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사하는 마음 - 김혜리 영화 산문집
김혜리 지음 / 마음산책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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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펼치면 단정하게 꾸며진 몇 개의 상영관이 나온다. 김혜리 기자는 무대에서 직접 이야기하는 사람이 아니다. 영화와 배우를 한가운데에 걸고는 살짝 비껴서서 나레이션을 넣는다. 그래, 바로 온도다. 내가 김혜리 기자의 글을 좋아하는 이유가. 평론가가 아니라 기자라는 직업이 만들어낸 특성인지도 모른다. 평론가는 잣대를 놓고 영화를 분석, 평가하는 사람이고 기자는 전달하는 사람이다. 건조함이 미덕이다. 그러면서도 적당한 다정함을 가졌다. 읽기에 편안한 글이란 그렇다.
https://tobe.aladin.co.kr/n/86020

우리는 ‘쓸데없는 고퀄‘ 영상이 아니라, 기상천외한 사건이 아니라, 양질의 시간을 찾아서 영화관에 간다. 그 시간을 극한의 고독 속에서, 또한 동료 인간들 옆에서 음미하기 위해 영화관에 간다(....)
안드레이 타르콥스키가 <봉인된 시간>에 쓴 대로다. "인간은 보통 잃어버린 시간, 놓쳐버린 시간, 또는 아직 성취하지 못한 시간 때문에 영화관에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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