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는 인간이 모닥불을 피우던 시절부터 힘을 가졌다. 힘을 합쳐 커다란 짐승을 사냥한 이야기, 선한 이는 상을 받고 악한 이는 벌을 받는 이야기, 부족 대대로 내려오는 신비한 이야기까지. 좋은 이야기는 사람들을 결집시키는 역할을 해왔다. 뒷담화는 부족에 악영향을 주는 이를 색출해 부족을 건전하게 유지하게끔 했다.
이야기는 예로부터 권력이었다. 사람들은 사냥을 잘하는 사람만큼이나 이야기꾼을 높게 샀다. 현대에도 마찬가지다. 말 잘하는 사람은 세 치 혀로 수많은 것들을 휘두르고 남을 웃길 줄 아는 사람은 무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이야기가 진실이냐 허구냐는 생각보다 그리 중요하지 않다.
https://tobe.aladin.co.kr/n/104438

온 세상을 구할 수 있더라도 우리는 맨정신으로 엄숙하게 있기보다 증류된 이야기에 도취하고 싶어 한다. 술에 취해 아수라장이 벌어지더라도. - P27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