수밖에 없으며, 그 땅 위에는 갖가지 인간 군상이 있다. 작가 자신, 작가가 보는 사람, 작가가 볼 수 없는 사람과 그들의 생활 양식까지. 어쩌면 작가의 의무는 그 ‘리얼리티‘들을 빠짐없이 포용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김보영 작가는 김초엽의 글이 ‘모든 것을 감싸안는다‘고 했다. 작가 자신, 다수의 사람, 소수의 사람 모두를 감싸안는다. 딱 한 사람이어도 마찬가지다. 분명히 이 땅에 ‘리얼리티‘로 존재하기에 김초엽은 그 모두를 쓴다. 대신에 타자의 눈으로 그들을 평가하거나 잣대를 들이대지 않는다. 그들의 눈으로 보고 그들의 입으로 말한다. 자신이 살아가는 세상을 자신의 언어로 말하기에, 이야기는 한없이 따뜻한 것이 된다. 어떻게 그럴 수 있을까? 주인공이 누구든지간에 완벽하게 그가 된다는 것-처음부터 그들이었던 사람처럼 쓰는 일이 어떻게 가능할까. 그래서 나는 김초엽 작가가 좋다.

https://tobe.aladin.co.kr/n/542351

어쩌면 영원히 모르는 것들의 경계가 있고, 그 경계를 알아내는 것조차도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깨달음에서 오는 슬픔.
<달고 미지근한 슬픔> - P293

멀리멀리 가거라. 가서 이 바다에 고래들이 가득 돌아올 때까지, 인간과 고래가 함께 사는 날이 올 때까지 오래 살고 멀리 헤엄쳐서 그날들을 꼭 지켜보거라(…)
그리고 가끔은 돌아와 바닷속을 증언해주렴.
<소금물 주파수> - P174

아무도 나를 보지 않는 곳. 내가 어떤 존재인지 신경 쓰지 않는 곳. 아무도 나에게 너는 왜 그런 존재냐고 묻지 않는 곳(…..)그런 곳이어서. 그 사실이 편안해서
<양면의 조개껍데기> - P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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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동물들 - 동물과 함께 살기 위해 시작해야 할 이야기들
최태규 지음, 이지양 사진 / 사계절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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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인‘들의 목소리가 정치에 반영되는 시대다. 동네 방범에 반려동물을 활용하고, 반려동물 산업은 어마어마하게 커지고 있으며, 개고기는 거의 퇴출되었으며 아기 판다 한 마리가 전국을 들썩거리게 하기도 한다. 사지 말고 입양하자는 문구가 늘 보이는가 하면 강아지를 사고파는 가게를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다가 이웃과 싸움이 나기도 한다. 한때 국가 장려 산업이었던 곰 사육이 이제는 곰 해방 운동으로 넘어갔다. 인간과 동물의 관계는 수없이 많은 변화를 거쳐왔다.

인간과 함께해 온 동물. 인간에게 사랑받거나 멸시받아 온 동물. 인간이 차지하는 땅의 면적이 점점 더 넓어지면서 동물과의 공생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었다. 동물 복지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하지만, 저자는 과연 이 복지가 누구의 관점에서 만들어진 것이냐는 질문을 던진다. 너를 위한 것이라면서 실은 우리를 위한 게 아닐까?

https://tobe.aladin.co.kr/n/540117

인간이 동물의 삶에 개입하는 것이 동물에게 도움이 된다는 생각은 인간만의 것일 가능성이 높다. - P251

판매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결국 대상화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것, 그래서 동물의 온전한 존엄성을 이해할 기회가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 P296

인간은 동물을 ‘보호‘하고 있다고 믿을지 모르나, 동물의 입장에서 이는 전혀 다른 사건이다. - P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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