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멜 표류기 1218 보물창고 19
헨드릭 하멜 지음,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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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멜 표류기를 읽게 되었다. 익히 들어서 알고 있던 책이다. ‘하멜이라는 네덜란드 선원이 조난당하여 조선에서 살았던 기록 정도로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내용이나 전후 사정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였다. 이번에 기회가 되어 책을 읽게 되었다.

 

책을 처음 접하게 되었을 때 예상보다 책이 얇았다. 문고판 150페이지 정도의 분량이다. 내용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앞 부분은 제주도에 난파당한 1653년부터 일본으로 탈출한 1666년까지의 기록이며, 뒷 부분은 조선 왕국에 대한 서술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하멜 표류기를 읽고 조선에 대해서 새롭게 접할 내용은 많지 않다. 단지 낯선 이방인의 눈에 조선이 어떻게 보았는지 알 수 있는 것이 중요한 내용이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기본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야 할 내용들을 놓쳤다는 것을 알았다. 하멜이 배가 난타되어 조선으로 오게 된 사실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어떻게 일본을 통해 네덜란드로 돌아갔는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그리고 이 책이 어떻게 우리에게 알려지게 되었는지 전혀 생각해 지 못했다. 그리고 하멜 표류기를 로빈슨 크루소와 비교해 생각하는 오류를 범했다.

 

우선 하멜이 타던 배가 난파될 때, 로빈슨 크루소처럼 혼자서 조선에 조난을 당한 것이 아니고 동료 33명과 함께 제주도에 도착하였다. 그곳에서 선원들은 조정에서 파견한 관리인 네덜란드인 얀 야너스 벨테브레(조선명, 박연)에게 자신들이 제주도에 오게 된 이유를 설명하게 된다. 이 장면에서 최소한 조선 정부는 서양과 교류가 없었을 뿐, 서양이라는 존재는 알고 있었다. 17세기 조선 땅에 서양인이 드물었던 것이지 한 명도 없었던 것은 아니다.

 

그리고 하멜이 표류기를 쓸 수 있게 된 것은 하멜과 동료들은 조선 땅에서 배를 타고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비교적 자유롭게 지내면서, 먼 바다로 항해가 가능한 선박을 구매하여 하멜을 포함한 8명이 일본으로 탈출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가 네덜란드어를 읽고 쓸 수 있는 서기로 비교적 상세한 기록을 남겼으며, 그 기록을 바탕으로 난파된 이후 13년간의 임금을 청구하기 위해 네덜란드의 동인도회사에 보고서를 제출하였다. 그리고 이후 그가 쓴 보고서가 출판되어 베스트셀러가 되었기 때문에 오늘날 하멜 표류기가 남아 있게 되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하멜 표류기를 통해 조선을 더 잘 알게 되었다고는 말하기 어렵다. 서양인들의 관점에서 1600년대 조선이 어떤 모습으로 보였을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자료로 정도로 보인다. 하지만 표류기라는 제목을 보면서 당연히 생각하고 있어야할 과정들을 생각하기 못하고 있었다는 것이 부족했음을 인지하였다. 생각을 깊이하고 있지 못했다. ‘하멜 표류기를 읽으면서 배운 것이라는 기본적으로 추론하고 의심해야 할 내용을 당연시하였다. 이 때문에 더 일찍 이해하고 호기심을 가질 수 있었을 책에 대해 오랫동안 모르고 지냈다는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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