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NA 발견에서 유전자변형까지 미래과학 로드맵 2
존 판던 지음, 김해영 엮고 옮김 / 다섯수레 / 2013년 1월
평점 :
품절


 - 쉽게 설명하고는 있지만 여전히 어려운 개념, DNA와 유전자변형

 

 

제목 자체가 다소 어렵게 느껴진다. DNA와 유전자변형이라는 말 자체가 사람을 압도해버리는 전문 용어라 그런 것 같다. 하지만 읽다보니 아주 어려운 책은 아니다. 학생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책으로 그림, 사진 등이 많이 들어가 있으면, 서술 방식도 아주 어렵지는 않다. 어떤 부분에서는 설명 방식이 굉장히 효과적인 곳도 있어서, 유전학에 문외한인 나 같은 사람들도 지금까지 어려워했던 내용을 쉽게 이해시켜 주는 부분도 있었다. 특히 66페이지의 육종과 유전자변형의 차이를 설명한 그림은 굉장히 잘 표현한 것 같다.

 

하지만 책의 기본이 되는 내용에 전문 용어들이 많이 들어간 탓에 책의 전반부는 읽기가 쉽지만은 않다. 학창 시절 과학 시간에 배운 내용을 떠올리면 세포, , 염색체, DNA 까지는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RNA가 등장하는 순간부터는 잘 이해가 안 되는 면이 있다. 피상적인 의미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겠지만 그 이상의 의미는 솔직히 이해가 어려운 측면이 많다. 다행히 책의 초점은 DNA 구조가 아니라 유전자변형 식물과 유전자변형 동물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DNA 구조가 잘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가더라도 책을 읽는 데에는 무리가 없어 보인다.

 

 

 

- 유전자변형 기술의 문제점

 

 

이 책은 전반적으로 유전자변형에 대해 우호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물론 유전자변형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반영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유전자변형 작물이 인류의 생존에 큰 해결책을 제시할 것이라는 견해에 더 큰 지지를 표하는 것 같다. 유전자변형에 대해서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는 내 입장에서는 다소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고 내가 GM 작물에 대해 전적으로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과거의 수많은 기술들이 그래왔던 것처럼 유전자변형 기술도 인류에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기술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GM 작물이 인류에게 언젠가는 큰 도움을 줄 수 있겠지만, 지금 현재는 생각하지 못하고 파악하지 못하는 부작용을 가지고 있을지 모른다. 이런 부작용들은 충분히 파악하고 제어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을 때에 GM 작물을 보급하고 확산시켜도 늦지 않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그토록 원자력 발전이 안전하다는 사람들의 주장은 기억해 보자. 하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쓰나미로 인한 일본의 원전 사고를 생각해 본다면, 인간이 모든 기술을 제어하고 통제할 수는 없을 것이다. GM 작물도 현재는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어떤 문제가 터져 나올지 모른다. 그리고 환경 문제로 외국의 농산물 검역을 까다롭게 하고 있는 우리나라 상황에서, GM 작물을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 같기도 하다.

 

 

 

- 유전자변형 작물을 생산하는 다국적 기업의 행태

 

 

그리고 또 마음에 안 드는 것은 유전자변형 작물 개발에 선두에 서 있는 기업의 행태이다. 이 책에도 나왔듯이 농민들에게 종자를 지속적으로 팔기 위해 종자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작물을 의도적으로 만드는 행태에는 동의할 수가 없다. 선진국 농부들이야 그렇더라도 개도국 농민들이 비싼 종자를 구입한 후 농사를 망치면, 다음해에 농사를 지을 수 없는 상황으로 몰아가는 유전자변형 작물 생산 기업의 행태를 볼 때면 분노가 솟구치기도 한다.

 

이러한 문제들은 기술은 너무나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그 파급력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인류 사회의 사회경제적 상황 때문에 일어난다고 본다. 새로운 기술을 자연환경과 사회환경 속에 잘 접목시키는 데에는 항상 시간이 걸리게 마련이다. 인류의 생존 문제가 중요하더라도 지금 당장은 유전자변형 작물이 없어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여럿 있을 것이다. 조금 천천히 생각하면서 유전자변형 작물이 안전하다는 확신과 증거가 나온 이후에 인류의 생존을 위해 GM 작물을 보급해도 늦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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