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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세계 일주로 경제를 배웠다
코너 우드먼 지음, 홍선영 옮김 / 갤리온 / 2011년 3월
평점 :
[서평] 코너 우드먼, 나는 세계 일주로 경제를 배웠다.
오늘날처럼 세계화된 사회에서 세계 일주는 더 이상 놀랄만한 사건이 아니다. 시간과 경비가 문제가 되어서 그렇지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세계 일주를 몇 번이라도 할 수 있다. 과거에는 단순히 세계 일주 자체가 큰 이슈였다면, 최근에는 테마가 있는 세계 일주가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얼마 전에는 TV에서는 한국을 알리기 위해 한복을 입고 세계 여행을 한다는 내용의 기사가 나오기도 했다. 다소 식상하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의미 있는 여행일 것이다. 그런데 요즘 시대에 도저히 생각하기 힘든 내용의 주제를 잡아 세계 일주를 실행했다는 내용의 책이 나왔다. 책을 처음 접했을 때는 정말로 기발하고 기막힌 아이디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의 저자는 세계 일주를 하면서 단순한 구경이 아닌 사업을 위한 세계 일주를 계획하고 실행했다. 영국에서 출발하여 모로코를 시작으로 남아프리카공화국까지 아프리카를 종단한다. 그 후에는 인도를 거쳐, 중국, 일본을 거치고, 아메리카로 건너와 멕시코와 브라질을 거쳐 영국으로 되돌아갔다. 세계 일주를 한다는 것이 대단하기는 하지만 일정 자체가 놀라운 것은 아니다. 각 지역을 돌면서 그 지역의 전통 시장에서 물건을 사고팔면서 최초 5만 달러의 자금을 10만 달러로 불리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모로코에서는 카펫을 구입하여 관광객에게 판매하였고, 짐바브웨에서는 커피를 구매하여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커피상에게 판매하였다. 남아공의 포도주는 중국에서 판매를 하고, 일본에서는 생산을 잡기도 하였다. 멕시코에서는 테킬라를 구매하여 브라질에 판매하고, 브라질에서는 친환경 목재를 구매하여 영국에 판매하였다. 이런 방식으로 세계를 돌면서 다양한 상품을 다양한 사람들과 거래하면서 여행을 다녔다.
놀라운 도전이고 진짜 제대로 된 여행이다. 여행과 상업을 통하여 그 지역의 특성을 보여 주고 있다. 단순히 아름답고 멋진 경치를 보고 감탄했다는 내용의 여행기가 아니라 정말로 새롭고 기막힌 테마의 세계 여행이다. 이런 여행을 하면 다양한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 사람들을 통하여 그 지역의 특징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매매하는 상품을 통하여 그 상품이 그 지역에서 왜 유명하고 왜 생산되는지 명확히 이해할 수 있다. 한두 나라를 여행하면서 그러한 시도를 할 수는 있겠지만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제한된 시간 내에 그렇게 다양한 상품을 찾아서 매매했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게다가 부분적으로는 실패를 하기도 했지만 결국에는 자신이 목표로 삼은 것도 달성하였다. 이러한 도전 정신을 가진 저자에게 박수를 보낸다. 견해에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진짜 여행다운 여행을 제대로 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나도 한 번 세계 여행을 하면서 돈벌이를 해봐야지!’라고 생각하는 것은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저자는 몇 년간에 걸쳐서 금융업에 종사해왔고, 그 가운데 많은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었다. 다시 말해 도움을 청할 사람들이 세계 도처에 깔려 있었다. 그리고 그들의 도움과 금융업에서 종사한 경력이 있었기에 좋은 여행과 함께 사업도 성공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아무런 경험도 없이 무작정 세계 여행과 사업을 병행하려 한다면 십중팔구는 한 푼도 건지지 못하고 실패할 테니, 책은 책으로만 읽고 자신만의 아이디어를 개발하여 세계 속에 뛰어드는 것이 더 멋진 여행이 될 것 같다. 그리고 이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 그 나라를 이해하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여행을 더욱 멋지고 값지게 만들 것 같다. 다큐멘터리로 만들어졌다고 하니 그것도 꼭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