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기 왕 큰북작은북 그림책 9
주디 시라 지음, 김은정 옮김, 마크 브라운 그림 / 큰북작은북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다양한 색채감을 맛볼 수 있는 색들로 입혀진 그림이다.

글자는 일정한 곳에 일정한 모습으로 적혀 있어야 한다는 틀을 깼다.

때론 중앙 분리선 속에 들어가 있기도, 원형의 테두리를 에워싸기도, 사선으로 지그재그 돼 있기도,

웨이브 치듯 춤추듯 적혀 있기도, 큰소리 치듯 큰 글자로 도드라져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읽는 재미가 좀더 도드라졌던 것 같다.
 


책읽기왕1
 

책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채워주고 상상의 나래를 맘껏 펼칠 수 있는 매개체일 뿐이지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 듯 하다.

책을 많이 읽길 강요하지만

중요한 건 스스로 읽는 책읽기가 자리매김 하는 것 같다.

 

뮤지컬을 보러 갔을때 공연장 옆에 책방이 있었다.

아이들은 스스럼 없이 다가가더니 WHY? 책을 펼친다.

집에 없는 동물 편을 꺼내 들고서 내게 보여주며 이따만한 뱀을 키운다면 어쩔거냐며 은근 협박이다.

쫄라맨이 왜 재밌는지 모르겠지만, 아이들은 깔깔 대며 쫄라맨의 활약상을 얘기해 주느라 엄청 바쁘다.

이렇게 아이들 호기심을 끌어 스스로가 스스럼없이 꺼내들고 보면서 맘껏 얘기할 수 있도록 해 주는게

아이가 책을 장난감 다루듯 즐기는 지름길이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됐다. 



책읽기왕-독서감상
 

바꿔보기... 이것도 참 재밌겠다 싶어서 책읽기왕을 갖고 나름대로 이야기를 바꿔 생각해 보랬더니...

아이들은 '책읽기 왕이니까 책을 하나도 읽지 않는다면?' 그런 상황을 가정한채 생각을 했던 듯 하다.

이야기를 지어 낸 후 소감을 적었으면 훨씬 좋았겠지만 아이들은 그건 말로서 때우잔다, 쓰기 귀찮다며^^
 

책읽기왕-이야기 바꿔짓기
 

아이들이 서로들 나서서 한 말을 정리했다.

 

노는덴 책이 없어도 지장을 주지 않는단다.

친구들이랑 뛰고 달려도 그것 하나만으로 즐겁고

장난감만 있으면 지루하지 않아 좋고

텔레비젼이 있으니 종일토록 신날 수 있으니 말이다.

 

내 걸 뺏아갔을땐 어떻하든

방법을 생각해서 행동에 옮기면

얼추 되찾을 수 있단다.

 

하지만 꿈은?

그걸 이루기 위한 방법은?

내가 알지 못하는 궁금증은?

내 몸에 생긴 이상한 것들의 원인은?

나와 다른 세상에 살고 있는 이들의 모습은?

내 생각의 깊이는?

 

그런건 책이 없으면 이뤄질 수가 없는거란다.

그래서 책이 절친한 벗은 아녀도 끼워줄 수 밖에 없는 이유란다.

그 허탈해 하는 모습이란... 친구 해 주고 싶지 않은데도 하는 수가 없다며 쩝쩝 입맛 다시는 모습이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내 사과, 누가 먹었지? - 생각키우기 노란돼지 창작그림책 6
이재민 글, 김현 그림 / 노란돼지 / 2010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눈물을 찔끔 흘리는 생쥐, 손에 들고 있던 삽,
뼈다귀만 남은 사과...


누가 생쥐의 사과를 먹었을까?
생각만으로도 웃음이 난다.
얼마나 먹고 싶었으면... 다 먹은 사과를 들고 누가 먹었냐고 난릴까... 

아이들이 제목을 읽더니
'어떻해, 뺏어 먹었나봐', '왜 남의 걸 먹어, 그럼 안돼지!' 괜스레 흥분한다.
먹을 거라면 한치의 양보도 없는 아이들이라 더한 듯 하다. 

사실 작은앤 돌 전후해선 입이 짧았다. 그런데 큰애가 옆에서 맛있게 먹는 모습을 흘깃 보더니...
그 어린 맘에 생존 본능이 일었을까?
자기가 먹지 않음 제 건 없겠단 생각이 들었던지 주섬주섬 먹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치열하게 다툰다. 서로 더 먹겠다고 난리다 *^.^*  



색이 선명하고 화사했다.

동물 친구들의 모습이 무섭지 않다, 생쥐는 귀염성있게, 기린은 우아하게, 악어는 샌님처럼,

뱀은 지팡이마냥, 원숭이는 곡예단 같이, 두루미는 멋쟁이로, 애벌레는 좁쌀맞게, 코끼리는 비대한 거인마냥 그렸다.

그래서 아이들의 눈이 더 총총히 빛났던 듯 하다.



책 표지를 넘기면... 그때부터 웃긴다.

첫장엔 온전한 내 사과가 있다.

그런데 다음장을 넘기면? 누가 먹었지? 뼈다귀만 남았다. 크흐흐흐~~~

 

배고픈 생쥐가 높은 가지에 대롱대롱 매달린 사과를 보며 먹고 싶단 생각에 침이 꿀꺽 넘어간다.

그때 툭~ 사과가 떨어지더니 데굴데굴 굴러 구멍 속으로 쏙~ 들어가버렸다.

무척 깊어 보이는 구멍인지라 한참을 고민하다가 사과가 빠진 구멍에서 좀 떨어진 곳에서 맛있게 먹을 생각을 하며 땅을 판다.

그런데 오잉? 구멍은 텅 비었다.

그때부터 생쥐의 사과 찾기가 시작된다.

 

기린은 구멍속으로 머릴 넣으려면 다리를 엄청나게 벌려야 하므로 아니란다.

악어는 좁은 구멍에 내 입이 들어가지도 벌려지지도 않으므로 아니란다.

뱀은 곧고 좁은 구멍에선 움직이기도 어렵고 사과를 삼키면 뚱뚱해져 나올 수 없으므로 아니란다.

원숭이는 손이 닿을 만큼 팔이 길지 않으므로 아니란다.

두루미는 멋진 부리를 땅속에 박은채 흙투성이가 될만큼 사과를 먹고 싶진 않다며 고개를 흔든다.


그때 꿈틀대는 애벌레에게서 사과 향내가 난다.

사과속에 살던 애벌레는 사과랑 함께 떨어졌는데

굵은 다리가 통나무같이 커다랗고 하얗고 커다란 뿔이 있는 동물이 웅덩이쪽으로 걸어갔노라 알려준다.

킁킁킁킁 냄새를 맡으며 웅덩이쪽으로 갔더니, 코끼리가 드르렁 코 골며 자는 거다.

'내 사과, 네가 먹었지?' 코끼리 머리 위로 올라가 부채처럼 큰 귀를 들추고 소리쳐 외쳤다.

아마도 생쥐 나름의 복수일게다.


아이들이  책속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모습은

생쥐가 열심히 땅을 팠는데 그 안엔 아무것도 없어 눈물이 찔끔 났던 장면이라고 서로 꼽는다.

잔뜩 기대에 부풀어 열심히 힘들여 팠는데 막상 맞다은 구멍속엔 텅텅 비었다면...?

먹을 것에 관한 욕심이 많은 아이들이라선지 내 것이라 여긴게 없어진 상황이 다소 충격적였던 것 같다.

 

작은앤 '내 사과 네가 먹었지?' 울부짖듯 물으러 다닌 생쥐가 안타까우면서도 무서워 보였나보다.

그냥 없구나 잊어버리고 말면 될 것을 왜 그리 찾으러 다녔을까? 이해가 되지 않는단다.

이미 먹어버리고 없을텐데 말이다.

자기라도 떨어진 사과를 봤다면 냉큼 집어 들고서 후다닥 숨어서 맛있게 먹었을거란다.

 

큰앤 사과를 누가 먹었는지 찾으러 다니는 생쥐가 경찰처럼 보였나보다.

마지막엔 사과를 먹은 동물을 찾아냈으니 그 생각에 딱 들어맞은거다. 


아이들과 함께 연결 짓기를 해 봤다.

책을 다시금 훑는 효과도, 글자를 읽는 연습도, 동물들의 특징을 살피며 머릿속에 세기는 시간도 됐으니

나름 재밌었던 것 같다.

 

사과를 찾는 생쥐를 통해 다양한 동물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 동물에 관해 얘기할 수 있는 시간였다.

화사하고 밝은 색감으로 아이들의 눈이 즐거웠고, 더듬더듬 읽어가는 큰애의 목소리를 듣는 재미도 남달랐다.

서툴게나마 아이가 소리 내 읽을 수 있고,

깊고 좁은 구멍 속에 든 사과를 꺼낼 수 있는 동물은 누굴지 뒷장을 넘기기 전에 아이의 생각을 미리 들어보는 것도

아이다움을 느낄 수 있어 흥미진진했던 듯 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희망 - 환경이야기 노란돼지 창작그림책 5
이재민 지음, 원유성 그림 / 노란돼지 / 2010년 9월
평점 :
절판


숲과 불, 그 속에서 꿈틀대는 희망...
파릇파릇 생명의 움터옴 산, 집어삼킬 듯 모든걸 휩쓴 불길,
한순간에 잃어버린 절망감, 자욱한 연기와 잿더미,
아무것도 없을 듯한 절망감속에 대지를 뚫고 솟아오른 싹... 

하나의 주제로 형성된 미술작품을
자그마한 미술관에서 한참동안이나 바라보며 감상하는 듯한 여운... 
존재적 생명감, 두려움, 공포, 소실, 허탈감, 상실감... 그래도 꺼지지 않은 희망!
이 모든걸 한꺼번에 느낄 수 있는 전혀 가볍지 않은 내용의 이야깃거리였다. 

 
작은 것 하나까지 세밀히 관찰하고 표현하고 담아내려 애 쓴 흔적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마치 그곳에 앉아서 엿보는 듯한 현실감을, 잿더미 속에서도 움터 오는 강인한 생명력을...

글은 아주 짧았다.
하지만 그림으로 모든 걸 표출시켰다.
그래서 더 강한 흡입력을 보여주는 건지도 모르겠다. 

 
디카의 한계랄까?

책으로 보여진 세세한 아름다움을 다 담을 수 없었다.

원근감있게 산을 묘사한 부분, 동물들이 어딘가로 부리나케 도망치는 부산한 움직임,

불을 끄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의 모습, 잿더미 속에서 허황된 표정을 짓고 있는 이들의 모습...

 

사진에서 볼 수 없는 오밀조밀한 산의 형상들,

여느 그림책에서 볼 수 없는 생동감 넘치는 절규하도록 온 힘을 쥐어짜는 일체화된 심리...

그래설까? 책을 덮고도 왠지 모를 허무함과 여운이 돈다.


산을, 숲을 보면 어떤 느낌이 들까?

'편안해요. 거기 있으면 상쾌해 지잖아요.'

'그리고 좋아. 소리 질러도 맘껏 뛰어도 뭐라 안해'

아이들에게 숲은 누구에게든 제재 받지 않은 편안함과 상쾌한 휴식터임엔 분명하다.

그러니 숲에 사는 동물에겐 오죽하랴~

 

먼데 산이 왜 희미하냐고 해서 손 잡고 밖으로 나왔다. 그래서 저 멀리 보이는 건물들이 어떻게 보이지?

아~ 그제사 가까운데 있는 건 또렷해보이고 먼데 있는 건 희미해 보이는 거리감을 조금은 느낀 듯 하다.

앞뒤로 나란히 뛰는 다람쥐가 엄마와 아이냐고?

그거야 작가 맘이겠지만 아이는 크기를 재 본다며 제 손가락을 자인냥 갖다댄다.

한방향으로 일제히 달리는 동물들 이름을 맞춰 볼거라고 하나씩 짚어가며 얘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사진인지 그림인지 헷갈릴 때가 종종 있어 한참을 내려봐야했다. 그만큼 멋졌다!

 

동물들은 어떻게 알고 도망치냐고?

사람보다 훨씬 예민한 냄새 맡는 후각 때문이 아닐까?

위험한 상황이나 천재지변을 먼저 알고 움직이는 것들은 동물이니 말이다.


조그마한 불씨가 엄청나게 커지는 모습은 직접 보질 못했다.

하지만 텔레비젼이나 그림을 통해 본 간접적인 체험으로도 충분히 그 위험성을 알고도 남는다.

 

불에 잘 타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 대기 게임?

불에 잘 타는 건 종이, 나무... 음.... 사람, 할아버지 돌아가셨을때 불속에 넣었잖아요. 타니까 넣었지 그지?

그리고... 음료수병, 장난감, 곰돌이 인형도 타죠?

불에 잘 타지 않는 것? 돌맹이, 흙, 시멘트.... 음... 물은 불을 끄는거니까 불이 싫어하겠다 그지 엄마?

 

생각처럼 쉽게 잘 타는 것과 잘 타지 않는 것의 이름이 나오지 않았다.

아닌 불에 잘 타지 않는게 거의 없다고 느껴질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래서 우린 늘 불의 위협속에 사는지도 모른다. 불에 잘 타는 것들로 둘러싸여 있으니까.

 

산에 불이 났을때 어떻게 끄지?

아이들은 그저 119에 신고하면 소방관 아저씨들이 알아서들 끈다고만 여긴다.

높은 산은 험악한 산세로 불을 끄기가 그만큼 어렵다는게 그저 막연히 느껴져서일거다.

산이 불타 나무들이 없어지면 어떤 일이 일어날지,

산에 갔을적에 어떤 일을 삼가야 할지, 스스로 떠올려 보는게 훨씬 맘 속에 세기는 일인듯 느껴진다. 


유치원에서도 두달가량 불조심에 관한 불과 관련된 수업을 진행했었다.

불이 났을때 가장 먼저 할 일은 코 막고 밖으로 뛰쳐나가기란다^^

먼저 나가겠다고 우왕좌왕하지 말고 차례대로 나갈 것,

손으로 만지지 말 것...

 

그런 후 소방서 견학도 갔었다. 소화기를 이용해 불을 끄려면 어떻게 하는지,

소방관 아저씨들이 입는 옷을 흉내 내 입어도 보고

소방차에 올라타서 출동하는냥 소리도 질러 보고

불과 관련된 소방관 아저씨들의 얘기도 귀담아 듣고...

그래서 더 강한 인상으로 기억에 남았던 듯 하다.


올 여름에 낙산사에 갔었다.

화염속에 휩싸였던 곳들이 어떻게 됐는지 궁금해서였는데, 거길 가니 불로 인해 소실된 것들을 죄다 모아서 전시해 놓고 있었다.

불속에서 건진 깨진 기와들, 다 타버린 시커먼 나무 기둥, 타다 말고 쪼그라든 동종...

그 형체를 알 수 없는 것들이 왜그리 짠~하던지...


또한 수목원을 좋아하는 탓에 산에도 많이 데리고 다닌다.

이렇게 아름드리 나무들이 빽빽히 들어차 한여름의 무더위를 시원히 식혀주는 숲속에서만 느낄 수 있는 청량감,

상쾌한 공기와 향긋한 나무 내음...

이 소중한 것들이 없어져 버린 황량함이 어떤 건지 아이들은 쉽사리 떠올려지지 않는 듯 했다.

하지만 귀한 것일수록 그 귀한 가치가 사라지지 않게 지켜내야하는 법이다.

우리에게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 그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한 노력엔 어떤 것이 있는지....

한참동안이나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 했지만, 별다른 방법이 따로 있는 것 같진 않다.

늘 조심하고 삼가며 보존하려 애쓰는 것 외엔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