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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의 말 - 나의 가치를 높여주는 하루
정창권 엮음 / 이다북스 / 2020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정조는 아버지의 죽음을 지켜보며 무너졌을 정신을 가다듬고
나를 다스림으로써 백성과 나라의 안위와 발전을 이끌기 위해 노력했던 성군으로 기억한다.
드라마나 책을 통해선 역경을 발판 삼아 학자로써, 개혁군주로서의 짜임새 있는 모습을 보여 준 탓에 지질한 나랑은 차원이 다른 사람으로만 여겼다. 그래서 위대 할 수 있었노라고!
그러나 정조의 말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책벌레에 청렴이 몸에 밴 애민(愛民) 하는 마음이 컸을 뿐 보통의 일반 사람과 다르지 않다'였다.

“정조는 '수기치인(修己治人)', 즉 '스스로 수양하고 세상을 다스린다'라는 유가 원리를 가장 잘 구현한 임금이었다.
실제로 높은 학문과 자기 수양을 바탕으로 왕권을 강화하여 각종 개혁 정치를 실현하고
민생을 안정시키고자 했던 그는 학자 군주이자 개혁 군주였다.“
정조의 말, 들어가는 말 中
어쩌면 이 문장만으로도 정조를 가늠하고 남지 않을까 싶다.
치우침 있는 성품을 알면서도 극복하지 못해 끙끙 거린 모습은, 나랑 같잖아? 왠지 모를 동질감이 느껴지면서 짠~ 한 거다.
완벽해 보이는 사람일지라도 가만 들춰보면 티가 있기 마련이라더니...
사람 냄새나서 좋았다.

누릴 수 있는 힘과 돈이 손아귀에 쥐어졌을 때 그걸 마다할 사람이 과여 몇이나 될까?
사치와 허례에 들지 말아야지... 싶다가도 주변에서 하는 걸 보면 슬쩍 발 담그게 마련이고
나만큼 배려하고 챙기는 사람이 어딨다고...
생각하는데 내가 아닌 시선으로 볼 땐 갑질 하고 앉았고
그런 면에서 볼 때면 정조는 검소하고 소탈함이 몸에 밴 사람이었구나 생각된다.

간절히 원하거나 이루고 싶은 게 있다면
내가 거주하는 주변 곳곳에 큼지막하게 써 붙여서 자연스럽게 시선이 닿아 강제 인식 시키다 보면 노력과 행동이 알게 모르게 따라 결국엔 원하는 걸 이루게 된다며 경험에서 나온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정조가 편액을 단 이유도 그래서이지 싶다.
마음은 나도 그래야지, 말로만 뱅뱅 돌지 말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게 뭔가 해야지... 하는데 실제론 머릿속으로 그리고만 앉았다. 허~
뿌리가 곧게 박힌 나무는 휘어짐이 없듯이
마음 심지가 곧은 사람은 어떤 것에도 휘둘림이 없을 텐데 귀가 얇다 보니 자꾸 솔깃 거린다.
생김새가 제각각이고 사는 방식이 다르듯, 같은 게 없음은 당연한데도
나를 잣대로 들이대 판단하려 들 때마다 다름을 존중하고 경청하자 다짐하게 되는데
여기서도 읽을 줄이야!

치열한 당쟁 속에서도 뜻을 굽히지 않고 개혁 정치를 펼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굳은 심지가 바탕을 이룬 탓이겠구나 수긍이 같고,
직접 실천에 옮김으로써 모범을 보이니 설령 뜻이 다르다 해도 따르지 않을 수 없었겠다 싶다.
작은 테마별로 짤막한 글을 묶어 놓은 탓에
읽다 말아도 앞선 부분과의 연결점을 찾아 헤매지 않아도 돼 읽기 편했다.
손 닿는 데로, 틈날 때마다 한꼭지씩 읽고 되새김질하듯 몇 번이고 그 문장을 읽으니 좀 더 와닿음이 컸던 것 같다.
행동을 옮기도록 설득하는 글이 아님에도
정조의 생각과 삶이 녹아든 그의 일상은 많은 생각을 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