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곱하기.십 - 내 인생의 발칙한 3일 프로젝트
장현웅 외 지음 / 소모(SOMO)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작심삼일’이란 말이 있듯이 삼일이라는 시간은 길지 않은 것 같지만 긴 시간일 수 있다. 무엇인가를 하기에는 짧은 듯하지만 막상 무엇인가를 하다보면 너무 긴 시간이 3일일 수 있다. 이 책은 10명의 저자들이 3일이란 시간을 보내고 나서 느끼고 생각한 내용을 쓴 에세이이다. 여러 명의 저자들의 단편들을 묶어 놓은 소설이나 시집은 몇 차례 읽어봤어도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여러 명의 저자가 쓴 에세이는 처음인 것 같다. 시도 자체가 참신한 책 같다.

 

저자 한 사람, 한 사람의 글들이 소중하고 편안하게 느껴지는 책이다. 어떤 사람은 동물원에 가고, 어떤 사람은 무위도식하고, 또 어떤 사람은 짧은 여행을 떠난다. 나도 마음 같아서는 삼일씩 열 번의 시간을 가지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리고 그 내용 하나하나가 마음을 편하게 해 준다. 모두가 공감을 느끼게 해준다. 물론 아닌 것도 있다. 편안한 휴식을 즐겨야할 여행 기간에 갑자기 여행 자금 회수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것을 보면 여간 돈독이 오른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확실히 사업적 수완이 있는 사람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럼에도 따뜻하고 정겨운 단어 하나하나가 오랜만에 에세이의 진수를 맛보게끔 해준 것 같다. 또 함께 있는 사진들이 글의 맛을 더욱 잘 느끼게 해준다. 하나의 주제이지만 이처럼 다른 생각 다른 느낌을 준다는 것이 매력 있다.

 

여기에 열 한 번째로 나의 3일을 넣어보면 좋을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좋은 카메라는 아니지만 휴대폰에 달린 카메라를 벗 삼아 멋있거나 기억할만한 장면의 사진을 찍으면서, 3일 동안 무엇을 할지 계획을 세우고 실천한 후에, 짤막하나마 글을 써 놓은 다음, 프린터로 인쇄해 책 뒤에 꽂아 놓는다면, 나도 책의 저자가 되는 것이라 생각해본다. 그리고 책 제목에서 ‘삼. 곱하기. 십’ 대신 ‘삼. 곱하기. 십일’이라고 고치고, 저자 이름 마지막에 내 이름 석 자를 써 넣으면 나도 에세이 작가가 되는 거겠지! ^.^

 

물론 이렇게 쓴 글을 읽어 주는 사람은 가족이나 친구에 국한되겠지만 재미있는 생각 같다. 아무튼 새로운 착상, 새로운 아이디어를 준 이 책을 읽게 되어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친구들과 같이 해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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