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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뼈를 모두 누가 찾았게? - 최초의 고생물학자 메리 애닝, 2020 KBBY 주목 도서 Special Mention ㅣ 바위를 뚫는 물방울 14
린다 스키어스 지음, 마르타 미겐스 그림, 길상효 옮김 / 씨드북(주) / 2020년 9월
평점 :
자연관찰 책을 시작으로
공룡 책, 과학동화까지
과학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아들을 위해서
새로운 유아과학책을 보여주었어요
돌 때부터 아이가 자연관찰을 좋아해서
과학과 관련된 책들을 먼저 가져오기도 했지만
살면서 수학, 과학은 떼려야 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엄마라
과학을 더 좋아하고 즐거워했으면 하는 마음에
자연관찰을 읽으면 자연이랑 많이 놀게 하고
공룡 책을 읽으면 공룡 피규어로 놀고
과학동화를 읽을 땐 과학 실험세트를 사서
놀이를 같이 해주는 편인데,
이 뼈를 모두 누가 찾았게 그림책은
공룡 화석 발굴 키트를
세뚜 세뚜로 팔지 않는 게 서운할 정도로
공룡 화석 발굴 키트 놀이와
정말 잘 어울리는 책이었어요!
그렇다면 몇 백만 년 전에 살았던 공룡과
같이 산 적 없는 사람들에게
공룡의 존재를 알 수 있게 해준 최초의 화석을
처음 발견했던 사람은 누구였을까요?
1811년, 영국의 라임 레지스 해안에서
철썩철썩 부서지는 파도를 피하며
바닷가를 뒤지고 있는 한 여성이 있었습니다
그녀는 언제 쪼개지고 무너질지 모르는
가파른 절벽과 험한 산도 마다하지 않고 올라가서
그곳에 묻힌 비밀을 캐내고 싶어 했지요
그리고 마침내,
그녀는 오빠와 함께 절벽을 탐험하던 중
바위틈에 들어앉은 커다란 눈구멍을 발견하게 되고
망치와 정을 이용하여
주변의 흙과 돌을 조심조심 깎아 내어
뾰족한 주둥이를 가진 기다란 머리뼈를 파내게 됩니다
어마어마하게 큰 턱,
셀 수 없이 많은 이빨을 가지고 있는 머리뼈였지만
그 여성은 겁내기는 커녕 홀딱 반해 버리죠
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
그 뼈의 몸통도 묻혀 있을 거라 확신을 하게 되고
절벽을 깎아 내고 파헤치기를 계속하며
그 뼈의 몸통을 찾아 나서게 됩니다
하지만 일주일, 한 달이 지나도록 찾을 수 없었고
일 년이 될 즈음, 대자연의 도움을 받아
절벽 아래에 묻혀 있던 고대 지층이 드러나면서
그토록 찾던 몸통 뼈를 발견하게 됩니다
이번에도 망치와 정으로 주변을 쪼아 내자
갈비뼈, 등뼈, 지느러미뼈가 드러났고
어느 누구도 본 적 없었던 뼈를 찾게 되었습니다
이 여성의 이름이 바로
최초의 고생물학자, 메리 애닝입니다
메리 애닝이 뼈를 찾았다는 이야기는
금새 마을에 퍼지게 되었고
소문을 들은 수집가들은 뼈를 사겠다고 나섰습니다
그 당시의 메리 애닝은
뼈를 떠나보내기 싫었지만 먹고 살아야 했기에
어쩔 수 없이 뼈를 팔게 되었지요
그렇게 수집가가 박물관에 뼈를 기증하자
과학자들과 지질학자들이 모여 들었고
메리 애닝이 발견한 뼈에 대해
많은 연구를 하고, 계산하고, 토론한 끝에
어룡이라는 이름이 최초로 붙여지게 되었습니다
아직 공룡이라는 말이 생기기 전이었지요
그리고 메리 애닝이 발견한 뼈를 연구하며
지구가 생겨난 지 6천년 밖에 되지 않았다는 그동안의
믿음이 산산이 부서지는 일 또한 벌어졌는데
그 뼈가 그냥 오래된 게 아니라
수백만 년이나 된 뼈였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그와 함께 사람들은 생물이
멸종할 수 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게 되었지요
많은 과학자들과 지질학자들이
그 뼈에 대해서 계속 토론하고 연구하는 동안
메리 애닝은 계속해서
위험을 마다하지 않고 절벽을 탐험하며
그 곳에 묻힌 비밀을 캐내고 연구했습니다
그리고 메리는 또다시 놀라운 비밀을 발견하게 되는데
다리가 없는 생명체의 뼈,
지느러미도 없는 생명체의 뼈,
바로 날개가 있는 익룡을 발견하게 되지요
그 외에도 몇 년에 걸쳐 뼈에 섞인 돌멩이들이
몸속에 저절로 생기는 결석이 아니라
똥이란 사실도 알아내게 되면서
전 세계 과학자들이 떠들썩했지만 시간이 지나자
메리에 대한 이야기는 쏙 들어 가게 됩니다
메리는 뼈 하나만 가지고도
그 동물의 생김새를 그려 내고 어떤 종인지
알아낼 수 있는 능력이 있었지만
여자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런던지질학회의 회원도 될 수 없었고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칠 수도,
심지어 수업을 들을 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오래 묻혀 있던 화석처럼,
메리가 이룬 것들도 천천히 세상에 드러나고 알려졌어요
메리의 지칠 줄 모르는 탐험과
배움의 열정으로 가득한 용감한 발견 덕분에
고생물학이라는 학문이 자리를 잡을 수도 있었지요
메리의 열정이 아이에게도 전해졌는지
아이에게 책을 읽어주는 내내
메리는 정말 대단하다며 감탄을 연발했어요
물론 저도 같이 감탄했구요 :)
아이가 메리 애닝처럼
끈기와 열정이 가득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메리처럼 망치와 정을 쥐어주고
흙과 돌을 깎아 내어 공룡 뼈를 찾아보기로 했습니다
아이는 이 순간만을 기다려왔는지
망치를 쥐어주자마자 엄청난 망치질을 시작했어요
이 또한 메리와 같은 열정이니 내심 기뻤어요
망치 하나로 아주 딱딱한 돌을 깨려니
처음엔 아이가 힘들어했는데
그 순간, 메리는 이렇게 힘든 일을 해냈다니
대단하다고 얘기하더라구요
그 얘기를 듣고
아직 아기인 너가 이만큼 깎아낸 일도
대단한 일이라며 옆에서 제가 더 열심히 망치질을 했어요
아이가 쉽게 포기하지 않게 엄청 열심히 ,,
근데 돌이 깨질수록
뼈가 조금씩 나타나니까 재미있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한 게 메리 애닝의 마음을
조금은 알 것 같더라구요 :)
아이도 뼈가 보일 때 마다 엄청난 환호성을 보였어요
그렇게 찾은 공룡 뼈를 완성하고
퇴근하신 아빠가 오시자마자 엄청 자랑하고
밤에 잘 때도 옆에서 같이 잤어요
이 뼈를 모두 누가 찾았게 유아과학책을 읽고
화석에 대해 재미있게 배우기도 하고,
메리 애닝에 대한 위인 공부, 끈기와 열정에 대한 배움,
직접 공룡 뼈를 캐며 공룡 뼈를 맞춘 성취감까지
어느 과학 시간보다 즐거운 과학 시간이 된 하루였습니다
P.S. 공룡 화석 발굴 키트와 진짜 세트가 됐어요
맨날 책 읽어 달라하고 공룡 뼈 찾자네요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