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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뒤집어본 중국 ㅣ 지식의 비타민 2
지식활동가그룹21 지음 / 문화발전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도서관 열람실을 돌아다니며 이책 저책 구경하고 서가에서 한권씩 책을 빼 읽는 즐거움은 대학이 나에게 준 큰 선물이었다. 우연한 골라 읽은 책이 내 마음에 쏙 들 경우는 큰 횡재를 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엉뚱한 일어나 혼자서 쓴 웃음을 짓는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당시 도서관에서 조성기의 ‘에덴의 불칼’이라는 책을 접했다. 대학 초년 시절의 열정 속에 책을 재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 조성기의 또 다른 작품인 ‘야훼의 밤’이란 책을 접하고 읽어나갔다. 그런데 웬걸! 책을 100페이지 넘게 읽던 중 가물가물하게 기억이 솟아오르면서, 두 책이 제목만 다른 책이란 걸 알았다. 책도 제목을 바꿔서 출간한다는 걸 몰랐던 당시로서는 다소 황당했고, 내가 얼마나 책을 설렁설렁 읽었는지도 알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런 쓴 웃음을 짓는 일이 오랜만에 또 일어났다. 2년 전에 읽고 서평을 쓴 책을 또다시 읽고 서평을 쓰는 일이 벌어지게 되었다. 책 크기와 표지 그리고 약간의 내용이 바뀌긴 했지만 제목도 변하지 않은 책을 또다시 접하게 되었다. 서평이벤트 신청 당시 주의를 기울이지 못한 실수가 크다.
아무튼 전반적인 내용과 특징을 정리해본다면, 이책은 중국 문화에 관한 다양한 정보를 한국인의 관점에서 설명하고 있다. 한국 사람들이 중국에서 살면서 겪은 황당함이나 어려움 때문인지 중국에 대해 긍정적으로 묘사하기 보다는 이상하고 못사는 나라로 묘사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실 다른 나라에서 살다보면 여러 가지 문화가 다르다보니,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하기보다는 차이점으로 인한 고충을 토로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대화중에 ‘중국은 이상한 나라’라고 말하는 것과 개인이 겪은 내용을 일반화해서 책에 ‘중국은 이상한 나라’라고 말하는 것은 엄연히 구분해야할 것 같다. 중국에 대해 잘못된 편견과 선입견을 주어, 자칫 잘못하면 중국을 정확히 바라보지 못하는 문제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책에 담기 내용들은 중국 문화 자체의 특성으로 보이는 것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경우는 산업화와 도시화를 겪고 있는 중국이라는 나라의 문화와 문제점으로 보인다. 잘 생각해본다면 현재 중국이 겪고 있는 문제는 수십년 전에 한국이 경험했던 문제와 비슷한 경우가 많다. 중국 농민공은 과거 시골에서 서울로 무작정 상경한 청년들과 비교해 생각해봐야 할 것이며, 교통문제나 환경문제도 과거 우리나라의 상황과 비교해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물론 차이점이 없지는 않겠지만, 산업화와 도시화 속에서 일어나는 유사한 현상이라고 봐야할 것 같다. 단지 한국이 먼저 경험한 것을 중국이 현재 경험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하나의 논리로 중국을 바라보고 쓴 책이 아니라 여러 사람이 여기저기서 경험한 것을 쓴 책으로서 어쩔 수 없는 한계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 문제를 제외한다면 중국의 여러 가지 면들을 접할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이라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하나 문제를 또 지적하자면, 책의 서문에서부터 편집 실수와 오탈자가 있는 것은 큰 문제로 보인다.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도 전에 편집 실수가 눈에 띄면 책에 대한 전반적인 이미지가 나빠진다. 쌀값 1kg에 대한 똑같은 내용이 두 번이나 나오고, 7페이지 세 번째 줄에 ‘동시에’를 ‘통시에’라고 되어 있다. 본문도 아닌 책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서문에 너무 큰 실수가 보여, 책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