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한 잔과 토마토 두 개 - 오광진 우화소설
오광진 지음 / 문이당 / 2013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낯선 작가의 소설을 읽기는 오랜만인 것 같다. 먼저 소설을 잘 안 읽은 탓이 클 것이다. 그리고 작품성이 검증된 작가와 소설만 읽은 탓도 있을 것이다. 아무튼 2013년 초반에 낯선 작가의 소설을 접하는 좋은 기회가 가졌다.

 

우화소설이라는 부제목 때문에 이솝우화와 같은 단편집일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 단편집이라고 볼 수도 있다. 개별 단락을 하나의 단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하지만 개별적인 단편들을 연결하고 마무리해주는 프롤로그와 에필로그가 있어 하나의 장편 소설로 구성되어 있다.

 

전체적인 내용은 가브리엘이라는 꼬마 천사와 주인공의 동화같은 여행들로 구성되어 있다. 각 여행들은 마치 크리스마스 캐럴의 과거, 현재, 미래의 여행처럼 시간과 장소를 넘나들고 있다. 물론 우화소설이다보니 말을 할 수 없는 소나무, 모래바람 등의 사물들이 주인공과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도 많이 등장한다. 그러나 소설은 전반적으로 어른인 주인공과 꼬마천사 가브리엘 간의 대화로 진행된다.

 

소설은 입사 시험에 떨어지고 집에 돌아온 주인공 앞에 꼬마천사 가브리엘의 등장으로 시작한다. 꼬마천사 가브리엘은 주인공을 이곳저곳으로 데리고 다닌다. 그러는 과정에서 재물, 명예, 권력 등의 덧없음과 물, 음식, 인간관계 등의 중요함을 깨달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마지막에 주인공은 깊은 깨달음 속에 위로와 기쁨을 얻게 되고 소설은 끝이 난다.

 

많은 소설이 그러듯이 소설의 이야기는 작가의 이야기인 경우가 많다. 이 책도 그와 같다. 추천의 글에 나오듯이 산골에서 농사짓는 저자가 자연을 통해서 얻은 영감이 글 속에 많이 반영되어 있다. 또 아이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꼬마천사 가브리엘을 통하여 많이 보여주고 있다. 자연과 아이들의 과점에서 우리 어른들은 정말로 이상하고 쓸모없는 것에 집착하고 있고, 정말 우리에게 필요하고 중요한 것들에는 소홀히 하고 있음을 저자는 말하고 있다.

 

소설 속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따뜻함과 편안함을 준다. 그리고 꼬마천사 가브리엘을 통하여 어린이들의 때묻지 않은 순수한 세계를 들여다 볼 수 있다. 돈과 명예보다는 우리가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물과 음식이 훨씬 중요하다는 평범하지만 결코 변할 수 없는 진리를 다시금 느낄 수 있다.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고 이야기해 볼 수 있는 좋은 책이다.

 

그래도 아쉬운 점이 몇 가지 있었다. 소설 속에서 햄버거를 맛있는 음식으로 표현하는 장면이 몇 차례 등장한다. 건강에도 별로 좋지 않고 지구 환경에 좋지 않은 햄버거는 자연과 환경을 생각하는 전체적인 소설 내용과는 잘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 그리고 자연을 생각하고 지구를 생각한다면 목차 속지를 쓸데없이 너무 많이 집어넣어 책을 두껍게 만든 편집 방향도 소설 내용과는 약간은 어긋나 보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